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출시… 7월∼올해 3월, 월 판매 10대 미만
링컨코리아 “물량 수급 문제로 보여… 신형 모델 연내 도입 목표”

링컨 뉴 노틸러스는 지난해 3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후 동년 7월부터 판매량이 10대 미만으로 급감해 회복되지 않고 있다. / 링컨코리아
링컨 뉴 노틸러스는 지난해 3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후 동년 7월부터 판매량이 10대 미만으로 급감해 회복되지 않고 있다. / 링컨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지난해 3월 국내 출시된 링컨 뉴 노틸러스가 상반기 약간 높은 판매를 기록한 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진에 빠졌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수입자동차 모델 중 최저 판매 실적을 기록해 국내 출시 1년 만에 몰락의 길을 걷는 모습이다. 링컨 노틸러스는 지난해 7월부터 월간 판매대수가 10대 미만인 상황이다.

링컨세일즈서비스코리아(링컨코리아)는 노틸러스가 부진한 실적을 연이어 기록하고 있는 점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점에 대해 원인 진단 및 소비자 니즈 파악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링컨 노틸러스, 경쟁자 쟁쟁… 최근 가격 470만원 인상, 가성비 퇴색

링컨은 중형 SUV 뉴 노틸러스를 지난해 3월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링컨 뉴 노틸러스는 링컨 브랜드만의 우아한 디자인 아이덴티티와 수평선에서 영감을 얻은 인테리어 디자인, 링컨 시그니처 피아노 키 변속기, 고급스러운 소재 사용 등으로 상품성을 높였다. 차량 외관 크기도 동급 경쟁 모델인 수입 중형 SUV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도 장점으로 손꼽혔다. 국내 출시 당시 가격은 등급별로 6,040만원, 6,890만원에 책정돼 경쟁 모델과 비교 시 소폭 저렴하게 느껴졌다.

동급 경쟁 모델로 꼽히는 수입 중형 SUV는 대표적으로 △BMW X3·X4 △메르세데스-벤츠 GLC클래스 △아우디 Q5 △볼보자동차 XC60 △렉서스 NX 등이 있다. 이 모델들의 가격은 대체로 6,000만원대 중반부터 7,000만원대 중반쯤으로 형성돼 상위 모델 가격이 7,000만원을 넘지 않는 링컨 노틸러스가 상대적으로 가성비 모델로 부각된다.

그럼에도 링컨 노틸러스는 경쟁 모델들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노틸러스는 지난해 △3월 15대 △4월 77대 △5월 289대 △6월 54대 △7월 4대 △8월 5대 △9월 6대 △10월 6대 △11월 1대 △12월 1대 그리고 올해 1월과 3월 각 1대가 판매됐다. 신차 출시 후 5월을 제외하고는 100대 판매를 넘어선 때가 없으며, 지난해 7월부터는 월간 판매대수가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독일 3사를 비롯한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떨어지는 링컨의 낮은 인지도를 지적한다.

링컨은 1917년 탄생한 후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미국 대표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 과거 미국과 우리나라에서는 링컨 브랜드의 차량이 대통령 의전차로 사용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고급차의 명성을 쌓았다.

링컨코리아는 뉴 노틸러스의 국내 판매 가격을 슬그머니 인상하고 주문이 저조한 하위 트림을 삭제했다. / 링컨코리아
링컨코리아는 뉴 노틸러스의 국내 판매 가격을 슬그머니 인상하고 주문이 저조한 하위 트림을 삭제했다. / 링컨코리아

그러나 최근에는 링컨 브랜드의 명성이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와 같은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인 캐딜락에 밀리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링컨은 지난 2021년 세단 모델을 전부 정리하고 SUV 전문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현재 판매 중인 모델은 코세어, 노틸러스, 에비에이터, 네비게이터 4종이다. 링컨의 4개 모델 가운데 준중형∼대형 SUV 부문에서는 독일 3사(BMW·벤츠·아우디)와 볼보, 렉서스의 벽에 막혀 빛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풀사이즈 SUV 네비게이터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링컨이 노틸러스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현지화에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으로 △운전석 사이드미러 평면거울 탑재로 답답한 시야 △국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110V 규격의 콘센트 탑재 △후진 시 후방 카메라 화질이 깨끗하지 않은 점 △2.7ℓ급의 큰 사이즈 엔진 △9㎞/ℓ 내외 수준의 저조한 연비 등이 있다.

수입차 업계에서 한국 시장은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들로 가득한 곳’으로 평가되는데 이러한 점에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노틸러스의 가격을 인상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월 노틸러스 국내 출시 당시 가격은 등급에 따라 6,040만원, 6,890만원이었으나 현재 링컨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되는 가격은 상위등급(202A 스탠다드)이 7,360만원으로 1년 만에 470만원 상승했다. 하위 등급인 200A는 판매가 저조해 국내 판매를 중단했다.

인상된 가격은 새롭게 도입되는 신형 모델의 가격이 아닌 기존 ‘뉴 노틸러스’로, 상품성 개선 없이 연식만 변경하면서 가격을 올린 것이다. 사실상 경쟁 모델 대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었던 저렴한 가격에 대한 메리트도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

링컨코리아 측에서는 부진한 실적에 대해 “물량 확보에 약간 차질이 발생했으며, 최근 다시 공급이 재개됐다”며 “가격 인상 부분에 대해서는 원자재비 상승, 공급 이슈 등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브랜드는 특정 경쟁 모델이 없으며, 신형 ‘올 뉴 노틸러스’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링컨 올 뉴 노틸러스가 국내에 출시되면 또 한 차례 가격 인상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경쟁력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링컨 브랜드 2022년 3월∼2023년 3월 월간 판매대수 및 차종별 판매대수
2023. 04. 19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및 다나와자동차 신차 실적 통계
링컨코리아 뉴 노틸러스 가격 인상
2023. 04. 19 링컨세일즈서비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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