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고위직의 자녀 특혜 채용 논란이 불거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 뉴시스
국민의힘이 고위직의 자녀 특혜 채용 논란이 불거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자녀 특헤 채용 논란이 불거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태악 선거관리위원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사과에 나섰지만, 여권은 노 위원장의 사퇴만이 선관위 개혁의 시작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1일 논평에서 “통제받지 않던 헌법기관 중앙선관위는 특혜 속에서 부패했고 공정 가치의 상징 집단에서 가장 불공정한 그들만의 집단으로 추락했다”며 “노 위원장이 비판 여론에 등 떠밀려 의혹이 불거진 지 20일 만에야 사과했지만 정작 국민께서 듣고 싶었던 말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전날 경기도 과천 선관위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앞서 선관위는 고위직 간부 자녀들의 특혜 채용 문제가 불거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이로 인해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 등 자진 사퇴를 했지만, 선관위의 자체 조사 결과 내부 특혜 채용 사례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은 10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지며 논란은 쉬이 가시지 않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선관위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건으로 노 위원장의 사퇴와 검찰 수사 수용을 내걸었다. 유 대변인은 “전수조사로 뭉개보려거나 어쭙잖은 공수처 수사 의뢰 검토 카드로 어물쩍 넘겨보기에 사안은 심각하다”며 “‘심각한 무능’을 보여줬던 공수처가 무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선관위를 과연 조사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선관위와의 합동 전수조사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유 대변인은 “이쯤 되면 권익위 수준의 조사로 끝내기엔 정도를 넘었고 임기를 한 달여 앞둔 위원장의 일방적 결정에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헌법상) 독립기구라는 점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됐다”며 “외부로부터 감사와 감시를 받지 않는 치외법권 지역이 되니까 특권의식에 사로잡히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본적 변화를 위해선) 첫 번째는 노 위원장이 책임지고 선관위 전체를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책임이 정말 나오면 그때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외부로부터의 감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도 힘을 실었다. 조 의원은 “선관위에 있는 선관위 직원이 고위직으로 올라가면서 그냥 그들만의 리그가 된 것”이라며 “(사무총장‧사무차장이) 반드시 외부 인사가 돼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정능력을 잃은 선관위는 이번에는 반드시 외부감사를 받아야 된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노 위원장은 내가 존경하는 고향 후배인데 선관위 인사 부정 사건을 보니 관리 책임을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그냥 깔끔하게 사건 전모를 밝힌 후 물러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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