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매각, 더스윙 이사회 ‘가결’… 비바리퍼블리카, 실사 마치고 ‘매각 철회’
토스 “MOU 체결한 적 없어” vs 더스윙 “MOU 체결 서류 있다”
업계 ‘스윙·타다 TFT 활동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에 변심’ 추측

타다 1대 주주인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최근 타다 매각 철회 결정을 내렸다. / 뉴시스
타다 1대 주주인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최근 타다 매각 철회 결정을 내렸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타다를 매각하려던 입장을 돌연 선회해 ‘매각 철회’ 결정을 내렸다.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한 결과 더스윙이 (타다의) 최적 인수처라는 결론에는 다다르지 못했다”는 게 비바리퍼블리카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매각 철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비바리퍼블리카의 ‘갑작스런 변심’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매각 과정에서 타다의 실적개선 가능성을 확인한 탓에 돌연 마음을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더스윙은 지난 두 달간 직접 경영 개선 활동에 참여해 타다의 실적개선을 도왔다. 매각이 무산되면서 더스윙 입장에선 ‘무료 컨설팅 봉사’를 한 셈으로, 비바리퍼블리카를 향한 ‘먹튀’ 지적이 적지 않다.

◇ 돌연 ‘타다 매각 철회’… 두 달간 ‘무료 봉사’한 스윙

비바리퍼블리카는 퍼스널모빌리티(PM) 공유업체 더스윙(이하 스윙)과 타다 운영사 VCNC의 보유 지분 전량(60%) 및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으나 최근 ‘매도 의사 철회’를 결정했다.

최초 보도에 따르면 스윙이 타다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윙 이사회에서 타다의 높은 적자율과 향후 투입될 자금 등을 우려해 인수에 회의적인 의견을 내비쳤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실상은 스윙 측이 이사회를 통해 타다 인수 안건을 ‘가결’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타다 2대 주주 쏘카 측이 제시한 합의안(단기차입금 70억원 해결)에 대해서도 스윙은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해당 합의안은 VCNC 지분 인수 조건으로도 알려졌다.

그럼에도 비바리퍼블리카는 타다 운영사 VCNC 지분과 경영권 매각을 철회했다. 스윙이 인수 협상자 중 하나였고 유력했던 것은 맞지만, 최종적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인수자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게 비바리퍼블리카 측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비바리퍼블리카는 “타다 매각 추진 과정에 스윙과는 양해각서(MOU)를 비롯해 우선협상선정 등 어떠한 계약도 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스윙 측은 상당히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스윙에 따르면 타다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 스윙은 타다(VCNC)와 태스크포스(TFT)를 구성했고, 김형산 스윙 대표가 두 달여간 VCNC 사무실에 상주하며 인력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비롯해 실적 개선 작업 등을 실행했다. 스윙과 비바리퍼블리카는 타다 매각 관련 내용을 담은 MOU도 체결했다. 그럼에도 비바리퍼블리카 측이 일방적으로 거래를 파기하고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스윙 관계자는 “타다 인수를 위해 기업 실사를 진행했고, 비바리퍼블리카는 우리(스윙) 기업에 대해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실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타다 2대 주주인 쏘카 측과 협의까지 모두 완료했음에도 비바리퍼블리카는 일방적으로 매각 취소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스윙과 MOU 등 계약을 진행한 바 없다”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앞서 비바리퍼블리카는 매각 철회 입장을 발표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나 MOU 등의 어떤 계약서 서명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윙 측은 “비바리퍼블리카와 타다 인수를 논의하는 과정에 MOU를 체결했으며 관련 서류도 존재한다”며 “MOU 관련 서류에는 우선협상대상자 및 우선협상기간 등이 명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비바리퍼블리카 측도 ‘논 바인딩 MOU’를 체결한 점에 대해서는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타다 매각과 관련해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이나 MOU는 체결하지 않았다”며 “다만 우리(비바리퍼블리카)가 스윙과 ‘논 바인딩 MOU’를 맺은 것은 사실이며, 이 외에 추가적인 코멘트는 불가하다”고 말했다.

MOU는 △‘법적 효력이 있는’ 바인딩 MOU와 △‘법적 효력이 없는’ 논 바인딩 MOU 두 가지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형태로 체결되고, 양사가 체결한 MOU도 ‘논 바인딩 MOU’라서 법적 구속력이 없다. 결과적으로 비바리퍼블리카가 스윙과 체결한 타다 매각 관련 논 바인딩 MOU를 파기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법적 책임을 떠나 사실관계를 왜곡해 발표하는 것은 일종의 ‘거짓말’로, 기업의 ‘신뢰’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업계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갑작스럽게 마음을 바꾼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스윙과 타다의 TFT 활동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방향과 가능성이 보이자 생각이 바뀌었을 경우다.

실제 비바리퍼블리카는 한 매체 인터뷰에서 “최근 구조조정의 자구책과 수익성 개선도 나타난 만큼 자체 운영하며 더 효율적인 운영안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투자금 손실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021년 VCNC 지분 60%를 600억원에 쏘카로부터 인수해 경영권을 취득했다. 하지만 타다 매각을 위해 스윙 측과 논의했던 지분가치는 24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딜을 강행할 경우 투자금의 절반도 건지지 못하는 거래가 될 수 있었던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바리퍼블리카에서 타다 매각 과정에서 수익성 개선 방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재무구조 개선 등을 거쳐 향후 값을 높여 재매각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최근 실사 과정에서 문제점과 부실한 부분 등 타다의 가치가 외부로 드러났고, 딜이 두 번이나 무산된 점을 감안하면 재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비바리퍼블리카 측은 다른 기업에 타다 재매각을 추진 중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밝힐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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