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고객 관람 트렌드를 제시했다. / CJ CGV
CGV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고객 관람 트렌드를 제시했다. / CJ CGV

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CJ CGV가 30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2023 CGV 영화산업 미디어 포럼’을 열고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고객 관람 트렌드를 분석, 발표했다. CGV가 제시한 키워드는 △소확잼 △역주행 △서브컬처의 부상 △비일상성이다.

먼저 ‘소확잼’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재미’의 줄임말로, 관객이 확실한 재미가 보장된 작품을 선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CJ CGV 조진호 국내사업본부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며 관객의 영화 선택이 까다로워지고 눈높이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평균 관람 시점도 전보다 늦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관객의 평균 관람 시점은 2019년 10.8일에서 최근 1년간 15.1일로, 4.3일 늘었다. 특히 이런 경향은 1020세대에서 두드러졌다. 10대와 20대의 평균 관람 시점은 2019년 대비 각각 6.3일, 4.7일 늦어졌다. 

20대 고객은 주차별 티켓 비중에서도 과거와 달라진 패턴을 보였다. 2019년 개봉한 ‘극한직업’은 개봉 1주차에 20대 티켓 비중이 37%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 7월 개봉한 ‘밀수’의 경우 개봉 1주차부터 3주차까지 20대 티켓 비중이 24%, 25%, 27%로 꾸준히 상승했다. 

역주행을 일으키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엘리멘탈’.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역주행을 일으키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엘리멘탈’.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역주행’ 트렌드도 주목할 만한 키워드다. 입소문과 SNS 바이럴 마케팅 영향력이 확대되며 주차별 관객 유입이 증가한 것이다. 올해 대표적인 역주행 작품으로는 ‘엘리멘탈’이다. ‘엘리멘탈’은 개봉 3~4주차에 1~2주차보다 많은 관객 유입률을 보였다. 1주차, 2주차에는 각각 10.5%와 12.3%였지만, 입소문의 힘으로 3주차에는 16.4%, 4주차에는 16.9%를 기록했다.

조진호 국내사업본부장은 “역대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영화 중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한 ‘겨울왕국2’의 경우 1주차 관객은 42.5%를 차지는데, 이후 8주차까지는 주차별 관객 유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을 볼 때 흥행 패턴이 과거와는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역시 주차별 관객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역주행 사례다. 개봉 초기에는 3040세대가 흥행을 주도했지만, 개봉 5주차부터는 20대 관객이 30대 이상 관객보다 높은 티켓 비중을 차지했다. 

세 번째 트렌드 키워드는 나만의 가치소비 확산에 따른 ‘N차 관람의 대중화’ ‘재패니메이션 인기’ ‘ICECON(CGV얼터콘텐츠 브랜드) 콘텐츠 흥행’ 등 ‘서브컬처의 부상’이다. 과거 천만 대작영화 중심이었던 ‘N차 관람’ 문화가 최근에는 중소형급 영화로 확대됐고, 최근 1년간 ‘N차 관람’ 횟수 역시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올해 N차 관람 문화의 대표 주자는 재패니메이션 콘텐츠였다. 최근 1년간의 전체 작품 중 재패니메이션 콘텐츠 비중은 11.9%로 2019년 대비 6.1% 증가했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28.6%로 가장 높은 N차 관람율을 보였다. 

조진호 국내사업본부장은 이러한 변화가 상영작 편성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편성은 사전 인지도와 고객 관람 운영 데이터를 통해 배분하게 되고, 개봉 이후에는 고객의 숫자나 반응, 에그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변경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영화가 빨리 소멸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개봉 일주일까지는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상영관을 배치한다. 특히 작은 영화들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GV 단독 개봉작과 ICECON 콘텐츠 등 CGV ONLY 콘텐츠도 세분화된 관객 니즈를 충족시켰다. 올해 CGV 단독 개봉작의 관객 수는 상반기에만 157만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5배가 넘는 수치다. 

또 CGV의 ICECON 콘텐츠는 2020년 45편에서 2023년 상반기에만 124편을 개봉했는데, 티켓 판매량이 이미 지난해 판매량 대비 3배 이상 넘었다. CGV 측은 “ICECON 콘텐츠의 신규 및 회복 고객의 비율이 61.1%에 달해 ICECON 콘텐츠가 고객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CGV는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비일상적인 경험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늘고 있는 ‘비일상성’을 마지막 트렌드 키워드로 꼽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특별관이다. 최근 1년 동안 CGV의 특별관 티켓 비중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4.5% 증가했고, 매출액 또한 2019년 대비 7.6% 늘어났다. 

조진호 국내사업본부장은 “새로운 영화관람 트렌드를 바탕으로 CGV만의 강점인 ONLY 콘텐츠와 특별관 확대, 차별화된 경험 마케팅 등의 노력을 통해 고객의 극장 방문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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