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턴 투 서울’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엣나인필름
영화 ‘리턴 투 서울’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엣나인필름

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영화 ‘리턴 투 서울’(감독 데이비 추)은 우연히 자신이 태어난 서울로 리턴한 25세 프레디(박지민 분)가 어쩌다 한국 부모를 찾으면서 시작된 운명적인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캄보디아계 프랑스인 데이비 추 감독의 신작으로,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주목받았다. 

뿐만 아니라, △2022 LA비평가협회 뉴제네레이션상 △보스턴비평가협회 작품상 △아테네국제영화제 작품상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즈 신인 연기상과 감독상 등을 연이어 수상한 것은 물론, 2023년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예비 후보와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국제영화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해외 유수 영화제를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리턴 투 서울’은 데이비 추 감독이 첫 장편영화 ‘달콤한 잠’(2011)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을 당시,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된 그의 친구가 한국 가족을 만나는데 동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된 이야기다. 

데이비 추 감독은 24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리턴 투 서울’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입양된 프랑스인 친구가 생부와의 첫 만남에 동행하면서 이것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그 친구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줬고, 친구뿐 아니라 많은 입양인들과의 인터뷰, 자료로 접한 이야기가 섞여있다”고 설명했다. 

‘리턴 투 서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데이비 추 감독(왼쪽)과 박지민. / 이영실 기자
‘리턴 투 서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데이비 추 감독(왼쪽)과 박지민. / 이영실 기자

영화는 전체 30회차의 촬영 중 29회차를 한국의 서울과 군산을 오가며 촬영했으며 ‘꽃잎’ ‘아름다운 강산’ 등 주옥같은 한국의 명곡들이 삽입됐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의 풍경은 ‘리턴 투 서울’의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신선하면서도 독특한 미장센을 완성한다. 데이비 추 감독은 “한국적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노력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한국에서 소개한다는 게 큰 의미가 있지만, 이 영화가 담고 있는 한국의 역사, 국제 입양의 역사를 정확하게 그려내지 못했으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도 있다”며 “나의 시선 자체가 외국인의 시선이기 때문이다. 또 한국에서 만나는 영화와는 확실히 결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데이비 추 감독은 프레디의 여정을 세 개 파트로 나눠 담아냈는데, 각 파트마다 색감과 톤에 변화를 줘 명확한 차이를 주고자 했다. 그는 “프레디라는 인물 자체가 한국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파트에서는 베이지와 갈색 같은 부드러운 색감을 주로 활용했는데, 이는 프레디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된 일종의 평화로운 상태를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인물의 얼굴을 가까이서 담은, 클로즈업 장면을 다수 활용한 것에 대해서는 “부모님의 고향인 캄보디아에 처음 갔을 때 나와 닮았지만 다른 삶과 문화를 가진 그들의 얼굴에 대한 타자성이 아주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영화 초반 프레디와 한국인 친구를 극단적인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두 사람이 비슷한 얼굴을 가진 한국인이지만 이들의 정체성이 얼마나 대조적인가 보여주는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프레디를 연기한 박지민. / 엣나인필름
프레디를 연기한 박지민. / 엣나인필름

주인공 프레디 역은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아티스트 박지민이 열연했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그는 캐스팅을 제안받고 아시아계로서, 여성으로서 실제 경험하고 느낀 점을 반영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이날 박지민은 “서울이 고향인데, 서울에서 이 영화를 프로모션 한다는 게 의미가 있다. 감동스럽다”고 한국 관객과 만나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영화로 처음 연기에 도전한 박지민은 “전문 연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것을 본능에 맡겨야 했다”며 “그래서 본능을 믿었다”고 이야기했다. 

또 프랑스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면서 느낀 실제 감정을 녹여냈다고 했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프랑스로 이민을 갔는데, 이방인으로 살았던, 힘들었던 기억과 아직 답을 찾지 못했는데 나의 집은 어디인가에 대한 생각과 문제들, 그런 감정을 잘 사용해서 나만의 색깔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리턴 투 서울’에는 박지민 외에도, 연기파 배우 오광록과 김선영이 프레디의 한국 아버지와 고모로 분해 탄탄한 생활 연기를 선보인다. 데이비 추 감독은 “오광록은 많은 아이디어를 줬고 때로는 침묵을 통해 아버지의 깊은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김선영은 유머 감각을 발휘해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줬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재능 많고 많은 경험을 가진 배우들과 작업한 게 처음이었다”며 “많은 것을 배웠다. 모든 순간들에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박지민 배우 역시 “오광록, 김선영 선배를 포함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프레디라는 캐릭터는 아마 없었을 것”이라며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 ‘리턴 투 서울’은 오는 5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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