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오늘 (오전)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31일 오전, 서울시가 발송한 위급재난문자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른 새벽 경보음과 함께 발송된 재난문자에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안내뿐, 왜 대피해야 하는지 어디로 대피하는 것인지 전혀 담겨있지 않아서다.

서울시가 경계경보를 발령한 이유는 북한이 이날 오전 6시 29분쯤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북한 주장)를 발사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 경계경보 위급재난문자에는 이러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아 적지 않은 시민들이 혼란에 빠졌고, 추가 정보를 찾으려는 시민들이 포털사이트에 동시접속하면서 한때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서울시의 경계경보 위급재난문자 내용에 대해 “문자메시지만 봐서는 경계경보 발령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무슨 일인지, 어디로 대피하라는지 내용이 미흡해서 더 당혹스럽다” 등 지적이 쏟아졌다. 경계경보를 발령하면서 발령 원인과 후속 대처방법 등 중요한 내용을 전혀 담고 있지 않아 국민들 사이에서 혼란이 가중됐다는 얘기다.

행정안전부가 서울시 경계경보에 대해 ‘오발령 사항’이라고 공지하며 소동은 종료됐지만, 이른 아침부터 큰 혼란을 겪은 시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재난문자방송 기준 및 운영규정’에 따라 위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는 설명이다.

재난문자방송 기준 및 운영규정 별표2 ‘휴대폰 재난문자방송 표준문안’을 살펴보면 ‘경계경보’ 표준문안이 명시돼 있다. 이에 따르면 경계경보 위급재난문자 표준문안은 “[행정안전부] 오늘 ○○시 ○○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로 정하고 있다.

서울시와 행안부에서는 우선 경계경보 발령 시 최소한의 내용으로 빠르게 안내하고 추가 내용을 계속해서 전파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급재난문자의 내용이 미흡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현재 문자메시지 시스템상 용량(데이터)을 초과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행안부 측 관계자는 “경계경보 등 위급재난문자는 문자메시지로 발송하는데, 문자메시지 특성상 글자 수가 제한돼 자세한 내용을 담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글자 수가 초과하면 MMS(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로 전환되거나 일반 문자메시지가 2건으로 나눠 발송될 수 있는데, 현재 지적사항을 해결해 1개의 위급재난문자로 발송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 측에서 문자메시지 데이터 기준을 수정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