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마치 라틴 댄스를 추는 듯한 하정우, 주지훈의 연기 호흡.”  

4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비공식작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과 배우 하정우‧주지훈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 영화다.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 등과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하정우‧주지훈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신선한 소재를 독창적으로 풀어내며 재미와 인간미, 장르적 긴장감까지 겸비한 작품들을 선보여온 김성훈 감독은 이번 ‘비공식작전’에서는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외교관과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다이내믹하고 유쾌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김성훈 감독은 “피랍이나 납치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지만, 두 남자의 동행에 따라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서스펜스에 액션과 유머가 버무려진 영화”라고 소개했다. 

김성훈 감독은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의 영화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믿음으로 이어진 사람들이 서로를 구하는 과정을 통해 영화적 쾌감을 극대화하고 싶었다. 볼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를 재밌게 전달하고자 하는 게 이 영화의 목표였다”며 의미 있는 메시지는 물론, 장르적 재미를 자신했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 ‘모가디슈’ ‘교섭’ 등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키워드, 중동이라는 장소적 배경으로 인해 유사하게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김치와 돼지고기 단순한 재료만으로도 방법에 따라 수없이 다양한 요리가 나오듯, ‘비공식작전’ 역시 다른 매력을 지닌, 영화적 쾌감이 전달되는 영화로 충분히 디자인됐고 그렇게 완성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피랍’에서 ‘비공식작전’으로 제목을 바꾼 이유도 전했다. 김성훈 감독은 “2018년부터 4년 이상 준비하면서 ‘피랍’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했는데, 후반작업 과정에서 바꿨다”며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작품 자체를 누르는 느낌을 받았고 장르적 쾌감을 주는 영화의 제목으로 적합한가 의문이 들어 교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마 작품을 다 보고 나서 영화의 타이틀이 나오는 순간 왜 제목을 ‘비공식작전’으로 바꿨는지 확실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모로코 로케이션으로 구현한 1987년 레바논 베이루트는 ‘비공식작전’을 큰 스크린에서 봐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전통과 현대의 가치,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철학, 서양과 동양의 문명이 충돌하며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맴도는 이 공간은 영화 속 인물들이 쫓고 쫓기는 주 무대가 돼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한다. 

김성훈 감독은 “모로코에서 70% 정도 촬영했다”며 “실제 배경이 되는 레바론과 같은 지중해 연안 국가로, 자연적인 조건이 유사했다. 또 도시가 갖고 있는 기품 있는 느낌이 영화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찍기에 좋은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기도 하다”고 모로코를 촬영 장소로 택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김성훈 감독은 “탕헤르와 카사블랑카, 탕헤르까지 세 도시에서 촬영했는데 각기 다른 나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다른 분위기였다”며 “그래서 더 다양한 볼거리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여행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이국적인 분위기나 아름다움에 도취되지 않도록 견제했다”며 “그 공간에 내던져진 두 인물의 이야기와 감정에 집중하고자 했다”고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전선을 활용한 와이어 액션부터, 총 한 번 쏴 본 적 없는 이들의 총격 액션, 택시 하나로 미로 같은 골목을 질주하는 카 체이싱 액션까지. 모로코 곳곳을 배경으로 촬영한 다채로운 생존 액션도 기대 포인트다. 생생한 현장감과 짜릿한 쾌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성훈 감독은 “끝날 듯 끝나지 않은 액션으로 끝까지 가려고 했다”고 액션 연출 포인트를 짚었다. 

그는 “처음 액션을 디자인할 때 액션을 위한 액션은 절대적으로 배제하고, 어떤 장면이라도 긴장감이 베이스로 깔린 상태에서 때로는 유머가 가미되고 때로는 거칠고 박진감이 넘치는 액션을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두 인물에게 맞는 액션으로 관객을 설득하고 싶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투영해 최대치로 뽑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 ‘신과함께’를 통해 탁월한 버디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하정우와 주지훈의 재회도 기대된다. 극 중 하정우는 공무 수행 중인 외교관 민준, 주지훈은 현지인을 능가하는 생존력을 자랑하는 택시기사 판수로 분해 인간미 넘치는 매력과 유쾌한 호흡을 완성할 전망이다. 

각각 ‘터널’ ‘킹덤’을 통해 김성훈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두 배우는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작품을 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하정우는 “‘터널’을 함께 하면서 과정, 그것의 결과물을 경험했고 이후 ‘킹덤’을 주지훈과 함께 하면서 보여준 것들로 인한 믿음과 신뢰로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성훈 감독은 하정우, 주지훈의 시너지에 만족감을 표했다. 김 감독은 “현장에서 두 배우가 연기하는 걸 보고 있으면 마치 라틴 댄스를 추는 것 같았다”며 “기대를 뛰어넘는 호흡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해 하정우, 주지훈의 앙상블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정우와 주지훈 역시 서로를 향한 강한 신뢰감을 내비쳤다. 먼저 하정우는 “(주지훈과) 놀랍도록 잘 맞았다”며 “물론 리허설도 하고 리딩도 많이 했지만 현장에서는 늘 별수가 생기기 마련인데 그 분위기를 너무나 잘 활용하고 주고받는 순간을 보내면서 상대배우로서 믿음이 갔다. 연기하는 맛을 느낄 수 있었다”고 주지훈과 함께 한 순간을 떠올렸다. 

주지훈도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한 현장이었다. 정말 감사했다”며 “나도 배우로서 내 캐릭터와 장면에 대한 욕심이 있는데, 연기하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주고받는 정과 합이 너무 좋았다. 감독도 완전히 신뢰해 줬다. 매 순간 울컥함이 있었다.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더 깊어졌다는 것을 느낀 짜릿하고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보탰다. 

관전 포인트도 짚었다. 하정우는 “너무 무거운 영화가 아닐까, 칙칙하지 않을까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데, 충분히 재밌게 즐기고 관람할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고, 주지훈도 “영화관에서 같이 웃고 박수 치며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마음 편히 즐겁게 즐겨주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김성훈 감독은 “미술관에서 작품을 경험하는 것과 집에서 보는 차이를 분명히 느낄 텐데, 영화 역시 그렇다”며 “물론 시간과 비용을 들여 애써 나와서 보고 실망할 수 있다는 위험부담도 있지만, ‘비공식작전’은 극장에서 본다면 쾌감과 재미, 감동이 더 극대화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극장 관람을 독려했다. 오는 8월 2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