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되는 주가 부진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심화하면서 천종윤 씨젠 대표가 무거운 당면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 씨젠 홈페이지
거듭되는 주가 부진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심화하면서 천종윤 씨젠 대표가 무거운 당면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 씨젠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던 씨젠이 깊은 후유증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종식된 가운데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주가 안정을 위한 자사주 매입, 성장동력 확보 차원의 신사업 추진 등의 적극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천종윤 대표를 향한 주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 지속되는 주가 부진에 뿔난 주주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씨젠 소액주주들로 구성된 소액주주연합회는 천종윤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며 본사 앞 집회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지속된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씨젠 경영진이 적극적인 주가 방어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촉구했다. 씨젠이 지난 3월말 기준 2,701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1,979억원의 단기금융상품 등 8,451억원의 유동자산을 보유 중인만큼, 이를 지속적인 주가 하락으로 훼손된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데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단분야에서 오랜 업력을 쌓아온 씨젠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바 있다. 2019년까지만 해도 1,200억원대였던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규모가 2020년 1조1,252억원, 2021년 1조3,708억원으로 10배 이상 뛰었다. 2019년 224억원이었던 연간 영업이익 역시 2020년 6,761억원, 2021년 6,666억원으로 폭증했다.

주가 또한 가파르게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무상증자 이전 기준으로 2만원대에 형성돼있던 씨젠의 주가는 2020년 8월 장중 한때 32만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사태로 수혜를 입으며 세간의 큰 주목을 받은 씨젠은 갑작스러운 성장에 따른 진통을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주가가 큰 폭으로 들썩이면서 주주들의 불만 및 반발에 부딪힌 것이다. 이에 씨젠은 2021년 100% 무상증자를 단행하고 자사주 매입도 잇따라 실시하는 등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종식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주가 부진이 장기화했고, 급기야 주주들의 집단행동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주주들의 날선 목소리에 직면한 씨젠은 지난 13일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면서 재차 주주달래기에 나섰다. 아울러 14일엔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향후 본격화할 신사업을 설명하는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다만, 씨젠의 이러한 행보는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 자사주 매입 결정이 발표된 13일 씨젠의 주가는 전일 대비 2.2% 오르는데 그쳤고, 14일엔 다시 0.2% 소폭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자사주 매입의 경우 앞서도 꾸준히 실행해온데다 규모 또한 비슷한 수준이고,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큰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을 풀이된다. 개인투자자 대상 간담회는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폭발적인 성장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씨젠과 ‘진단키트 신화’의 주인공인 천종윤 대표의 당면과제는 여전히 무겁기만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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