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김지운 감독의 신작 ‘거미집’이 제76회 칸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며 전 세계 영화인을 매료했다. 

배급사 바른손이앤에이에 따르면, 제76회 칸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거미집’은 25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식 상영됐다. 김지운 감독과 배우 송강호‧임수정‧오정세‧전여빈‧정수정‧박정수‧장영남이 참석한 가운데, 뤼미에르 극장 2,300석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월드 프리미어에 앞서 영화의 주역들은 레드 카펫 행사에 참석해 각국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특히 통산 8번째 칸을 찾은 송강호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배우들을 리드하며 현장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상영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단숨에 극에 몰입했다. 1970년대 대본 검열이라는 서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신선한 설정과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김지운 감독 특유의 독특한 코미디와 스타일이 뤼미에르 대극장을 공감과 웃음으로 물들였다는 후문이다. 

특히 영화 상영 중 관객석에서 끊이지 않았던 웃음과 이례적으로 상영 중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고. 영화가 끝난 후에는 더 격한 반응이 이어졌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뤼미에르 대극장 전원이 기립해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이는 12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운 감독은 “뜨겁게 영화를 봐주시고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칸 올 때마다 항상 영화를 정말 사랑하는 마음을 더 많이 가져가는 것 같다. 오늘 또 이 자리에서 다시 확인하고, 받고 간다”고 벅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송강호, 임수정을 비롯한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내가 갖고 있는, 느끼고 있는 모든 감정과 느낌을 다시 나눠주고 싶다. 수고하셨고 정말 감사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상영이 끝나고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리모(Thierry Fremaux)는 “어메이징하고 위대한 프리미어였다”며 “관객들은 영화를 즐겼고 반응은 뜨거웠다”는 찬사를 보냈다. 또 주연배우 송강호를 향해 “칸 영화제의 품격을 높여줬다”며 “중요한 건, 송강호가 여기 칸에 와 있다는 것이고, 칸은 당신의 집이다”라고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 분)이 검열과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영화다. 연내 국내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