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의 5인회 발언으로 국민의힘이 소란스러운 형국이다. 당내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이 의원이 사과하며 사태는 일단락 되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사태가 오히려 내부 갈등의 시작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불씨도 남은 모양새다. / 뉴시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의 5인회 발언으로 국민의힘이 소란스러운 형국이다. 당내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이 의원이 사과하며 사태는 일단락 되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사태가 오히려 내부 갈등의 시작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불씨도 남은 모양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5인회’ 논란으로 시끄럽다. 당 최고위원회를 뛰어넘는 실질적 의사기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 때문이다. 당내에서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지적이 이어졌고, 발언 당사자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고개를 숙이며 일단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모양새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는 모습이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지난 5월 30일 방송에서 한 ‘5인회’ 발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용어가 “최고위원회가 제 역할과 위상을 하루빨리 회복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발언하다가 튀어나온 잘못된 어휘였다”며 “저의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당과 지도부에 누를 끼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3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용산이 아니고 당내에서도 5인회가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의힘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원내 인사들이 모두 불출마한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이 의원은 이 이유에 대해 “최고위원회가 의사결정기구인데 실제 중요한 핵심 의제 결정은 다른 데서 하는 거 아니냐(란 말이 나온다)”고 했다. 

이 의원이 ‘5인회’의 구성원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구자근 당 대표 비서실장 등이 이름에 올랐다. 당의 주요 당직자들로서 최고위 전 비공개 전략회의에 참석하는 인사들이다. 당초 이 회동은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설화로 김 대표의 리더십까지 영향을 받았던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정책‧현안 관련 방향성을 정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최고위원회가 아닌 소수 모임이 당의 의견을 주도하는 게 적절하냐는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최고위원은 선출직이지만 비공개 전략회의의 경우, 임명직이라는 점도 논란거리가 됐다. 하지만 당내에선 ‘문제가 없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전략회의와 최고위원회는) 역할 분담이 돼 있는 것이지 의사 결정 자체를 다른 곳에서 한다는 건 당헌‧당규상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사과로 일단락 됐지만 불씨 여전

이렇다 보니 당내에서는 이 발언을 한 이 의원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앞서 라디오에서 “이 의원을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는 데 이번에는 과장된 표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무슨 이야기를 갖고 이 의원께서 말씀하셨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번 발언이 계파 갈등을 비롯한 당 내분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도 당이 적극 선을 긋고 나선 까닭이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굉장히 당 지도부의 위신을 실추시키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국 당협위원장 워크숍에서 “괴담이라는 게 누가 악의적으로 만들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생각 없이 짧은 말 한마디가 구성원들의 사기를 꺾어놓는 계기가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의 공식적 외에 뒤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을 용납 안 한다”고도 부연했다.

혼란스러웠던 당내 상황은 이 의원의 사과로 일단락되는 형국이다.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한 이 의원은 앞선 워크숍에서 김 대표를 직접 만나 사과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워크숍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이 특별히 의도를 갖고 말씀하신 것은 아닌 거 같고 말하다 보니 실수한 것 같다”며 “너무 괘념치 마시라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의원이 그냥 라디오에서 하신 발언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이렇게 된 건데 실체는 없을 것”이라며 “(현재 명단은) 김 대표가 둘러댄 명단으로 이 명단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상황이 오히려 ‘내부 저격’을 위한 사전 작업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그냥 한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작업을 시작한 것”이라며 “자기들끼리 누구 저격하려고 ‘이 사람 실세’ 이런 기사들을 유도하면서 내부 총질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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