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후폭풍이 키움증권을 뒤흔들고 있다. / 뉴시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후폭풍이 키움증권을 뒤흔들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후폭풍이 키움증권을 뒤흔들고 있다. 오너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직전 다우데이타 지분을 대량 매도한 것과 관련해 다양한 의혹이 증폭되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 키움증권 오너리스크에 주가 부진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키움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3.03% 오른 9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키움증권의 주가는 지난달 19일부터 11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이날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날 주가는 지난달 14일 장중 고점(11만500원) 대비 17%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주가 하락세엔 SG증권발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사태는 SG증권발 매도 물량에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대성홀딩스·서울가스·선광·삼천리·세방·다우데이타·하림지주·다올투자증권 등 8개 종목이 일제히 하한가를 맞으면서 촉발된 사건이다. 이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세력이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돌연 하한가를 맞은 종목 중 하나인 다우데이터는 다우키움그룹의 지주사 격 회사다. 다우키움그룹은 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그룹 오너인 김익래 다움키움그룹 회장이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직전 다우데이타 지분을 대량 매도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함께 불똥을 맞은 상황이다.

김익래 회장은 지난달 20일 보유 중이던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매도해 605억4,300만원의 현금을 챙겼다. 매도 시점은 SG증권발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2거래일 전이었다. 

시장 일각에선 김 회장이 주가조작 세력이나 주가 하락 정보를 사전에 인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회장 측은 “증여세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후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 김익래 회장 전격 사퇴에도 논란 지속

특히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모 대표가 김 회장의 주식 매도를 언급하며 이번 사태의 배후에 김 회장이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논란을 더욱 가열시켰다. 라 대표는 키움증권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 폭락 사태가 촉발했다는 주장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 측은 2일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라 대표를 2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한 논란이 지속되자 김 회장은 4일 전격 사퇴를 결정했다. 이날 김 회장은 지난 4일 오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하고 다우데이타 주식매각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최근 저의 주식 매각에 대해 제기된 악의적인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하고자 했지만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모든 분들께 상실감을 드린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회장의 사퇴 결정에도 성난 여론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여전히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키움증권을 향해서도 날카로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영웅문’을 삭제하고 거래를 끊는 불매운동에 나서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키움증권은 17년 연속 국내 주식 리테일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증권사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신뢰도에 금이 가면서 이러한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CFD 거래와 관련해 지난 3일부터 키움증권에 대한 검사 절차에 들어갔다. CFD는 이번 주가 폭락 사태의 진원지로 거론되면서 논란으로 떠오른 상태다. 당국은 키움증권이 CFD와 관련한 규정을 준수했는지와 고객 주문 정보의 이용, 내부 임직원의 연루 여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점쳐졌다. 김 회장의 주식 매도와 관련해서 문제점이 없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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