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골프 논란'과 관련해 지난 19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동지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사진=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골프 논란'과 관련해 지난 19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동지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사진=대구시 제공)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수해 중 골프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당 윤리위원회 징계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내에서는 징계는 불가피하지만 전날(19일) 홍 시장이 사과를 한 만큼 윤리위가 이를 참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20일 오후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윤리위원회를 열고 홍 시장에 대한 징계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홍 시장에 대한 윤리위원회 회부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진상조사’ 지시에 따른 결과다. 수해로 인한 국민적 고통이 극심한 가운데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여권 전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골프 라운딩을 나갔음에도 “트집 잡지 말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면서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당내에서는 ‘골프’보다 ‘태도’가 문제란 지적이 이어졌다. 당내에선 지난 2006년 ‘수해 골프’ 논란으로 제명된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의 사례를 거론하며 중징계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결국 홍 시장은 전날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주말 일정이고 재난 대응 매뉴얼에는 위배되는 일이 없었다”면서도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다만 당내에서는 홍 시장의 사과가 무징계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징계가 아예 안 나온다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며 “당에서는 적절한 수준의 엄중한 분위기를 반영한 그런 징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론 수위에는 어느 정도 참작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과를 하셨기 때문에 윤리위가 판단하는 데는 어느 정도 참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사과했다고 해서 없던 일로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본다”면서도 “물론 징계 수위와 관련해서 참작될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걸로는 알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구두 경고’로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과까지 했기 때문에 그냥 구두 경고로 끝냈으면 좋겠다”며 “과거에는 골프가 특별한 스포츠였지만 지금은 대중 스포츠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징계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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