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코리아'가 한국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자회사인 '스타링크코리아'가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로 지난 12일 등록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정부가 5G 28GHz를 신규 사업자에게 할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스타링크코리아가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됐다. 이에 제4이동통신사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향후 스타링크코리아가 국내 통신시장에 경쟁을 촉진시킬지 주목된다.

◇ 韓 통신시장 등장한 스타링크

최근 정부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스타링크코리아가 새로운 사업자로 등장했다. 미국 민간 우주 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자회사인 스타링크코리아가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로 12일 등록된 것이다. 스타링크코리아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와 위성 IoT(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기간통신사업자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링크’는 저궤도에 통신위성을 쏘아 올려 지구 전체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스페이스X는 2030년까지 4만여개의 저궤도 위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타링크 저궤도 통신위성은 올해 4월 기준 4,200개다.

스타링크는 기지국이 없는 지역에서도 LTE속도의 인터넷을 제공한다. 바다, 항공기, 산, 사막 등에서도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재난으로 인해 지상 네트워크가 장애가 발생했을 때도 위성으로 통신확보가 가능하다.

지난달 스페이스X는 통신3사(SKT, KT, LG U+)에 스타링크 판매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재난상황에서 국내 통신사들의 네트워크가 장애가 발생했을 때 스타링크의 서비스로 복구하는 방식의 협력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 스타링크, 지상에선 경쟁력 떨어져… UAM 사업엔 탁월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직 스타링크코리아와 어떤 협력을 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협상 초기 단계라는 것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타링크뿐만 아니라 어떤 위성 업체와도 협력하는 것이 열려있다. 스타링크는 통신3사와 협력할 가능성을 타진하는 하는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링크의 국내 경쟁력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해외는 국내처럼 통신망이 촘촘히 깔려있지 않고 전파가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 있으니까 스타링크의 역할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는 사막이나 오지 등 기지국을 갖추지 못한 지역들이 있어 스타링크의 존재감이 부각될 수 있지만, 국내 통신망은 도서·산간 지역에도 음영지역이 적은 것으로 평가 받는 만큼 상대적으로 스타링크의 역할이 크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내 지상에서는 스타링크의 경쟁력이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면 항공분야에서는 스타링크가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2027년에 저궤도 통신위성을 시험 발사할 계획이다. 미래 통신서비스가 지상에서 공중으로 변화하는 것에 대비한 움직임이다.

국토교통부는 UAM(도심항공교통)을 2025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여러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향후 국내 도시 상공을 운항하는 UAM에 스타링크의 위성통신이 사용될 수 있다.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의 이호석 연구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당장에는 기존 통신사들이 파이가 뺏기는 것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국내에 UAM 같은 새로운 시장이 생기면 스타링크의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타링크코리아가 저궤도 위성통신을 제공해주고 국내 통신사가 협력하는 체제로 가는 것이 적절하다”며 “국내 통신사가 위성을 별개로 사용하면 경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스타링크코리아는 국내에서 B2C(소비자 대상) 보다는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주력으로 삼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는 분석이다.

◇ 요금 비싼 스타링크, B2C 어려울 듯

스타링크코리아가 제4이동통신사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로부터 회수한 5G 28GHz(기가헤르츠)를 신규사업자에게 할당해 통신시장에 제4이동통신사를 진입시킬 계획이다.

스타링크는 미국 등에서 통신을 전달할 때 28GHz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오는 6월에 있을 과기정통부의 28GHz 주파수 할당 공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국내 기업 중에는 통신시장에 새롭게 진입할 마땅한 업체가 없었다. 초기 설비투자가 부담돼 통신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서다. 이에 자금력이 충분한 스타링크코리아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이호석 연구원은 “스타링크가 향후 위성을 업그레이드하고 위성 개수를 높여 가면 통신속도가 5G보다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타링크가 5G 속도를 달성하더라도 국내 B2C 서비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타링크 요금제는 월 14만원 수준이다. 저가 요금제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과 맞지 않은 점이 있다. 이호석 연구원은 “최근 통신비를 절감하는 것이 이슈”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 기준 통신시장에서 알뜰폰 비중은 17%(누적 1,363만3,057회선)로 나타났다.

17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28GHz를 사용할 신규사업자를 찾아내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종호 장관은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에서 28GHz 주파수 할당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6G로 나아가는 중간단계이기도 하다. 정책실패라고 말하기에는 무리다. 업체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기정통부 측은 스타링크와 28GHz 주파수 할당에 대한 논의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주파수 할당은 오는 6월 공고되고 공식 절차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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