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준혁이 영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로 새로운 변신에 도전했다.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준혁이 영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로 새로운 변신에 도전했다.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이준혁이 영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로 관객 앞에 섰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을 꺼내 보인 그는 “ 배우 개인의 욕심보다 작품이 가고자 하는 방향, 목적성이 더 중요하다”며 작품에 임한 각오를 전했다. 

‘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수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액션이다. 

역대 청불 영화 흥행 TOP3를 기록한 ‘범죄도시’(2017), 1,260만 흥행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범죄도시2’(2022)의 뒤를 이은 세 번째 시리즈로, 광역수사대로 이동한 괴물형사 마석도가 새로운 팀과 펼치는 범죄 소탕작전을 다뤘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뒤 단숨에 극장가를 접수,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범죄도시3’는 시리즈 고유의 특성을 이어가면서도, 전편과는 다른 캐릭터와 설정을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시리즈 최초로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명의 빌런을 내세웠는데, 이준혁은 그중 한국을 대표하는 악당이자 마약 사건의 배후 주성철로 분해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변신에 도전,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깨부쉈다.

또 한 번의 도전을 마친 이준혁.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또 한 번의 도전을 마친 이준혁.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개봉을 앞두고 <시사위크>와 만난 이준혁은 ‘범죄도시3’ 합류 소감부터 캐릭터 구축 과정, 촬영 비하인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또 한 번 도전을 마친 그는 “메뉴를 하나 더 추가해 놓은 기분”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관심이 뜨겁다. 시리즈에 합류한 소감은. 

“나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 ‘범죄도시’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그 집에 새로운 반찬이 있다는데 어떨까 하는 정도의 관심이고,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범죄도시2’ 흥행을 보면서 당연히 잘 되길 바랐지만 너무 잘 돼서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안 되는 것보다는 잘 되는 게 좋으니 잘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켜봤었다. 3편은 손익분기점만 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장첸과 강해상이 그랬듯, 이번 주성철 역시 구체적인 전사나 배경을 두지 않았다. 어떻게 해석하고 접근했나.  

“사실은 그런 포인트가 재밌기도 했다. 사회화가 안 된 사람들이 행하는 악행과 사회화가 충분히 된 사람들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행하는 악행이 더 무서운 거라고 생각한다. 주성철은 인간으로서 예의와 규율을 이용해서 악행을 저지른다. 전 캐릭터들은 어떻게 보면 안쓰러움도 있다. 상황으로 인한 선택도 있는데 주성철은 악행을 선택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악행을 행한다. 선택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했다. 그런 포인트가 다르고 무서운 부분이 아닌가 생각했다.”

-시리즈 최초로 빌런이 둘이었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작품을 한다고 하고 나서 시나리오를 봤기 때문에 또 다른 빌런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범죄도시’라는 프랜차이즈의 목적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의 욕심도 중요하고 에너지를 쏟지만 영화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추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내 역할에 충실하고 싶었다. 전처럼 한 명의 빌런을 뒀을 때 전편과 다르기 위해 더 폭력적이고 자극적으로 만들 순 없잖나. 소비자로서 영화를 봤을 때 뭐라도 하나 더 나오는 게 좋지 않나 생각했다.”

주성철로 분한 이준혁 스틸.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주성철로 분한 이준혁 스틸.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주성철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활동을 오래 했기 때문에 기존에 내 이미지가 소비된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선도가 중요했다. 시리즈로 가는데 익숙한 느낌까지 있으면 마이너스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배우가 누구지?’라는 생각을 갖길 원했다. 그래서 외형도 바꾸고 보이스 트레이닝도 하면서 다른 느낌을 주려고 했다.”

-체중 증량부터 거친 질감의 피부 등 외적 변신이 돋보였다. 어떤 고민을 했나.

“처음부터 살을 찌워라, 몸을 키우라는 제안을 해줬다. 나도 납득이 됐다. 마석도와 싸우려면 몸이 커야 하지 않나 싶었다. 연기하기에도 지금보다 더 설득력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완전히 동의를 했다. 운동을 열심히 했다. 라인이 예쁜 것보다 거친 몸을 완성하고자 했다. 주성철이 식단관리를 할 것 같진 않잖나. 하하. 역도산 같은 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준비했다. 다만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다. 더 키웠으면 했는데. 피부는 태닝을 했다. 주성철은 거친 인생을 살았을 것이고 왠지 골프도 많이 쳤을 것 같았다.(웃음) 다만 내가 태닝 기계를 무서워해서 그게 개인적으로 조금 압박이었다. 풍채를 키우면서 걸음걸이도 자연스럽게 변하더라. 새로운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보이스 트레이닝도 받았다. 믿을만한 교수님을 수소문했고 열정적으로 시간을 할애해 주셔서 트레이닝을 받았다. 숙제도 하고 뛰면서 외치기도 하고 많은 것을 했다.”

-그 과정에서 생활에도 변화가 있었다고.  

“호르몬 변화인지 모르겠는데 성향이 변하는 게 있었다. 외형 때문에 만난 사람들의 반응도 달라졌는데, 그런 새로운 리액션을 받으면서 사람도 달라지더라. 영화도 조금 더 외향적이거나 거친 작품에 더 끌리게 되고 음악도 그랬다. 의도한 것도 있지만 그냥 더 끌린 부분도 있었다. 지금은 캐스팅됐을 때와 비슷한 몸무게로 내려왔다. 다음 작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뺀 것도 있고 홍보하면서 급격하게 빠진 것도 있다. 이제 주성철이 다 나갔구나 싶은 마음이 들더라. 어느 작품을 하든 늘 겪는 느낌인데, 헤어지는 것과 같은 마음이 든다. 최선은 다했지만 아쉬움 없이 잘 했나, 그의 욕망이 덜 표현된 것은 아닌가, 이 캐릭터를 잘 돌봤나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런 과정을 겪고 있는 요즘이다.”

영역을 확장한 이준혁.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영역을 확장한 이준혁.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달라진 본인의 모습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나. 

“우선 포스터 느낌은 좋았다. 까무잡잡하고.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 하는 느낌이 들면서, 지금까지 연기 생활을 저런 느낌으로 했어야 한 게 아닌가 싶더라.(웃음) 실제로 살이 워낙 잘 찌는 체질인데 맨날 감량을 하는 게 모순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 나는 커지는 사람인데 정체성을 숨기고 있었던 게 아닌가, 오히려 더 자유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일단 열어놓은 상태다. 메뉴 하나를 더 추가해 놓은 느낌이다.”

-마동석과의 호흡은 어땠나.  

“내가 앞으로 바라볼 수 있는 미래를 가진 선배라고 생각했다. 늘 영화 이야기를 하고 일이 끝난 다음에도 영화에 대한 기획을 하러 간다. 나도 그러고 싶거든. 내가 돈을 막 벌려고 하는 것도 사실은 그런 연속성이다. 이 일을 더 안전하게 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 마동석 선배가 알고 보니 화려한 삶을 살고 있다면 어려울 수 있겠다 싶은데, 의외로 순수하고 나도 저 길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람들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만드는 과정이 재밌었다. 어렸을 때부터 늘 하고 싶었던 거다. 배울 점이 있는, 정말 본보기가 되는 선배라 감사했다.”

-마석도의 주먹은 어떤 느낌이던가.

“보호대를 착용하고 어느 정도 터치를 해야 했다. 아무리 맞는 걸 알더라도 힘주고 있을 순 없잖나. 오픈 된 상태에서 맞아야 했다. 일단 주먹이 굉장히 크다. 내장이 흔들리면서 ‘억’ 소리가 난다. 연기가 아니라 제대로 된 신음이 탁 나와서 ‘아프다’와 ‘이거면 됐다’ 하는 느낌이 동시에 들었다. 2~3대 정도 맞았던 것 같은데, 영광이었다.(웃음)”

-‘범죄도시’ 시리즈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번 ‘범죄도시3’는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하나. 

“늘 흐름을 잘 읽는다고 생각한다. 관객의 니즈에 충실하게 가고 있고, 거기에 맞게 마석도도 점점 세진다. ‘이터널스’ 길가메시를 등에 없고 더 센 마석도가 됐다.(웃음) 대중이 결국 보고 싶어 하는 시원함, 지금 필요한 것들을 마동석이 연기하는 마석도라는 유일무이한 캐릭터가 잘 전달하는 것 같다. 우리가 딱 보고 싶은 것, 누구나 맛있어 할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극장에 와서 시원한 느낌을 받고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놀이공원 가듯 즐거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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