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서는 대용량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왼쪽은 CU의 특대용량 안주 상품, 오른쪽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트렌타 사이즈 컵에 담긴 음료. / CU, 스타벅스
최근 유통업계서는 대용량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왼쪽은 CU의 특대용량 안주 상품, 오른쪽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트렌타 사이즈 컵에 담긴 음료. / CU, 스타벅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최근 대용량 마케팅이 눈길을 끈다. 크면 클수록 더 좋다면서 ‘거거익선’이라는 이름도 붙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 시대에 오히려 빅사이즈 제품이 잘 팔리는 이유가 뭘까.

◇ 크기가 커지면서 중량당 ‘가성비’ 늘어

스타벅스 코리아가 오는 15일부터 콜드 브루 등에 이어 ‘아이스 커피’ 역시 트렌타 사이즈로 추가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트렌타 사이즈는 스타벅스가 개점 24주년을 맞아 한국 소비자들의 꾸준한 도입 요청을 반영해 출시됐다. 해당 음료는 30온즈(887ml) 대용량으로 9월 말일까지 한정 판매된다.

시대가 변하고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면서 1인 가구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유통업계서는 ‘소포장’이 트렌드를 이끌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사이즈를 대폭 키운 ‘빅사이즈’ 마케팅이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풀무원식품은 지난 7월 대용량 냉장주스 ‘잇츠 프레쉬업(2.3L)을 출시한 바 있다. 기존 자사 음료 215ml나 800ml 용량 대비 ml당 가성비도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오뚜기는 기존 컵누들 소컵 1개는 다소 부족하고 2개는 부담이 된다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컵누들 소컵보다 중량을 1.6배 늘린 ’컵누들 큰컵‘을 출시하기도 했다. 오뚜기 측은 저칼로리 트렌드에도 부합해 가볍고 든든하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달 1kg짜리 특대용량 안주 ‘꾸이 포대’를 업계 단독으로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기존 CU에서 판매 중인 30g짜리 소용량 어포 상품에 비해 중량당 가격이 3배나 저렴하다.

여기에 더해 CU는 8월 중으로 ‘대표 오징어튀김’ 2종도 출시한다. 기존 운영 상품들의 3배 용량인 180g짜리 오징어 안주 상품들의 판매 호조가 지속되면서 270g으로 용량을 늘린 제품을 기획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고물가 시대, 오히려 ‘대용량’ 찾는 소비자

유통업계에서 용량이 작은 제품들이 흥행한 데는 가구 형태가 변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1인 가구를 유지하는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식자재가 양이 너무 많아 부담스럽다거나 버려지는 게 많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최근 열풍인 ‘빅사이즈’ 상품들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업계서는 고물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가성비가 극대화된 대용량 상품들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3% 상승했다. 지난해 폭등했던 소비자물가지수는 최근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흔히 대형마트나 편의점을 통해 구매하는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동월비 6.8% 상승해 아직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에 민감한 품목에 대해 작성된 생활물가지수 중 식품 부문은 전년동월대비 4.1% 상승했다.

BFG리테일 관계자는 “물가 인상이 계속되면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대용량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용량 상품에는 특성에 맞게 여러 번에 걸쳐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지퍼백 형태로 상품이 만들어졌다”면서 “고객들의 반응을 면밀히 살펴 알뜰 쇼핑을 돕는 대용량 상품의 도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 관계자도 “연이은 생활 물가 상승으로 대용량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에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합리적인 소비를 돕고자 대용량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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