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I코리아가 지난해에도 본사 차원의 자금회수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JTI코리아가 지난해에도 본사 차원의 자금회수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일본에 뿌리를 둔 담배회사 JTI코리아(JT인터내셔널코리아)가 지난해에도 자금회수 움직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본사로 향한 자금이 1,000억원에 육박하는 모습이다. 반면, 기부금 지출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며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 5년간 자금회수 1,000억원 육박… 기부금은 ‘2억원’

JTI코리아는 지난 7일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JTI코리아는 지난해 1,977억원의 매출액과 84억원의 영업이익, 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실적이다. JTI코리아는 2021년 2,004억원의 매출액과 85억원의 영업이익, 1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에도 본사 차원의 자금회수가 계속됐다는 점이다. JTI코리아는 지난해 유상감자를 통해 지분 100%를 보유 중인 JT International Holding B.V.에 150억원을 안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수를 줄여 자본을 감소시키면서 주주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유상감자는 JTI코리아처럼 본사 측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외국계 기업의 자금회수 방안으로 널리 활용되곤 한다. 

특히 JTI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자금을 본사 측에 건네줬다. 이에 따른 자금 확보는 이익잉여금 처분을 통해 이뤄졌다.

이로써 JTI코리아는 2018년 이후 5년 연속 같은 방식으로 본사 차원의 자금회수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2018년엔 350억원을 건넸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매년 150억원을 건넸다. 5년간 950억원의 자금회수가 이뤄진 셈이다.

반면, JTI코리아가 지난해 기부금 항목으로 지출한 금액은 1억4,000만원에 그쳐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이긴 하지만, 본사 차원의 자금회수 등에 비춰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JTI코리아는 2020년~2021년엔 각각 3,100만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고, 2018년~2019년엔 아예 기부금 지출이 없었다. 최근 5년간 1,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회수 행보를 이어가면서 같은 기간 국내 기부금 지출은 2억원에 그친 것이다.

한편, 5년 연속 이어져오고 4년 연속 같은 규모로 단행돼온 JTI코리아의 본사 자금회수 행보는 조만간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거듭된 자금회수로 이익잉여금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말 600억원이었던 JTI코리아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기준 224억원까지 줄어든 상태다. 여기에 지난해 유상감자에 따른 상계까지 반영하면 올해 활용 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88억원까지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62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지 못할 경우, 그동안과 같은 방식 및 규모의 자금회수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JTI코리아 ‘2022사업연도 감사보고서’ 공시
2023. 4. 7.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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