코스피 상장사인 KH필룩스의 소액주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온 가운데 회사의 감사보고서 제출까지 늦어지면서 더욱 애가 타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코스피 상장사인 KH필룩스의 소액주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KH그룹과 관련한 각종 악재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온 가운데 회사의 감사보고서 제출까지 늦어지면서 더욱 애가 타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 거듭된 악재 속 ‘동전주’ 전락

유가증권시장에서 KH필룩스는 전 거래일 대비 4.33% 하락한 4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0% 오른 채 장을 마감한 KH필룩스는 이날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KH필룩스의 주가는 최근 2년간 높은 변동성 흐름 속에서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 왔다. 2021년 2월 4일 고점(5,850원) 대비 최근 주가는 92% 가량 추락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주가가 1,000원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동전주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달 24일엔 장중 한때 325원까지 떨어지는 등 불안한 흐름이 지속됐다.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엔 KH그룹을 둘러싸고 불거진 일련의 악재들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KH그룹은 2021년 ‘알펜시아 입찰 담합’ 의혹을 시작으로 각종 이슈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입찰 담합 의혹은 KH그룹이 2021년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입찰 참여 기업 2곳이 모두 KH그룹 계열사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해 알펜시아 입찰 담합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거쳐 KH그룹 관계자들와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등을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입찰 방해 혐의 이외에 배임 혐의도 포착해 수사를 확대 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KH그룹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연루 의혹으로 수원지방검찰청의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또 최근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KH필룩스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고강도 수사에 착수했다. KH필룩스는 지분을 보유한 바이오 업체 등을 통해 2020~2022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승인 관련 정보를 이용해 주가를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21일 KH필룩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일련의 이슈는 주가엔 악재성 이슈가 아닐 수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이슈 속에서 KH필룩스 주가는 지난해부터 불안한 흐름을 이어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소식이 전해졌다. KH필룩스가 사업보고서 제출기한 연장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지난달 23일 공시했기 때문이다. 각종 악재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감사보고서 및 사업보고서 늑장 신고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진 분위기다.

◇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투자자 불안불안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7조 제1항에 따르면 외부 감사인은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정기주주총회 1주일 전에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KH필룩스의 정기 주주총회 개최일이 3월 31일이었다. 이에 3월 23일까지 외부 감사인은 KH필룩스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당일 회사는 감사보고서 제출공시를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해당 기한까지 KH필룩스는 감사 보고서를 받지 못한 것이다. 현재 KH필룩스의 2022년 회계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감사업무는 정동회계법인이 진행 중이다. 

KH필룩스 측은 회계감사인의 제출기한 연장 사유에 대해 “감사인은 2022년 회계연도에 대한 회계감사와 관련해 감사의견 형성을 위한 충분한 감사증거를 제출받지 못함에 따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7조(감사보고서의 제출 등)에 의한 감사보고서 전달 기한 내 업무 종결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후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수령하는 즉시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H필룩스는 사업보고서를 기존 제출 기한에서 5영업일 연장된 4월 7일까지 제출하겠다고 신고했다. 한국거래소는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 연장을 신청한 경우 연 1회에 한해 최대 5영업일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은 통상 부정적인 이슈로 인식된다. 감사보고서 늑장 제출이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기 때문이다. 

외부감사 의견은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으로 나눠진다. 이 중 적정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비적정의견으로 분류된다. 유가증권 상장사의 경우,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한정인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2년 연속 감사보고서상 감사 의견이 감사 범위 제한 한정인 경우엔 상장폐지 요건이다.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은 곧바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심사 대상에 오른다. 

현재로선 KH필룩스에 대한 감사 의견이 어떻게 나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KH필룩스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 감사 의견이 나올지는 알기 어렵다”며 “연장된 제출 기한 일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해선 “수사에 협조하며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KH필룩스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 연장 신고
2023. 03. 23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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