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그룹이 고강도 경영쇄신에 돌입한 가운데, 이를 주도하는 윤웅섭 부회장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지게 됐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일동제약그룹이 고강도 경영쇄신에 돌입한 가운데, 이를 주도하는 윤웅섭 부회장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지게 됐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일동제약그룹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하며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속된 적자 실적 속에서도 신약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해온 일동제약그룹이 결국 ‘비상사태’를 맞게 된 모습이다.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지게 된 오너 3세 윤웅섭 부회장이 위기를 딛고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체질개선 위한 투자로 적자 확대… 결국 ‘기조 변화’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그룹의 핵심인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지난달 고강도 경영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내부적으로 직원들에게 공표된 방안은 △연구비용 효율화 △신약 파이프라인의 조기 기술 이전 추진 △품목 구조조정 △임직원 희망퇴직 프로그램(ERP) 등이다. 다양한 측면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수익 구조 개선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바꾸는 것이다.

특히 일동제약그룹의 경영쇄신 방안엔 인력 감축도 포함돼있어 눈길을 끈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임원을 20% 이상 줄이고 남은 임원은 급여의 20%를 반납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차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 같은 인력 감축 추진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일동제약그룹이 비교적 긴 근속연수를 자랑해왔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일동홀딩스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10.5년, 일동제약은 11.5년이다. 이는 일동제약그룹의 다급한 상황 및 강력한 쇄신 의지를 드러내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일동제약그룹을 고강도 경영쇄신에 돌입하게 만든 주요 원인은 지속된 적자다. 2016~2017년 기업분할 및 지주사 체제 전환을 단행한 일동제약그룹은 이내 뚜렷한 수익성 악화 흐름을 보였다. 

일동제약의 경우 2019년 13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한 뒤 2020년 6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곧장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021년 555억원의 영업손실로 재차 적자전환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734억원까지 불어났다. 올해도 1분기에만 1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태다.

일동홀딩스는 2019년 일동제약을 자회사로 편입시키기 전부터 이미 수익성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 신생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보니 당장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회사로 편입된 시점부터 일동제약이 수익성 문제를 드러내고, 특히 지난 2년간 적자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일동홀딩스의 수익성 문제도 더욱 가중됐다. 2018년 6억7,000여만원이었던 연결기준 연간 영업손실이 △2019년 237억원 △2020년 92억원 △2021년 828억원 △2022년 984억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는 일반의약품 및 헬스케어 부문에 주력해오던 일동제약그룹이 신약개발을 강화하는 쪽으로 체질개선을 추진하면서 단행한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에서 비롯됐다. 

실제 일동제약은 분할 이듬해인 2017년 333억원이었던 연구개발비가 △2018년 464억원 △2019년 484억원 △2020년 601억원 △2021년 965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098억원까지 증가했다. 일동홀딩스 역시 신약개발 관련 기업을 인수하거나 자회사를 설립하고 자금을 투입해왔다.

즉, 일동제약그룹의 이번 고강도 경영쇄신 추진은 적자를 감수하며 체질개선을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해오던 것에서 더 이상 수익성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 쪽으로 기조를 바꾼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기조 변화는 이미 예고됐던 바 있기도 하다. 일동제약그룹 오너 3세 윤웅섭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는 합리적인 자원 분배와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수익성 증대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고강도 경영쇄신에 돌입하면서 윤웅섭 부회장의 어깨는 한층 더 무거워지게 됐다. 2014년 일동제약 대표 자리에 올라 3세 시대를 본격화한 윤웅섭 부회장은 2021년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일동제약그룹의 체질개선을 진두지휘해온 그는 이제 수익성 개선을 통한 내실화라는 또 다른 과제가 더해지게 된 모습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일동홀딩스 및 일동제약 2017년~2022년 사업보고서
2023. 6. 1. 확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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