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정부가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을 추진한다. 앞서 두 차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고배를 마셨던 가운데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위성 대량 발사는 무리… 핵심 기술 확보에 집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사업을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진출 역량 확보 △핵심기술 자립화 △차세대 통신 표준 연계 등을 목표로 한다.

저궤도 위성은 상공 300km에서 1,500km 사이 높이에서 지구를 돌면서 지상으로 통신을 보낸다. 저궤도 위성은 3만6,000km 고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정지궤도 위성보다 고도가 낮아 초고속 저지연 서비스가 가능하다.

현재 5G까지 발전해온 무선 통신 기술은 지상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단말기나 기업들의 산업현장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6G 서비스는 상공의 인공위성과 지상의 이동통신을 모두 이용하게 된다.

6G에 사용될 저궤도 통신위성은 바다, 산, 상공, 사막 등에서도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6G서비스가 가능해 주목 받고 있는 사업으로는 UAM(도심항공교통)이 있다. 국토교통부는 UAM을 2025년에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등 국내에서는 6G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지상에서는 통신망이 촘촘히 구축돼 있어 위성통신이 불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저궤도 통신위성이 제 기능을 하려면 수백에서 수천여개의 위성이 있어야 한다. 국내에선 이러한 위성발사를 감당할 사업자가 없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가 추진했던 저궤도 통신위성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2021년, 2022년에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했다. 저궤도 통신위성 발사를 목표로 했던 한화시스템은 영국 원웹의 위성을 빌려 쓰는 방향으로 사업 계획을 바꿨다.

과기정통부는 대량의 위성을 발사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고 관련 산업에 국내 기업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위성발사는 어렵지만 6G 서비스를 위한 핵심 기술은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저궤도 통신위성을 이용한 서비스의 파생 산업으로는 △위성 안테나 △위성 게이트웨이 지구국 △위성통신 단말용 칩 등이 있다.

◇ “스타링크, 저궤도 통신위성 선점”… 한국, 지상국 기술 개발해야

과기정통부가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해외 6G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미 정부 지원이 시작된 해외 국가들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우주개발 업체인 스페이스X의 자회사인 스타링크는 2021년부터 저궤도 통신위성을 발사해 현재 7월 28일 기준 4,866개의 위성을 확보한 상태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할 수 있는 발사체가 있고, 위성 소형화를 통해 다수의 인공위성을 우주선에 탑재하는 등으로 발사 비용을 대폭 줄였다.

이렇게 스타링크나 원웹 등이 저궤도 통신위성을 선점한 상황에서 한국 통신사들은 관련 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통신3사(SKT, KT, LGU+)는 UAM 상용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올해 4분기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에 스타링크 서비스가 이뤄지면 관련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타링크는 이용료가 비싸 소비자 대상 서비스는 어렵고 B2B(기업간 거래) 서비스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의 이호석 연구원은 “스타링크 서비스가 시작되면 국내에서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상공에서 위성통신을 해주니까 지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나올 것 같다. UAM 컨소시엄을 구성하듯이 사업자들이 파이를 계속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추진에 대해 이 연구원은 “LTE, 5G는 현재 상공 200m정도 까지의 휴대전화 중심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6G는 지상 10km 높이까지의 이동통신의 무선 엑세스 공간이 확장될 것이다. 이에 3차원 공간 통신을 활용한 UAM과 같은 대규모 복합사업이 발전할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 저궤도위성 발사에 대한 부분보다는 지상에서 필요한 기술기준과 핵심 기술 발전을 통한 차세대 통신 표준 연계 등 6G 서비스를 위한 핵심 기술에 힘을 실어주는 방안은 현실적인 부분을 많이 고려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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