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유진그룹이 한국ESG기준원의 ESG 평가에서 또 다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평가대상에 포함된 3개 계열사 모두 지난해와 같은 등급을 유지하며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이다. 특히 유진기업과 동양은 2년 연속 최하등급에 머문 모습이다. 특히 최근 YTN 인수 추진과 관련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결과에 따른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와 같은 평가결과… 유진기업·동양 또 ‘최하등급’

최근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3년 ESG 평가결과에 따르면, 평가대상에 포함된 유진그룹 계열사 3곳은 모두 지난해와 같은 등급을 유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B등급, 유진기업과 동양은 가장 낮은 D등급이다. 

한국ESG기준원은 ESG 평가결과를 S, A+, A, B+, B, C, D 등 7개 등급으로 나눠 부여하는데, 이 중 D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됨’을 의미한다.

각 부문별로는 유진투자증권이 △환경 C등급 △사회 B등급 △지배구조 B등급을, 유진기업은 △환경 C등급 △사회 D등급 △지배구조 D등급을 부여받았다. 동양은 △환경 D등급 △사회 D등급 △지배구조 C등급이다.

이로써 유진그룹은 국내 대표 ESG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의 평가에서 대체로 아쉬운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유진기업과 동양은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에서 2020년과 2021년 통합 C등급을 부여받은 바 있으며 지난해 D등급으로 떨어진 뒤 올해도 최하등급을 유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2020년 B등급에서 2021년 C등급으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다시 B등급으로 복귀했으며, 올해는 역시 같은 등급을 유지했다.

유진그룹은 또 다른 국내 대표 ESG평가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평가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평가결과가 B등급 이상인 기업만 결과를 공개 중인데, 유진그룹 계열사 중엔 결과가 공개된 곳이 없다.

유진기업의 경우 후발 ESG평가기관인 나이스디앤비를 통해 올해 상반기 실시한 평가에서 B+등급이란 비교적 좋은 결과를 받기도 했다. 다만, 나이스디앤비의 ESG 평가는 한국ESG기준원이나 서스틴베스트와는 기본적인 방식이 크게 다르다. 나이스디앤비는 우선 해당 기업의 의뢰에 의해 평가가 실시된다. 평가에 필요한 정보 및 자료도 해당 기업으로부터 제출받고 인터뷰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반면, 한국ESG기준원과 서스틴베스트는 자체적으로 대상을 선정해 다수 기업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며, 정보 및 자료 확보도 공개된 것을 바탕으로 직접 한다.

유진그룹은 ESG와 관련해 다양한 활동 및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음에도 이 같은 평가결과 추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아쉬움을 남긴다. 

유진그룹은 유경선 회장이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강조하는 가운데 그룹 및 각 계열사 차원에서 잰걸음을 이어오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매년 새해 첫 업무를 기부로 시작하는 ‘기부 시무식’을 실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블로그를 통해 ‘유진이는 언제나 애쓰지(ESG)’ 코너를 운영하며 ESG 관련 활동을 적극 알리고 있다.

또한 유진기업은 국내 레미콘 업계 최초로 저탄소제품인증을 획득했고, 현재 가장 많은 환경성적표지인증 제품을 보유 중이다. 아울러 희망나눔위원회를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전개해오고 있기도 하다. 동양 역시 지난 9월 친환경 저탄소 레미콘 생산 확대에 나서고, 최근엔 폐 IT 기자재를 기부하는 등 ESG 강화에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도 올해 임직원과 함께 실시한 ‘1억보 걷기 챌린지’를 비롯해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오는 중이다.

한편, 유진그룹은 최근 YTN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YTN 내부와 언론계에서는 유진그룹의 인수 적격성 여부 등을 두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또 다시 받아들게 된 아쉬운 ESG 평가결과는 유진그룹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