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가 지난 9일~10일 양일간 최근 출시한 신차 렉스턴 뉴 아레나(왼쪽)와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오른쪽)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 KG모빌리티
KG모빌리티가 지난 9일~10일 양일간 최근 출시한 신차 렉스턴 뉴 아레나(왼쪽)와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오른쪽)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 KG모빌리티

시사위크|강원도 화천군=제갈민 기자  자동차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을 두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논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지만 KG모빌리티의 렉스턴 라인업은 ‘플래그십의 럭셔리한 감성에 가성비까지 갖춘 모델’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차량이다.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는 과거부터 자타가 공인한 ‘SUV 명가’로, 최근에는 20년 이상 이어오고 있는 자사 플래그십 브랜드 ‘렉스턴’의 신형 모델 2종을 새롭게 출시하고 재도약을 선언했다.

KG모빌리티는 새롭게 출시한 렉스턴 모델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지난 9일과 10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달라진 렉스턴의 진가를 느껴볼 수 있었다.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KG모빌리티의 플래그십 모델 렉스턴 뉴 아레나 및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2종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옵션을 갖춰 운전자의 편의를 높였으며, 실내 인테리어 내장재도 가죽 또는 스웨이드 등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럭셔리한 감성을 한 스푼 더했다.

여기에 경쟁 모델에 비해 저렴한 가격까지 갖춘 점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파워풀한 주행 성능과 정숙성 및 부드러운 승차감은 플래그십 모델의 가치를 입증했다.

렉스턴 뉴 아레나는 국산 준대형 SUV 중에서 가장 정통 SUV에 가까운 모델로 평가된다. / 제갈민 기자
렉스턴 뉴 아레나는 국산 준대형 SUV 중에서 가장 정통 SUV에 가까운 모델로 평가된다. / 제갈민 기자

◇ “타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편안한 패밀리 SUV ‘렉스턴 뉴 아레나’

국산 준대형 SUV는 선택지가 4종으로 그리 많지 않다. 준대형 SUV 세그먼트에서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 중인 모델은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며, 이어 제네시스 GV80과 기아 모하비, KG모빌리티 렉스턴 순이다.

렉스턴의 판매 실적이 경쟁 모델 대비 저조한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이번에 새로운 모습으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친 렉스턴 뉴 아레나를 시승해보면 높은 상품성에 감탄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렉스턴 뉴 아레나의 외관 디자인은 2020년 출시된 2.5세대 올 뉴 렉스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외관 디자인의 변화가 적은 점은 그만큼 디자인의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렉스턴 뉴 아레나 외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강인하고 다부지고 웅장하다. 동급 경쟁 모델들의 외관 모습이 유려하고 기교를 많이 부리는 점과 대비되는 점이다.

또 시승에 사용된 렉스턴 뉴 아레나는 비포장 험로 주행을 위해 올 터레인(전천후) AT타이어로 장착했다. 그럼에도 외관 디자인을 해치지 않고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본 휠과 온로드 타이어는 고급스러움을 더하지만 오프로드용 타이어는 렉스턴 뉴 아레나의 터프함을 강조하는 점이다.

렉스턴 뉴 아레나 더 블랙 트림 실내는 어두운 계통 색상을 기본으로 적용해 무게감을 더했다. 스티어링휠은 D컷으로 디자인해 미적인 요소와 운전자 승하차 시 편의성을 동시에 잡았다. / 제갈민 기자
렉스턴 뉴 아레나 더 블랙 트림 실내는 어두운 계통 색상을 기본으로 적용해 무게감을 더했다. 스티어링휠은 D컷으로 디자인해 미적인 요소와 운전자 승하차 시 편의성을 동시에 잡았다. / 제갈민 기자

부분변경의 진가는 실내에서 느낄 수 있다. 우선 KG모빌리티의 플래그십 모델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고급스러운 가죽 또는 스웨이드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중간 트림인 노블레스 등급에서 베이지 색상 나파가죽 인테리어가 적용된 모델은 시트부터 도어트림, 스티어링휠, 1·2열 암레스트 커버 등을 전부 베이지색 가죽으로 도배했으며, 1열 대시보드 하단과 실내 루프라인 및 A·B·C필러, 안전벨트까지 전부 베이지색으로 깔맞춤을 했다. 최상위 트림 더 블랙은 ‘블랙 스웨이드 퀼팅 패키지’가 기본 적용돼 시트에서 어깨가 닿는 부분과 도어패널, 대시보드 곳곳에 블랙 스웨이드 소재가 사용돼 무게감을 더했다.

이어 상품성이 개선된 점으로는 이전 모델에서 1열 센터페시아에 매립형으로 자리잡고 있던 센터 디스플레이를 12.3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와 동일한 높이로 돌출되도록 설계했으며, 디스플레이 사이즈도 12.3인치로 키워 시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대시보드 구성을 가로로 쭉 뻗은 형태로 설계했다. 덕분에 실내가 이전 모델 대비 넓어 보이는 느낌이다.

렉스턴 뉴 아레나 실내 주요 부분. 노블레스 트림에 적용된 베이지 색상 나파가죽 패키지가 적용된 모델은 관리가 까다로운 단점이 있지만 한층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노블레스 트림부터는 운전석에서 동승석 등받이 각도와 시트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1열 콘솔박스 덮개에 설치되는 빌트인 공기청정기는 선택사양이다. / 제갈민 기자
렉스턴 뉴 아레나 실내 주요 부분. 노블레스 트림에 적용된 베이지 색상 나파가죽 패키지가 적용된 모델은 관리가 까다로운 단점이 있지만 한층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노블레스 트림부터는 운전석에서 동승석 등받이 각도와 시트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1열 콘솔박스 덮개에 설치되는 빌트인 공기청정기는 선택사양이다. / 제갈민 기자

1열 송풍구는 중앙 디스플레이 아래에 가로형으로 구성해 한결 깔끔해졌다. 그 아래로 공조기 조작 버튼을 배치했다. 공조기 조작 버튼은 전부 터치버튼으로 적용해 디지털 감성을 강조했다. 공조기 조작부 아래에는 시트 통풍·열선 조작 버튼과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를 설치했다.

전자식 기어노브 우측에는 컵홀더 2구를 앞뒤로 배치했다. 기어노브 뒤쪽으로는 주행모드 변경 버튼과 공회전 정지(아이들링 스톱 앤 고) 및 정차 시 자동 브레이크(오토홀드) 기능 버튼, 전자식 사이드 브레이크, 사륜구동 조작 다이얼 등으로 구성했다.

우선 공조기 조작부는 세련미를 더하려 터치버튼으로 설계한 것처럼 보이지만 조작 시 진동을 주는 햅틱 반응이 없어 직관성은 약간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일까. 바람세기나 온도를 조작하려 터치버튼을 누르면 센터 디스플레이가 공조기 조작 화면으로 전환된다. 공조기 조작은 센터디스플레이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 그 외 물리버튼으로 구성된 비상등 및 시트 통풍·열선 버튼과 기어노브 주변 버튼은 조작이 편리하다.

렉스턴 뉴 아레나
렉스턴 뉴 아레나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인포콘 내비게이션 패키지를 지원한다. 무드등의 경우 햇빛이 강한 주간에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진한 빛을 낸다. / 제갈민 기자

또한 1열 시트 통풍·열선 기능은 3단계로 조절할 수 있게 했으며, 시트 통풍 기능을 3단계로 켜면 등과 허벅지가 아주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로 찬바람을 시트에서 뿜어낸다.

시승 간에 내비게이션은 차량에 탑재된 인포콘 내비게이션을 사용했다. 렉스턴 뉴 아레나는 안드로이드오토 및 애플카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지만 탑재된 순정 내비게이션의 길안내는 불편함이 없다. 음성인식 기능과 실시간 길 안내 서비스 등을 지원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노블레스 트림부터 기본 적용되는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 기능은 선행 차량과 차간거리 인식을 통해 자동으로 가감속을 하며 정차 및 재출발까지 지원한다. 또 내비게이션 기반 고속도로 안전속도를 인식해 제한속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제어하는 기능(SSA)도 탑재해 인포콘 내비게이션 이용 시 과속을 방지하는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IACC 기능 조작은 스티어링휠 우측에 위치한 버튼을 통해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렉스턴 뉴 아레나에 AT타이어를 장착하니 산길 주행도 거뜬하다. / KG모빌리티
렉스턴 뉴 아레나에 AT타이어를 장착하니 산길 주행도 거뜬하다. / KG모빌리티

주행 간 편리했던 점은 1열 시트 헤드레스트(머리받침대)가 목과 머리를 감싸면서 받쳐주는 느낌이 일품이다. 최근 수입차들의 헤드레스트를 보면 평평하면서 동시에 시트 등받이와 곡선으로 이어지는 형태로 설계된 모델도 적지 않은데, 이러한 시트는 상대적으로 목과 머리를 시트에 기대더라도 불편하다. 그에 반해 렉스턴 뉴 아레나의 시트와 헤드레스트는 상대적으로 포근해 주행 간 피로가 적은 느낌이다.

일반 도로 주행 느낌은 노면 진동 및 엔진 떨림이 탑승자에게 크게 전해지지 않아 부드럽게 느껴졌다. 포장된 굽은 산길을 오르고 내릴 때 기어를 3단으로 수동 변속해 주행할 때도 엔진 분당 회전수(rpm)는 3,000rpm 전후로 높게 유지를 하면서도 스티어링휠 등을 통해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진동은 일반 도로를 달릴 때와 큰 차이가 없는 정도로 잔 진동을 잘 억제한 모습이다.

렉스턴 뉴 아레나는 비포장 도로 주행 성능이 압권이다. / KG모빌리티
렉스턴 뉴 아레나는 비포장 도로 주행 성능이 압권이다. / KG모빌리티

특히 비포장 험로 주행을 위해 장착된 18인치 AT타이어는 온로드(일반도로) 주행 시 순정 타이어에 비해 노면의 소음과 진동이 크게 전해지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함에도 불편한 노면 소음이나 진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출고 시 기본으로 장착되는 온로드용 타이어로 일반 도로를 주행하면 더욱 부드러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포장도로에서는 부드러운 주행감으로 플래그십 모델의 기품을 보여준 것과 달리 비포장도로에서는 터프하고 강력한 험로 주파 성능을 보여주며 반전 매력을 뽐냈다.

오프로드 코스는 강원도 화천 평화의 댐에서 인근 산꼭대기 해발 891m에 자리한 옛 전두환 전망대 터까지 이르는 편도 8㎞ 구간이다. 이 길은 평소 일반인에게는 진입이 통제된 길로, 좁고 울퉁불퉁한 흙바닥과 가파른 경사로가 혼재된 험로다.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사륜구동 기어(4H·4L)로 전환하니 비포장 험로도 일반 도로를 주행하는 것처럼 안정적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국산 픽업트럭도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모델이다. / KG모빌리티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국산 픽업트럭도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모델이다. / KG모빌리티

◇ “화물차도 고급스러울 수 있다”…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다양한 편의사양 중무장

렉스턴 뉴 아레나로 산길을 달려 산꼭대기에 도착한 후 차량을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으로 교체해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내려갔다.

KG모빌리티의 픽업트럭 최상위 브랜드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역시 거침없이 험로 주파가 가능하다. 다만 픽업트럭 특성상 승객석(캐빈룸)과 적재함 사이가 분리된 형태로 설계돼 렉스턴 뉴 아레나 모델에 비해 험로 주행 시 좌우 롤링이나 잡소리가 조금 더 느껴졌다.

공도 주행에서는 60∼80㎞/h 사이 속도에서 약간 가속감이 더딘 느낌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에 탑재된 2.2ℓ 디젤 싱글터보 엔진은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 출력 202마력, 최대 토크 45㎏·m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속감이 더딘 이유는 출력 부족으로 보인다. 202마력의 출력은 렉스턴 뉴 아레나와 동일하지만 유독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의 가속력이 느리게 느껴진다.

AT타이어를 장착한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이 산길을 주행하고 있다. / KG모빌리티
AT타이어를 장착한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이 산길을 주행하고 있다. / KG모빌리티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역시 진가는 실내에서 느낄 수 있다. 실내 인테리어는 12.3인치 인포콘 내비게이션 패키지, 터치식 공조기 조작부, 무드램프 등 대부분 렉스턴 뉴 아레나와 동일하게 구성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1열 시트 통풍·열선 기능과 12.3인치 인포콘 내비게이션 패키지, IACC도 동일하게 탑재됐다.

그간 ‘픽업트럭=화물차’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번에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픽업트럭도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선루프는 있다면 개방감을 높일 수 있지만 사이즈가 약간 작게 느껴져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렉스턴 뉴 아레나와 실내에서 차이점으로는 전자식 기어노브가 아닌 직접 기어노브를 P·R·N·D 위치로 움직여야 하는 방식을 채택했으며, 사이드 브레이크도 수동으로 레버를 올리고 내리는 ‘핸드파킹 브레이크’가 탑재됐다. 이 때문에 오토홀드 기능이 탑재되지 않았다.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실내 인테리어는 대체로 렉스턴 뉴 아레나와 비슷하다. 차이점으로는 원형 스티어링휠과 기어노브, 사이드 브레이크, 컵홀더 위치,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 등이다. / 제갈민 기자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실내 인테리어는 대체로 렉스턴 뉴 아레나와 비슷하다. 차이점으로는 원형 스티어링휠과 기어노브, 사이드 브레이크, 컵홀더 위치,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 등이다. / 제갈민 기자

핸드파킹 브레이크로 인해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의 IACC는 선행 차량과 차간 거리를 인식해 속도를 가감속하지만 자동으로 완전 정차까지는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정차 시 엔진을 정지하는 ISG 기능을 탑재해 정차 간에 정숙성을 높였다.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 부분도 약간의 차이점이다. 렉스턴 뉴 아레나는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 부분을 수납공간처럼 구성하고 덮개도 있지만,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무선충전패드 주변에 스마트폰을 잡아줄 수 있는 구조물이 없어 굽은 길이나 험로 주행 시에는 스마트폰이 이리저리 움직여 무선충전패드의 활용도가 낮다.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는 선택사양이지만 추천은 하지 않는다.

일반 국도 주행 시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10㎞/ℓ 내외의 연료효율을 보여 공인 복합연비에 근접하는 연비를 나타냈다. 특히 험로 주행을 위해 AT타이어를 장착한 점을 감안하면 일반 타이어 장착 시에는 보다 높은 연비도 기대할 수 있어 보인다.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 제갈민 기자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기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최상위 트림으로 외관 디자인이 기존 칸 모델과 다르게 디자인해 플래그십 모델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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