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동욱이 영화 ‘싱글 인 서울’(감독 박범수)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이동욱이 영화 ‘싱글 인 서울’(감독 박범수)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이동욱이 영화 ‘싱글 인 서울’(감독 박범수)로 관객 앞에 선다. 그동안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로맨스’ 장르로 돌아온 그는 “현실성 있는 이야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싱글 인 서울’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 분)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 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현실 공감 로맨스다. 로맨스 흥행작 ‘건축학개론’ 제작사 명필름이 선보이는 작품으로, 영화 ‘레드카펫’(2014) 박범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동욱은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파워 인플루언서’이자 논술 강사 영호로 분해 섬세하고 감성적인 연기를 펼친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즐기는 싱글의 모습부터 지질하고 서툴렀던 연애의 기억, 새로운 설렘을 느끼는 면모까지 다채롭게 소화하며 극을 이끈다. 현진 역을 맡은 임수정과의 달달한 ‘케미스트리’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이동욱은 ‘싱글 인 서울’을 택한 이유부터 캐릭터 구축 과정, 촬영 비하인드 등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실제 연애관과 결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이동욱이 ‘싱글 인 서울’을 택한 이유를 전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동욱이 ‘싱글 인 서울’을 택한 이유를 전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작품을 택한 이유는. 

“최근 장르물이 많았다. 판타지부터 스릴러, 액션 등 장르물이 많아서 현실성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람 사는 이야기. 그동안 사람이 아닌 캐릭터를 하다 보니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 작품 제안이 왔다. 로맨스를 하지 않은지도 꽤 됐다. ‘풍선껌’ 이후 10년 정도 지났다. 오랜만에 로맨스를 하는 것도 좋겠다는 마음에 선택했다. 게다가 임수정이 함께해 준다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바로 선택하게 됐다.”

-현실성을 살리기 위해 고민한 지점이 있나.  

“오히려 뭔가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전작에서 어떤 포인트를 살리려는 연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하지 않으려고 했다. 실제 이동욱의 모습이 들어가도록 하려고 했고 편안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영호와 닮은 점이 있다. 나 역시 싱글 생활을 한지가 꽤 돼서 이 생활이 편하고 익숙해졌고 그런 점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또 처음부터 살갑고 다정한 스타일이 아니라서 영호처럼 무심한 듯 툭툭 챙겨주는 그런 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지점이 나와 비슷하지 않나 생각하며 연기했다.”

-그래서 연기할 때 더 편했나. 

“전생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1600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웃음) 편한 것보다 더 힘을 빼고 하긴 했다. 판타지나 스릴러 등 장르물을 할 때는 보는 분을 잘 설득해야 한다. 세계관도 그렇고 각 캐릭터의 능력치도 그렇고. 그렇기 때문에 잘 맞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데 이번에는 자연스러운 연기, 생각을 하지 않고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설레는 로맨스 케미스트리를 완성한 이동욱(왼쪽)과 임수정. / 롯데엔터테인먼트
설레는 로맨스 케미스트리를 완성한 이동욱(왼쪽)과 임수정. / 롯데엔터테인먼트

-임수정과의 호흡은 어땠나. 

“(임수정은) 기본적으로 귀여움이 있다. 엉뚱하고 그런 모습이 있어서 순간순간 귀여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연기하면서는 도움을 많이 받았다. 뛰어난 연기력과 베테랑 같은 면이 있잖나. 내가 연기하는 방식과 임수정과의 방식이 조금 달랐는데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기더라. 그런 부분에 있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뿐 아니라 이 배우와 연기를 하는 상대 배우는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느낌이 드는 경우가 사실 자주 있는 것은 아니다. 편하고 의지가 되고 참 좋았다.”

-웃음 타율도 꽤 높았다.  

“크게 의도한 것은 아니다. 애초에 웃기려고 장치를 마련하거나 어떤 상황을 펼쳐놓은 작품은 아니라서 공감에 의한 웃음이 아닌가 생각했다. 개그나 웃음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이 가장 먼저 웃음이 나올 때는 공감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이 웃어주지 않았나 싶다. 어떤 대사는 후반 작업하면서 녹음할 때도 너무 과하지 않나 이렇게까지 표현하나 생각했는데 많이 웃어주더라. 역시 감독님이 센스가 있구나 싶었다.”

-논술강사라는 설정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영상을 찾아봤는데 천차만별이더라. 각자 스타일이 뚜렷해서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아서 따라 할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할까 하다 그냥 직장인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호는 학원 안에서 동료 선생님들과 교류가 없잖나. 학생들이 종치고 나서 질문을 하면 시간 다 끝났으니 나중에 물어보라고 한다. 영호에게 이것은 그냥 직업이구나, 아이들에게 뭔가 꿈과 희망을 주고 길을 알려주고 그런 마음까지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로맨스물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보기가 편한 것 같다. 타 장르에 비해 마음 졸일 일 없고 감정의 기복이 크게 없으니까 많은 세대가 공감하면서 편하게 볼 수 있는게 로맨스 장르의 장점이 아닐까. 우리는 다 사랑하면서 살잖나. 과거든 지금이든 앞으로 할 것이든. 그렇기 때문에 여러 공감 포인트가 있지 않나 싶다. 또 거기에서 느끼고 배우는 감정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동욱이 로맨스 장르만의 매력을 짚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동욱이 로맨스 장르만의 매력을 짚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로맨스 장르를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서사의 설득성이다. ‘싱글 인 서울’처럼 스며드는 사랑을 연기해야 한다고 했을 때 반드시 왜 그렇게 됐는지에 대한 중요성을 늘 생각하면서 연기한다. 약간 부족하다 싶을 때는 감독님이나 작가님에게 건의하기도 한다. 사랑을 표현하는 연기를 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바라보는 눈이 아닌가 싶다. 말이 많은 것보다 짧은 한두 마디의 대사만으로 표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로맨스 장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수식어에 대한 생각은. 

“로맨스 장르가 아니더라도 내가 한 모든 작품 안에 사랑 이야기는 있다고 생각한다. ‘타인은 지옥이다’를 제외하고. 사랑 이야기 역시 작품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장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잘 소화하려고 한다. 좋은 수식어로 불러주셔서 나는 좋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로맨스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50대, 60대가 됐는데도 로맨스를 연기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일 아닌가. 계속했으면 좋겠다.” 

-어떤 싱글 생활을 보내고 있나. 실제 연애 스타일도 궁금하다. 

“나의 싱글라이프는 평범하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잔다. 보고 싶은 영화를 마음대로 보고 그런 게 싱글의 장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연애 스타일은 살갑고 다정하고 그런 편은 아닌 것 같다. 상대방이 이해를 많이 해주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이번 영화를 하면서 돌아보게 되기도 했다. 연애할 때 중요한 것은 웃음 코드다. 웃음 코드가 잘 맞고 대화가 잘 되는 분과 연애할 때 가장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이동욱이 데뷔 25주년을 맞는 소감을 전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동욱이 데뷔 25주년을 맞는 소감을 전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나.

“결혼은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그게 ‘곧’이라는 생각은 아니다. 한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맡은 바 충실히 할 수 있는지 돌이켜봤을 때 아직 그 정도로 성숙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어떤 프로그램에서 연애세포 테스트를 했는데 점수가 되게 낮게 나왔다. 연애세포가 죽어가고 있구나 싶더라. ‘싱글 인 서울’로 재활을 하고 있지 않나 싶다.(웃음) 그런데 내겐 사실 그게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그저 내 일을 계속 즐겁게 열심히 하는 게 제일 중요하고 가장 의미 있는 일이다.” 

-내년이면 어느덧 데뷔 25주년이다. 돌아보면 어떤가. 

“후회가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다 옳은 행동만 하고 맞는 길로만 가겠나. 후회보다 무서운 것은 미련이 남는 거다. 늘 마음속으로 되새기는 게 후회는 하되 미련은 남기지 말자는 거다. 후회는 앞으로 나아가는 또 다른 자양분이 될 수 있으니 후회는 하되 미련을 남겨서 질척거리진 말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후회는 하고 있다 지금도.(웃음)

그래도 열심히 하지 않았나 싶다.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화 개봉도 하고 이렇게 활동할 수 있다는 게 참 행복하다. 이 직업을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팬들의 사랑은 어떻게 보면 참 맹목적이다. 받아가는 게 없잖나. 그런 사랑은 부모님밖에 주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맹목적인 사랑을 받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싶다. 지난 시간 동안 참 행복한 삶을 살았구나 생각한다.”

-‘싱글 인 서울’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닿았으면 하나. 

“로맨스 영화가 작아지고 있는 느낌이었는데 올해 앞서 개봉한 작품들이 잘 돼서 반가웠다. 그 기운을 잘 받아서 ‘싱글 인 서울’도 잘 됐으면 좋겠다. 영화를 촬영했던 시기와 개봉 시기가 일치해서 계절감이 보기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우리가 사는 이야기니까 영화를 보며 공감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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