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키움증권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키움증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키움증권이 SG증권발 폭락 사태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황 대표가 위기 속에서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 검찰, SG발 주가 폭락 연루 의혹 수사 본격화

키움증권 본사는 28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단성한 부장검사)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키움증권 본사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주거지에 수사관을 보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당시 관련 자료 확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그룹 오너인 김익래 전 회장이 SG증권발 사태 연루 의혹을 휩싸이면서 함께 불똥을 맞은 상황이다. 

SG증권발 사태는 4월 24일부터 나흘간 대성홀딩스·서울가스·선광·삼천리·세방·다우데이타·하림지주·다올투자증권 등 8개 종목이 일제히 하한가를 맞으면서 촉발된 사건이다. 해당 주가폭락 사태는 주가조작 세력이 수년간 차액결제거래(CFD)를 악용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시세조종 행위를 해오다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주가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보유 중이던 다우데이타 주식을 대량 매도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전 회장은 140만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팔아 605억4,300만원의 현금을 챙겼다. 

이를 놓고 시장에선 김 전 회장이 사전에 주가조작 정황 및 주가 폭락 조짐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회장 측은 “자녀들의 증여세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후에도 논란은 지속됐다. 

이후 주가조작 세력 핵심인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가 김 전 회장을 주가 폭락 사태 배후 인물로 지목하면서 논란을 가열시켰다. 그는 키움증권의 CFD 계좌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 폭락 사태가 커졌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키움증권과 김 전 회장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라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이어지자 김 전 회장은 지난 5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주식 매각대금 605억원은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피해 투자자 사이에서 김 전 회장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투자자는 김 전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검찰과 금융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키움증권은 오너리스크 우려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당분간 키움증권은 오너리스크 우려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로 키움증권은 다시 한 번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당분간 키움증권은 오너리스크 우려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오너리스크로 초대형 IB 도전 및 신사업 제동 걸릴 듯

사정이 이렇다보니 키움증권 수장인 황현순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키움증권 창립 멤버인 황 대표는 중국현지법인장,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키움증권 대표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키움증권을 국내 9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지난 3월 재선임되면서 임기 연장에도 성공했다.

그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어려운 환경이지만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서 포지션 강화, 초대형 IB(투자은행)로의 도약,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에 집중해 위기를 돌파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업황 악화로 저조한 실적을 냈다. 작년 영업이익은 6,564억원으로 전년 대비 45.7%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2.4% 증가한 3,889억원을 시현하면서 개선세를 보였다. 다만 2분기 실적 전망은 밝지 못하다. CFD 관련 미수 채권이 2분기 반영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대주주 리스크로 초대형 IB 도전을 비롯한 신사업 진출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내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말부터 SG증권발 폭락 사태 후폭풍에 휘말리면서 관련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초대형 IB 인가를 받기 위해선 자기자본(4조원 이상) 요건을 갖춰야 할 뿐 아니라,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대주주 적격성 관련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대주주 리스크가 불거진 만큼 의혹 해소 전까진 초대형 IB 인가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연 황 대표가 일련의 어려운 상황을 딛고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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