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간편결제 수수료 비용 부담 우려로 시름에 잠겼다. / 삼성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카드업계가 간편결제 수수료 비용 부담 우려로 시름에 잠겼다. / 삼성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드업계가 시름에 잠겼다. 가맹점 수수료의 잇단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간편결제 수수료 비용 부담 우려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애플페이에 이어, 삼성페이도 간편결제 수수료를 카드사에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삼성페이 재계약 협상에 업계 촉각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재계약과 관련해 카드사들과 실무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카드사들과의 계약은 8월께 만료된다. 삼성전자는 2015년 간편결제서비스인 ‘삼성페이’를 도입한 후 카드사들과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매년 계약은 자동 연장돼왔으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전자가 카드사에 기존 ‘삼성페이’ 서비스 계약을 자동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재계약 협상의 최대 쟁점이 ‘결제 수수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서비스에 대해 카드사들로부터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아왔다. 그러나 지난 3월 애플이 애플페이를 국내에 론칭하면서 간편결제 무료 수수료 기조에 변화가 감지됐다. 애플은 삼성과 달리, 제휴 카드사에 별도의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애플은 한국 외에 다른 글로벌 국가에서도 애플페이에 대해 수수료 부과 정책을 운영 중이다. 현재 애플페이와 서비스 제휴를 맺은 국내 카드사는 현대카드 1곳이다. 정확한 수수료율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현대카드가 애플에 결제건수당 수수료 0.15%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러한 애플페이의 수수료 정책 기조는 다른 간편결제사업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됐다. 삼성이 삼성페이 재계약 만료를 앞두고 자동연장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업계에선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재계약 협상 방향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만약 삼성이 애플과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율 요구한다면 업계의 부담이 클 전망이다. 이 경우, 카드사들은 연 700억원 가량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방안이 거론된다. 최근 업계에선 삼성이 카드사에 삼성페이 수수료를 부과하는 대신 각 사 기여도에 따라 일부 금액을 공동 마케팅 금액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또 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이나 결제 건수가 많을수록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어떠한 방안이 도입되든 업계의 부담이 이전보다 커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카드업계 입장에선 한숨이 나올 일이다. 8개 전업카드사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7.5% 감소한 5,866억원으로 집계됐다. 조달비용 상승과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업계에선 추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이 가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에 따라 내년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을 앞두고 있다. 카드사는 3년마다 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수수료율을 조정한다.

2012년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가 도입된 후 가맹점수수료율은 여러 차례 인하돼왔다. 당국은 지난해 합리적인 체계를 마련하겠다며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를 꾸렸지만 업계에선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분위기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수료율 인하 압박이 이어질 지 걱정하고 있다.

키워드

#삼성페이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