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25년 SAF 의무화… 국내외 FSC, SAF 공급 MOU 행보
장거리 노선 후발주자, SAF 도입 논의 진행 중
SAF, 항공권 가격 인상 요인… 정부 지원 필요 지적도

항공사들이 2025년부터 유럽 노선에 취항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이 필수적이다. 특히 유럽 노선 취항 후발 주자인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아직 SAF 공급 관련 MOU를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SAF 공급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항공사들이 2025년부터 유럽 노선에 취항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이 필수적이다. 특히 유럽 노선 취항 후발 주자인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아직 SAF 공급 관련 MOU를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SAF 공급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외 항공업계가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을 확대해 항공기 운항 간에 배출되는 탄소량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이다. 해외 국가들이 특정 시기부터는 항공사들에 대해 SAF를 일정 비율 이상 혼합해야만 취항을 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외 대형항공사(FSC)에서는 선제적으로 SAF 공급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나섰다. 그러나 최근 국내 항공사들 중 유럽 노선 취항을 준비하는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아직 SAF 도입과 관련해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양사의 SAF 사용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과도 연관이 적지 않아 SAF 도입 행보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만 SAF는 기존에 사용 중인 화석자원 기반 항공유 대비 가격이 2∼5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져 SAF 혼합 연료를 사용할 시 유류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는 향후 항공권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일각에서는 각국 정부의 지원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먼저 SAF는 탄소 배출량이 기존 화석 항공유 대비 최대 80% 적은 것으로 알려져 최근 화두로 떠오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도 맞닿아 있다. ESG에 적극적인 EU는 2025년부터 항공사들이 유럽 27개국 노선에 취항(이착륙)하기 위해서는 사용 중인 기존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이상 혼합하도록 법안을 마련했다. 이후 2030년에는 6%, 2050년에는 63%로 점차 확대한다. 프랑스는 지난해부터 자국 출발 항공편에 대해 SAF를 1% 혼합한 항공유 사용을 법제화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2월부터 파리→인천 정기편에 선제적으로 SAF 혼합유를 도입했다. 또 대한항공은 2021년 현대오일뱅크와 바이오항공유 사용기반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지속 협력 중이며, SK에너지로부터 국내선 항공편에 사용될 탄소중립 항공유 공급도 체결한 바 있다.

국내외 FSC에서는 SAF 프로그램 관련 MOU를 체결하면서 탄소배출저감에 힘쓰고 있다. / 델타항공, 에어프랑스-KLM
국내외 FSC에서는 SAF 프로그램 관련 MOU를 체결하면서 탄소배출저감에 힘쓰고 있다. / 델타항공, 에어프랑스-KLM

아시아나항공도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Shell)과 SAF 사용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오는 2026년부터 5년간 아시아·태평양·중동 지역에서 쉘 네트워크를 통해 SAF를 공급받는다. 외항사인 델타항공과 에어프랑스-KLM 등도 하나투어·부루벨코리아·인터파크트리플 등과 SAF 파트너십 및 MOU를 체결해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러나 유럽 취항을 준비 중인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아직 SAF 도입을 하지 않았다. 당장에 SAF 사용이 필수가 아니기도 하며, 현재 SAF 사용이 필수인 프랑스에 취항을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두 항공사는 빠른 시일 내에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유럽 주요 노선에 취항할 필요가 있다. EU 집행위원회 측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중간심사보고서를 통해 양사 합병 시 “한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간 4개 국가 노선에서 승객 운송 서비스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고 꼬집었기 때문이다.

결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성사되기 위해서라도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EU 측이 지적한 4개 노선에 취항을 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프랑스가 자국 출발 항공편에 대해 SAF 1% 혼합 사용을 법제화한 만큼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인천∼파리 노선에 취항하기 위해서는 2025년 이전에 SAF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양사의 파리 등 SAF 사용 필수 유럽 노선 취항 시기는 일부 차이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과 관련해 EU·미국·일본 경쟁당국에서 승인을 내리면 완전 합병까지 걸리는 시간은 2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늦어도 2025년까지는 SAF 공급을 확정짓고 유럽 주요 노선에 취항을 할 필요가 있다.

에어프레미아에서는 현재 SAF 공급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올해 6월 유럽 노선 정기편(인천∼독일) 취항에 따라 SAF 확보를 위해 공급사와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다”며 “현재 SAF 혼합 사용 의무가 있는 북유럽 노선 현지 공항 급유 시 SAF 관련 비용을 일부 지불하는 등 ESG 경영에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에서는 유럽 노선 취항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까지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SAF 공급·사용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향후 유럽 노선 취항 시기가 확정되면 SAF 공급에 대해 검토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향후 취항하는 노선 중 SAF를 사용하는 노선은 운임이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감수해야 하는 부분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항공사들이 SAF 사용 비율을 늘려나가면서 운임 상승 등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면서 이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사들의 SAF 사용과 관련해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약 85%는 항공사가 SAF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G7 정상들은 SAF가 지속 가능한 항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항공사들도 SAF를 구매해 사용하기를 원한다”며 “각 나라 정부에서는 SAF 생산과 사용을 촉진·장려하기 위해 세금 공제, 보조금 또는 신흥 기술 및 솔루션에 대한 직접 투자를 포함한 많은 테스트를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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