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5월 1일 나리타·타이베이·하노이 ‘항공기 정비’로 결항 안내
정비 항공기는 B737, 양양∼타이베이 노선 투입 예정 A330 운항 가능
3∼4월 탑승률 기반 보상금 계산 시 ‘타이베이 결항’이 손실 최소화 추정

플라이강원이 지난달 29일, ‘4월 30일 및 5월 1일 양양∼타이베이 결항’ 사유에 대해 고객들에게 허위로 안내한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은 지난 26일 오후 6시 45분쯤 제주국제공항에 착륙을 준비하는 플라이강원 A330-200 기재. / 제주=제갈민 기자
플라이강원이 지난달 29일, ‘4월 30일 및 5월 1일 양양∼타이베이 결항’ 사유에 대해 고객들에게 허위로 안내한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은 지난 26일 오후 6시 45분쯤 제주국제공항에 착륙을 준비하는 플라이강원 A330-200 기재. / 제주=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플라이강원이 국제선 결항과 관련해, 고객들에게 결항 사유를 허위로 안내한 것으로 <시사위크> 취재 결과 확인됐다. 운항이 가능한 항공기가 있었음에도 ‘항공기 정비’를 이유로 특정일의 국제선 노선을 모두 결항 발표한 것이다. 당시 운항이 가능한 항공기는 국제선이 아닌, 제주 노선에 투입됐다. 항공기 운항에 따른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 ‘항공기 정비 문제로 결항’… 운항 하루 전 공지 논란 

앞서 플라이강원은 4월 30일과 5월 1일 운항 예정이었던 국제선 노선(나리타·타이베이·하노이) 결항 사실을 안내했다. 운항 전날인 4월 29일 공지가 이뤄지면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당시 플라이강원은 ‘항공기 정비 문제로 인해 결항이 확정됐다’고 안내한 바 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이날 해당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던 항공기 중 일부는 정상 운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플라이강원이 결항 공지를 안내한 4월 30일 및 5월 1일 항공편을 살펴보면 △양양∼나리타, 양양-하노이 노선은 보잉 737-800(HL8518, 이하 B737) 기재가 투입되며, △양양∼타이베이 노선는 에어버스 A330-200(HL8512, 이하 A332)가 운항할 예정이었다.

이 중 나리타와 하노이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던 B737 항공기는 지난달 29일 오후 8시 40분 양양국제공항 도착 이후로 현재까지 운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실로 미뤄 당시 정비가 필요했던 항공기는 B737 기재인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기 항적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의 데이터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당초 4월 30일과 5월 1일 양양~타이베이 노선에 A332 기재를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해당 노선 운항을 결항으로 처리하고 A332는 양양~제주 노선에 투입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에게 양양~타이베이 결항 원인에 대해서는 ‘항공기 정비’라고 안내했다. / 플라이트레이더24
항공기 항적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의 데이터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당초 4월 30일과 5월 1일 양양~타이베이 노선에 A332 기재를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해당 노선 운항을 결항으로 처리하고 A332는 양양~제주 노선에 투입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에게 양양~타이베이 결항 원인에 대해서는 ‘항공기 정비’라고 안내했다. / 플라이트레이더24

하지만 양양∼타이베이 노선에 배정된 A332는 정상 운영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취재 결과, A332는 플라이강원이 국제선 결항을 결정한 4월 30일과 5월 1일, 제주 노선에 투입돼 정상 운항했다. 원래 해당 노선은 B737 기재가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운항이 어려워지면서 A332가 이를 대신하게 된 것이다. 실제 플라이강원은 B737 기재가 투입될 예정이었던 4월 30일 오전 9시 5분 양양→제주 4V501편 항공기를 A332로 변경하겠다고 4월 29일 오후 7시∼8시 사이 양양국제공항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계획대로면 A332 기재는 4월 30일 오전 9시 40분 양양→타이베이(4V201편) 노선에 투입했어야 했다. 그러나 플라이강원은 B737 수리로 인해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한 제주 노선에 A332를 대체기로 투입했고, 이로 인해 4월 30일과 5월 1일 양일간 타이베이를 오가는 항공편(A332)은 결항 조치됐다. 그러면서 플라이강원은 양일간 양양∼타이베이 노선에 대해서도 ‘항공기 정비 문제로 인해 결항이 확정됐다’고 안내한 뒤 해당 노선까지 결항을 결정한 것이다. 

◇ 정비 필요한 기재는 B737… A330 기재는 타이베이 대신 제주 노선 투입

항공업계에서는 보통 항공사 과실로 특정 노선 운항이 불가하게 될 경우 항공사가 재량으로 다른 항공사 운항편으로 대체해주는 ‘엔도스’ 시스템을 통해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이번에 플라이강원은 양양∼나리타·타이베이·하노이 노선 결항 안내만 한 후 별도의 대체기 마련을 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특히 나리타와 하노이 노선의 경우 B737의 정비로 인한 결항이라는 명목이라도 있지만, 타이베이 노선의 경우 항공편을 조정하면서까지 결항 조치를 내렸다. 그러면서 결항 사유도 사실과 다르게 ‘항공기 정비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결항 사유를 허위로 고지한 것으로, 고의성이 입증된다면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4월 30일과 5월 1일 양일간 양양∼타이베이 노선 이용객이 같은 기간 양양∼제주 이용객보다 적고, 보상 금액이 적어 플라이강원이 임의로 타이베이 노선을 결항하고 대신 제주 노선 운항을 선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의 지난 3월과 4월 양양~타이베이 노선 운항 실적을 분석한 결과 탑승률은 높게 잡더라도 40%가 고작이다. 그에 반해 양양~제주 노선은 지난달 90%를 상회하는 탑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플라이강원 중대형기 에어버스 A330-200. / 플라이강원
플라이강원의 지난 3월과 4월 양양~타이베이 노선 운항 실적을 분석한 결과 탑승률은 높게 잡더라도 40%가 고작이다. 그에 반해 양양~제주 노선은 지난달 90%를 상회하는 탑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플라이강원 중대형기 에어버스 A330-200. / 플라이강원

지난 3월과 4월 플라이강원의 △양양∼타이베이(TPE) △양양∼제주 노선 운항편 및 탑승객 수를 살펴보면 제주 노선 이용객 수가 4배 이상 많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확정통계에 따르면 3월 양양∼타이베이 노선 운항편은 왕복 30회(총 60편 운항)며, 탑승객 수는 4,786명에 불과하다. 이를 플라이강원이 보유 중인 B737(189석) 기준으로 탑승률을 계산하면 42.20%다. 1편당 약 80명이 이용한 셈이다. 260석의 A332 기재로 전편 운항했다고 가정하면 탑승률은 30.68%에 불과하다.

지난달 실시간 통계를 살펴보더라도 양양∼타이베이 노선은 출발 28편, 도착 27편으로 총 55편 운항을 해 4,164명을 수송했다. 탑승률은 △B737 기준 40.06% △A332는 29.12%로, 이용자가 상당히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3월 양양∼제주 노선은 왕복 62회를 운항해 2만454명의 승객을 수송했다. 탑승률은 B737 기준 87.28%로, 1편당 평균 165명이 탑승한 셈이다. A332를 기준으로 하면 탑승률은 소폭 떨어질 수 있지만 63.44%로 60%선을 유지했다. 4월 양양∼제주 노선 운항은 52회 왕복(104편), 1만8,155명 수송 실적을 기록했다. 탑승률은 B737 기준 92.36%, A332를 투입하더라도 67.14%로 전월 대비 상승한 모습이다.

플라이강원은 이번 결항으로 승객 1명당 25만원 및 교통비 5만원을 보상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30만원을 보상해주는 것으로, 4월 30일과 5월 1일 양양∼타이베이 이용객을 1편당 80명 수준으로 가정하면 약 1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반대로 양양∼제주 노선을 결항했다면 동기간 총 4회 왕복 운항, 1편 기준 165명의 탑승객이 있었다고 가정하고 보상금을 단순 계산할 시 약 4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 스케줄을 조정해 4월 30일과 5월 1일 양일 오후 양양∼제주 노선을 운항했더라도 약 2억원의 보상금이 필요하다. 실익을 따져보면 플라이강원 입장에선 타이베이 노선 결항이 손해가 덜 한 셈으로 볼 수 있다.

한편, 플라이강원 측은 지난 2일 본지 취재 과정에서 연락이 전혀 닿지 않았으나 보도 이후 3일 오전 연락을 취해 와 입장 반영을 요청했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항공기 정비라는 게 우리가 미리 정비 일자를 잡고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B737 기재 정비가 29일 비행 후 확정된 케이스며, 고객들에게 최대한 빠르게 결항 공지를 안내를 했다. 이보다 빨리 안내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베이 노선 결항 사유를 항공기 정비라고 안내를 했는데, B737 정비로 인해서 국제선이 결항이 결정된 것이 맞다”면서 “우리가 보유한 항공기는 현재 2대인데, 항공기 1대의 정비로 인해 특정 노선 운항이 어렵게 되면 어떤 항공기를 어느 노선에 투입할지는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운영하는 것이라 결항 사유를 허위로 안내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한 “탑승률을 토대로 타이베이 결항을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비행기를 1대 운항할 수 있는 경우, 1회 운항에서 △50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타이베이 노선과 △200명 승객이 있는 제주 노선이 있을 때 어디를 가는 게 맞는지 따져보면 보다 많은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이 맞는 것이라고 봐야 하지 않은가, 제주 노선 운항이 최선의 판단이라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엔도스는 국내에서 대형항공사(FSC) 및 그 자회사·계열사만이 운영할 수 있고,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는 대체로 불가하다”며 “더군다나 양양공항을 이용하는 항공사는 플라이강원 한 곳만 있어서 쉽지 않은 점 이해바란다”고 덧붙였다.

근거자료 및 출처
플라이강원 4월 30일 및 5월 1일 결항 양양~타이베이 노선 운항 예정 항공기(A332) 자료
2023. 05. 02 플라이트레이더24
플라이강원 4월 30일 및 5월 1일 항공기 정비 문제로 결항 안내 공지사항
2023. 04. 29 플라이강원

 

해당 기사는 2023년 5월 2일 오후 8시 11분경 포털사이트 등으로 최종 출고됐으나, 이후 2023년 5월 3일 오전 플라이강원 측이 입장을 전달해옴에 따라 이를 반영, 기사가 보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추가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수정 후)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항공기 정비라는 게 우리가 미리 정비 일자를 잡고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B737 기재 정비가 29일 비행 후 확정된 케이스며, 고객들에게 최대한 빠르게 결항 공지를 안내를 했다. 이보다 빨리 안내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베이 노선 결항 사유를 항공기 정비라고 안내를 했는데, B737 정비로 인해서 국제선이 결항이 결정된 것이 맞다”면서 “우리가 보유한 항공기는 현재 2대인데, 항공기 1대의 정비로 인해 특정 노선 운항이 어렵게 되면 어떤 항공기를 어느 노선에 투입할지는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운영하는 것이라 결항 사유를 허위로 안내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한 “탑승률을 토대로 타이베이 결항을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비행기를 1대 운항할 수 있는 경우, 1회 운항에서 △50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타이베이 노선과 △200명 승객이 있는 제주 노선이 있을 때 어디를 가는 게 맞는지 따져보면 보다 많은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이 맞는 것이라고 봐야 하지 않은가, 제주 노선 운항이 최선의 판단이라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엔도스는 국내에서 대형항공사(FSC) 및 그 자회사·계열사만이 운영할 수 있고,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는 대체로 불가하다”며 “더군다나 양양공항을 이용하는 항공사는 플라이강원 한 곳만 있어서 쉽지 않은 점 이해바란다”고 덧붙였다.

 

※ 시사위크는 ‘기사수정이력제’를 통하여 기사가 수정된 이유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저널리즘의 가치를 높이고, 언론의 사회적 책무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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