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폐원 결정, 효력 없어… 전 직원 부산 전보, 협의 안 된 일방적 통보”
6월 실적, 적자 규모 ‘서울백병원〈 상계백병원’… “적자, 폐원 근거 안 돼”
16일 폐원 효력정지 가처분 관련 심문, 이달 내 결과 발표 전망

서울백병원 직원 노동조합을 비롯한 직원들은 인제학원의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에 반대하며 최근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 서울 중구=제갈민 기자
서울백병원 직원 노동조합을 비롯한 직원들은 인제학원의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에 반대하며 최근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 서울 중구=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서울백병원 폐원에 반대하는 인제대학교 교직원을 비롯한 병원 직원들이 ‘서울백병원 폐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을 기원하며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울백병원 정문 앞에서 커피트럭 행사를 전개했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경영난을 이유로 서울백병원 폐원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년 동안 만성 적자로 인해 누적 적자가 1,745억원에 달했다는 게 인제학원 측 설명이다. 그러나 서울백병원 노조 등 직원들은 재단이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하는 과정에 사립학교법과 정관을 위배한 것이 다수 확인되는 등 문제점이 상당 부분 존재해 법적인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법원에 ‘폐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또한 노조 측에 따르면 인제학원에서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한 후 전 직원(393명)의 고용을 승계하겠다면서 내세운 ‘전 직원 부산 전보’는 직원들과 협의되지 않은 사안으로 알려졌다.

14일 오전 서울백병원 교직원은 ‘서울백병원 폐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을 기원하며 커피트럭 행사를 개최했다. / 서울 중구=제갈민 기자
14일 오전 서울백병원 교직원은 ‘서울백병원 폐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을 기원하며 커피트럭 행사를 개최했다. / 서울 중구=제갈민 기자

이날 커피트럭 행사에서 만난 병원 노조 관계자는 “전 직원 부산 전보는 노조를 포함한 직원들과 전혀 논의가 없었으며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노조 관계자도 “지금껏 재단 측은 병원 직원들의 의견을 단 하나도 반영하지 않고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했다”고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재단 측이 서울백병원 폐원 근거로 내세운 적자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재단 측이 지난 20년간 만성 적자를 이유로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했지만, 최근 전국 5개 백병원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상계백병원이 서울백병원보다 적자 규모가 커 단순히 적자 때문에 문을 닫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

백병원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백병원은 15억원 적자 기록했으며, 동월 상계백병원은 1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3∼6월 기간 누적 적자 규모는 서울백병원과 상계백병원이 각각 49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실적을 보면 단순히 서울백병원만 문을 닫는다고 해서 적자를 해소할 수 없다”며 “적자 경영은 재단 전체의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제학원 전체를 놓고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지 서울백병원만 놓고 경영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은 모순이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서울백병원 노조가 법원에 접수한 ‘폐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서는 오는 16일 오후 3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심문이 예정돼 있다. 가처분 신청 결과는 이달 내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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