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케이 FI로 항공업 진출 시동… 항공면허 취득 난항, 투자금 회수
2019년 아시아나항공 매각 추진 당시에도 ‘한화그룹 인수설’ 거론
‘항공면허’ 보유 플라이강원, 인수 총액 1,000억원 이내… 부담 크지 않아

한화그룹의 플라이강원 인수설이 제기됐으나, 인수 주체 기업으로 알려진 한화갤러리아 측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소문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한화그룹과 항공업의 연관성 등을 거론하며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 플라이강원
한화그룹의 플라이강원 인수설이 제기됐으나, 인수 주체 기업으로 알려진 한화갤러리아 측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소문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한화그룹과 항공업의 연관성 등을 거론하며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 플라이강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플라이강원의 인수 후보자로 ‘한화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한화그룹 측은 플라이강원 인수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의 플라이강원 인수전 참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한화그룹의 플라이강원 인수설이 급부상한 배경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있다. ‘항공업’은 김 회장의 오랜 숙원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김 회장은 2017년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테크윈과 한화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취득에 나선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항공의 재무적투자자(FI)로 항공업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당시 투자금 규모는 160억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7년 12월 국토교통부에서 항공운송면허 신청을 반려함에 따라 한화그룹에서는 투자금을 전부 회수했다.

이어 2019년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당시 한화그룹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고,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한화갤러리아를 통해 ‘플라이강원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투자은행(BI)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플라이강원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삼일PwC)과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김 본부장은 한화갤러리아와 함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전무)도 겸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백화점·호텔·리조트 등을 맡고 있는 김 본부장에게 항공업을 더해 그룹의 각 사업부문 승계 과정에서 형제 간 균형을 맞추고, 유통업의 시너지도 강화하려는 일환으로 플라이강원 인수전 참여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기에 한화그룹의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부품 제작사로 항공업과 연관이 크다. 김 회장 일가 관계사 물류기업 한익스프레스도 항공업과 시너지를 더할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화그룹의 항공업 인수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다만 매수 주체로 알려진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플라이강원 인수와 관련한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며 “인수의향서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 겸 기업회생 법정관리인도 한화그룹의 플라이강원 인수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화그룹의 플라이강원 인수설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인수 비용을 고려했을 때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항공면허를 보유 중인 플라이강원 인수에 필요한 비용은 대략 300억원 내외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영정상화 자금으로 약 500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것까지 고려하더라도 1,000억원 이내에 항공업을 영위할 수 있다. 한화그룹의 재무 여력을 고려할 때 플라이강원 인수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플라이강원의 인천국제공항 진출이 가능한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12월 강원도와 ‘2027년까지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삼고 전체 보유 항공기의 70%를 양양공항에 계류하면서 항공편을 운항하는 대신 도에서는 플라이강원에 행정·재정적 지원을 이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상호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강원도 등 지자체가 플라이강원 자금 지원과 관련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인 협약으로 전락했다. 관련 협약은 인수자가 강원도에 20억원을 내면 파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 후 즉시 인천공항으로 진출해 노선 다각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현재 스토킹호스(사전 예비인수자 선정)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 중인 플라이강원은 이달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내부적으로 확정하고, 이달 말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어 다음달 초 공매 과정을 거쳐 9월 15일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플라이강원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으로는 국내 중견그룹 두 곳을 비롯해 중소 사모펀드 운용사 2곳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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