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코리아가 3세대 카이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차 출시보다 서비스 네트워크 증설이 우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은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이사와 신형 카이엔. / 포르쉐코리아
포르쉐코리아가 3세대 카이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차 출시보다 서비스 네트워크 증설이 우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은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이사와 신형 카이엔. / 포르쉐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포르쉐코리아는 17일 서울 강남구 레스파스 에트나 청담에서 3세대 카이엔 부분변경 모델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 국내에 선보이는 모델은 △카이엔 △카이엔 쿠페 △카이엔 터보 GT 등 3종이며, 9월부터 고객에게 인도된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포르쉐 카이엔은 럭셔리 SUV 세그먼트의 스타일 아이콘이자, 포르쉐의 지속적인 혁신을 상징하는 제품”이라며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투자를 통해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한 신형 카이엔에 대한 포르쉐 팬과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르쉐 카이엔은 현재 국내 시장에서 포르쉐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인기 모델이다. 포르쉐는 올해 1∼7월 누적판매 7,179대를 기록해 올해 ‘1만대 클럽’에 진입이 유력하다. 특히 현재 판매된 모델 중에서 3,388대(47.2%)가 카이엔이다. 사실상 올해 판매된 포르쉐 모델 중 2대 중 1대는 카이엔인 셈이다.

신형 모델은 외관에서 전조등과 후미등과 같은 램프의 성능과 디테일을 한층 개선해 존재감을 강조했다. 실내에서는 동승석 대시보드에 10.9인치 디스플레이를 옵션으로 탑재해 동승자의 편의성을 높였으며, 기어조작 레버 위치를 타이칸 모델처럼 대시보드 센터 디스플레이 왼쪽에 설치한 점이 특징이다. 그 외에도 서스펜션을 한층 개선해 주행 안정성을 높이고, 휠 사이즈를 20∼22인치로 구성했다. 많은 변화를 거친 신형 카이엔 모델을 투입한 만큼 하반기 실적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존에 포르쉐 차량을 소유 중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신차 출시를 반기지 않는 이들도 적지 않다. 포르쉐의 판매 실적이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지만, 포르쉐코리아가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에는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포르쉐 차주들 사이에서는 신차 출시로 판매량이 늘어나 차량 정비와 관련한 불편이 심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포르쉐 차주들은 “지금도 서비스를 받으려면 최소 3개월 전에 예약을 하고 방문해야 하며, 예약 후 센터에 방문을 하더라도 부품이 없는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센터 방문일로부터 2∼3개월 후에 재방문 일정을 잡아야 한다”며 “포르쉐코리아는 국내 시장의 성장세에 비해 서비스 네트워크 증설에 미흡한 점이 많다”고 하소연한다.

지금도 서비스센터 수가 많지 않아 차량 정비를 받기가 쉽지 않은데 신차 출시로 포르쉐 판매량이 늘어나면 기존 포르쉐 차주들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 힘들어 질 수 있다는 얘기다.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연간 판매 1만대’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전국에 구축하고 운영 중인 서비스센터는 14개에 불과하다. 포르쉐보다 판매량이 적은 토요타와 재규어랜드로버, 혼다, 지프 등 브랜드도 현재 서비스센터를 20개 이상씩 구축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서비스 거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포르쉐코리아가 국내 서비스 네트워크 증설과 관련한 투자에 인색한 모습이다. 사진은 포르쉐 스튜디오 분당. / 포르쉐코리아
포르쉐코리아가 국내 서비스 네트워크 증설과 관련한 투자에 인색한 모습이다. 사진은 포르쉐 스튜디오 분당. / 포르쉐코리아

이에 포르쉐코리아는 “서비스 인프라 확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내년까지 서비스센터 증설 계획은 단 ‘1곳’이다. 올해 열린 2023서울모빌리티쇼에서 포르쉐코리아는 △7월 포르쉐 스토어 송파 △9월 포르쉐 센터 성수 △12월 포르쉐 인증중고차 센터 부산 △12월 포르쉐 센터 제주 △내년 상반기 포르쉐 서비스센터 성수 등 네트워크를 확충할 것이라고 계획을 발표했다.

포르쉐는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거점’보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판매 거점’인 전시장과 인증중고차 전시장을 우선적으로 늘리는 모습이다.

서비스센터 부족과 함께 포르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보증 서비스’와 관련한 불만도 일부 새어나오고 있다.

2020년 2월식 포르쉐 파나메라를 소유한 누리꾼은 트렁크를 열 때마다 ‘드드드득’ 하는 기계소음이 발생해서 서울 용산에 위치한 서비스센터에 방문해 문제점을 설명했으나 서비스센터 측은 “단순 소음”이라며 “기계(트렁크 도어)가 작동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으니 보증 수리가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해당 차주는 “기계가 고장이 나서 소음이 나는 거지, 이상이 없으면 이런 소음이 나겠냐”면서 “분명 모터 이상이라고 말을 하면서도 고쳐주지 않는 건 비논리적인 상황”이라고 말하며 포르쉐 서비스센터의 태도를 질타했다.

또한 서비스 보증 기간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포르쉐는 전 세계에서 동일하게 주행거리에 무관하게 ‘4년 월드 워런티(4년 품질보증)’를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구동계통과 관련해서만 적용되는 것이며,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실내 오디오·공조기·시트 통풍 및 열선 기능·창문·실내 가죽 등에 대해서는 보증은 출고일로부터 2년까지만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르쉐 차주들 사이에서는 “반쪽짜리 보증 서비스”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한 포르쉐 딜러사 관계자는 “글로벌 정책에 맞춰 4년 월드 워런티를 제공하고 있지만 디테일한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한 ‘보증기간 2년’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며 “보증과 관련해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사례를 직접 취합해서 알려준다면 확인 후에 문제점을 검토하고, 조치를 해야 하는 사항이라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르쉐는 지난 5년간 국내 시장에서 △2018년 4,285대 △2019년 4,204대 △2020년 7,779대 △2021년 8,431대 △2022년 8,963대 △올해 1∼7월 7,179대 등 누적 판매 4만841대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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