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첫 선을 보인 뒤 단기간에 존재감을 키웠던 마카롱택시가 결국 파산했다. / 마카롱택시
2019년 첫 선을 보인 뒤 단기간에 존재감을 키웠던 마카롱택시가 결국 파산했다. / 마카롱택시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때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항마로 여겨지기까지 했던 ‘마카롱택시’가 결국 파산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파고를 끝내 넘지 못한 모습이자, 결코 녹록지 않은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 획기적 서비스로 존재감 키웠는데… 결국 역사 속으로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카롱택시 운영사인 KST모빌리티의 운송 자회사 마카롱T2는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운송 자회사 마카롱T2 역시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두 곳 모두 지난 2월 서울회생법원에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때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항마로까지 여겨지며 존재감을 키웠던 마카롱택시의 몰락이다. 마카롱택시는 2018년 한국스마트카드(현 티머니)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KST모빌리티는 2019년 마카롱택시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기반의 택시 호출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데 이어 2018년 10월 ‘타다’의 등장으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수요가 확인된 시점이었다. 

이후 마카롱택시는 유아용 카시트 서비스는 물론 반려동물 동행 승객을 위한 ‘마카롱 펫 택시’, 노약자를 위한 ‘병원 동행 서비스’,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자전거를 품은 택시’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선보이며 단기간에 존재감을 키웠다. 또한 출범 1년 만에 가맹택시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외형적인 성장세 측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항마로 손꼽힐 정도였다.

하지만 성장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택시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마카롱택시도 위기에 직면했다. 외부활동 위축으로 이동 수요 자체가 줄어든 탓에 마카롱택시가 선보인 차별화된 서비스들이 빛을 보지 못했고, 뒤이어 택시기사들의 이탈로 공급마저 난항을 겪는 악순환이 벌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마카롱택시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국면에 접어들면서 택시 수요가 회복된 뒤에도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마카롱택시는 올해 초 서비스를 중단하고 전 임직원에 대한 권고사직을 진행하는 등 정리 수순에 돌입했다. 이어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모습이다.

마카롱택시의 씁쓸한 퇴장은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의 녹록지 않은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제 아무리 편리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비단 마카롱택시만의 문제도 아니다.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에서 압도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최근 산하 직영택시 법인 2곳이 휴업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적인 서비스 이면엔 기존 택시산업 종사자들과의 문제를 비롯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택시기사 확보 등 난관이 많다”며 “업계 경쟁까지 치열하다보니 살아남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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