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조국 전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선 섣부른 예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뉴시스
정치권에서 조국 전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선 섣부른 예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을 두고 정치권이 소란스럽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공천룰에서 ‘하급심 유죄 판결 시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는 규정을 삭제하면서 공천의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이 출마할 경우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일단 ‘재판이 먼저’라며 거리를 두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전날(11일) 오후 YTN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 신청을 한다고 하면 당헌‧당규에 따라 결정될 문제 아니겠나”라며 “다만 제가 보기엔 선거가 본인 개인의 명예 회복을 하는 과정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의 출마설은 민주당이 지난 8일 제22대 총선 후보자 선출 규정 특별당규를 공지하면서 불거졌다. 지난 21대 총선 공천룰에선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재판을 계속 받고 있는 자’를 부적격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했지만, 이번 공천룰에서는 이 문구가 빠졌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 전 장관도 이론상으로는 출마가 가능하다’라는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 높게 점쳤다. 조 전 장관이 북콘서트 등을 통해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출마를 염두에 둔 시그널로 해석했다. 그는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왜 언론에 자꾸 노출되고 그러한 것을 알리느냐”며 “그것은 이미 상당한 간 보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원장은 조 전 장관이 나오지 않는다면 딸인 조민 씨가 출마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조민 씨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 입문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이런 기사가 반복해서 나는 것에 대해 피로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으로부터 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회자되는 데 대해 즉각 날을 세웠다.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12일 논평에서 “조 씨의 총선 출마를 운운하는 민주당 역시 그 반성 없는 인식에 심히 개탄스럽다”며 “민주당은 벌써 공정과 상식에 울부짖는 청년들을 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러한 출마설 자체가 섣부르다는 것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누구나 출마의 자유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출마설은) 너무 나간 것 같다. 조 전 장관은 아직 당원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도 앞선 라디오에서 “일단 조 전 장관은 재판 중에 있지 않는가”라며 “그렇기 때문에 재판에 집중해 그 재판을 통해 본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게 우선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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