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청은 지난 5월 31일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 높이 7m 망루를 설치하는 등 불법집회를 벌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관계자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고공 농성 중인 조합원과 사다리차에 올라탄 경찰이 대치하는 모습. (사진=전남경찰청 제공) / 뉴시스
전남경찰청은 지난 5월 31일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 높이 7m 망루를 설치하는 등 불법집회를 벌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관계자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고공 농성 중인 조합원과 사다리차에 올라탄 경찰이 대치하는 모습. (사진=전남경찰청 제공)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고공농성 중이던 노동자가 경찰의 곤봉에 맞아 부상 당한 사건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안이 현 정부의 노동탄압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의 본질이 불법 시위에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고공농성에 돌입한 한 노동자를 경찰이 곤봉으로 내려쳤다. 강제 연행으로 유혈사태까지 벌어졌다”며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일이 아니다. 지금 2023년 비참한 노동탄압 현주소”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건설노동자를 폭력배 취급하는 강압적 수사로 이미 노동자 한 분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캡사이신, 물대포같이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져야 할 유물들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권력 전체에 마약 중독보다 무서운 힘 중독이 번지고 있다”며 “약자를 때리라고 힘을 준 것이 아니라 살리라고 힘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제철소 앞에서는 경찰이 고공농성 중이던 한국노총 간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노동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노동자는 경찰이 올라오자 쇠 파이프 휘둘렀고 이에 경찰은 곤봉을 사용해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해당 간부는 머리에 곤봉을 맞고 피를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즉각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법치는 곤봉인가”라며 날을 세웠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권에 의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며 “노동자라는 이유로, 윤석열 정부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집회, 시위의 자유도 없이 끌려가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빼앗고 시민의 입을 틀어막는 것은 권위주의 독재정권이나 하는 일”이라며 “이렇게 강경 대응 일변도로 폭주하는 윤석열 정부가 다음에는 무엇을 꺼내 들지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이 ‘불법행위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대한민국은 법이 살아있는 나라고, 합법적인 집회는 얼마든 하시라. 다 보장할 것”이라며 “그러나 고공농성을 하면서 철제를 휘두르고 흉기를 휘두르고 하는 나라가 정상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왜 불법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공권력이 집행하는 과정에서 경찰관도 다쳤는데 그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법적으로 집회하시는 분들은 언제든지 대한민국 정부는 보호를 하겠지만, 불법적으로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이 살아있음을 느끼도록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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