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건설사들 수익성 보장된 수도권 분양 사업에 몰려

올해 민간 아파트 분양 중 절반 가량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올해 민간 아파트 분양 중 절반 가량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올해 민간 아파트 분양 중 절반 가량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 현상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부동산 PF 대출 우려 등 경제 불확실 요인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지방에 비해 수익이 보장된 수도권 분양사업에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분양 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민간 분양 아파트 단지 130개 중 49.2%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분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3.3%p(퍼센트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7월까지 분양한 민간 아파트 단지 수는 전년 동기간과 비교해 53.1% 수준인 130단지에 그쳤다. 이에 따라 분양 세대도 작년 같은기간 10만7,346세대에서 올해 5만8,222세대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 분양 세대가 줄어든 반면, 서울의 분양 세대는 작년 동기간에 비해 1.8배 늘어난 3,206세대로 집계됐다. 경기도는 올해 2만414세대, 인천은 5,137세대를 각각 분양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분양 세대는 올해 전체 분양 세대 중 49.4%를 차지한다. 

실제 청약 수요도 서울 등 수도권에 몰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서울 용산구에서 분양한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은 65가구 모집에 1만575명이 몰리면서 평균 162.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분양한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은 일반분양 청약에만 4만명이 접수했다.

경기도에서는 지난 1일 진행된 ‘호반써밋 고덕신도시 3차’ 모집에 1만3,996명이 청약하면서 평균 82.3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전체 분양 세대 중 절반 가량이 수도권에 몰린 것은 건설사들이 각종 위험(risk)을 회피하고자 수익성이 보장된 수도권 지역 사업에 집중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팀장은 “현재 서울 중심으로 분양 경기가 점차 회복하자 건설사들이 그간 미뤘던 수도권 분양부터 하고 있다”면서 “이달 서울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 힐스테이트 e편한 세상 문정 등 서울 내 대규모 정비사업 단지들이 연이어 분양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수도권의 분양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소속 부동산 전문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 고물가에 따른 인건비 등 부대비용 증가,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인 건설자재가격 등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수도권 사업 집중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록 감소 추세이긴 하나 올해 6월 기준 지방 미분양 주택 수는 5만5,000여호 수준으로 수도권(1만여호) 대비 5배나 많은 수준”이라며 “여기에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까지 늘어난 점, 지방의 경우 1순위 청약 마감한 단지가 드문 점 등을 비춰볼 때 올 하반기에도 분양 시장 내 수도권-지방 간 양극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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