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하다인이 영화 ‘뉴 노멀’로 관객 앞에 섰다. / 바이포엠스튜디오
신예 하다인이 영화 ‘뉴 노멀’로 관객 앞에 섰다. / 바이포엠스튜디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믿어준 정범식 감독님께 저의 최선을 다 보여주고 싶었어요.”

영화 ‘뉴 노멀’로 스크린에 데뷔한 하다인은 정범식 감독이 발굴한 실력파 신예다. 당초 다른 작품의 오디션을 통해 정범식 감독의 선택을 받았던 하다인은 코로나19로 인해 프로젝트가 무산되면서 또 다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그런 그에게 정범식 감독은 ‘뉴 노멀’로 다시 손을 내밀었고 하다인은 열과 성을 다해 ‘뉴 노멀’ 그리고 연진을 빚어냈다. 

이러한 노력 덕일까. 영화 공개 후 하다인을 향한 반응은 뜨겁다. 신선한 마스크와 강렬한 이미지, 탄탄한 연기력까지. 실력에 열정도 모두 갖춘 실력파 신예의 등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감독의 믿음에 완벽히 보답하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대중의 뇌리에 제대로 각인시킨 하다인이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뉴 노멀’은 공포가 일상이 돼버린 새로운 시대를 그린 스릴러다. ‘호러 마스터’ 정범식 감독이 영화 ‘곤지암’(2018)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이미 18개국 이상의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물론, 전 세계 24개국 판매 및 해외 개봉을 확정하며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았다. 

하다인은 ‘뉴 노멀’로 대중에게 처음 소개됐다. 데뷔작부터 굵직한 캐릭터를 소화한 데 이어 수많은 영화제를 통해 관객과 만난 하다인은 “운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운이 그렇게 좋다고 생각하고 살지 않았는데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스크린 첫 작품이었는데 영화제도 가고 개봉도 할 수 있고. 영화제에 가는 작품을 하는 게 꿈이었거든요. 도와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특히 정범식 감독님이 저라는 배우를 알아주고 많이 가르쳐주고 캐릭터에 잘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셨죠. 현장 스태프들도 그렇고 함께하는 배우들도 항상 잘 챙겨주셨어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인간을 증오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연진을 연기한 하다인. / 바이포엠스튜디오
인간을 증오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연진을 연기한 하다인. / 바이포엠스튜디오

극 중 하다인은 인간을 증오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연진을 연기했다. 연진은 뮤지션을 꿈꾸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에 좌절하고 절망하며 하루하루 견뎌내는 인물이다. 하다인은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를 죽이고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욕을 외치는 연진을 온전히 이해하고 담아내기 위해 “연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게 중요했다”고 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감독님한테 ‘연진은 왜 이렇게 부정적이고 화를 많이 내느냐’고 질문을 하기도 했어요. 연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게 중요했죠. 다큐멘터리도 보고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현실이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더라고요. 실제 경험한 것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연진에게 접근할 때 캐릭터나 장르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실존하는 인물로서 바라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촬영 기법 자체도 연진 파트는 다큐멘터리식이었거든요. 연기도 그렇게 접근했습니다.”

평소 밝은 성격이라는 하다인은 건조하고 냉소적인 연진의 무드를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했다. 

“일상을 연기할 때는 결이 많이 다르다보니 쉽지 않았어요. 복잡한 현장 속에서 그 결을 계속해서 유지해야 하는데 경험이 많이 없으니까 더 많이 노력해야 했죠. 한순간도 긴장을 놓치 않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굉장히 극적인 상황이라 또 다른 집중이 필요했고요. 민감했던 것 같아요. 평소 사람도 만나지 않았어요. 연진에게 몰입하고 표현하는데 방해가 될 것 같더라고요. 오로지 이 작품, 연진에게만 집중하고 몰입했던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쉽지 않았어요. 이 캐릭터를 만나는데.” 

하다인이 캐릭터 구축 과정을 전했다. / 바이포엠스튜디오
하다인이 캐릭터 구축 과정을 전했다. / 바이포엠스튜디오

그렇다고 연진의 상황,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하다인도 연진처럼 막막하고 불안한 시기를 견뎌왔기 때문이다. 

“감정적인 공감은 99% 됐어요. 세상을 대할 때나 화가 나도 욕을 지르는 사람은 아니라 인물의 결이 달랐던 것이지 마음은 공감이 됐어요. 저도 배우를 꿈꾸면서 막막했거든요. 세상이 밝아 보일 때도 있지만 힘들 때도 있잖아요. 청년의 삶을 녹여낸 것에 대해 공감했고 실제 저와 연진의 상황이 겹친 지점도 많았고요. 저도 그만 힘들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시기가 있었거든요. 연진의 삶을 표현할 때 그 감정을 녹여냈던 것 같아요.”

내면뿐 아니라 외적인 부분을 다지는 과정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직접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물론, 8kg을 감량하는 등 안팎으로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고. 

“연진은 편의점에서 오래 아르바이트를 한 인물이기 때문에 익숙해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검색해 보긴 했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어서 동네 편의점에 가서 상황을 이야기하고 배워보고 싶다고 요청을 드렸더니 재밌어하시면서 흔쾌히 알려주셨어요. 그렇게 경험을 하니까 현장에서도 익숙한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칭찬받았어요.(웃음) (체중 감량은) 연진이 음식에 대한 애착이 없거든요. 잘 먹지 않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체중 감량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3주 동안 먹지 않고 살을 뺐어요. 8kg 정도 체중 감량을 했습니다. 음식을 안 먹으니까 피부도 저절로 안 좋아지기 시작하고 피곤하고 그렇더라고요. 입맛도 없고요. 그 느낌이 연진에게 잘 묻어난 것 같아요.”

내일이 더 기대되는 하다인. / 바이포엠스튜디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하다인. / 바이포엠스튜디오

정범식 감독에 대한 강한 신뢰도 드러냈다. 

“(완성된 영화가) 제가 상상한 것과 몇 배는 달라서 많이 놀랐어요. 영화제에 참석했을 때 관객이 재밌게 봐주시고 반응해 주셔서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놀란 것은 매번 감독님의 편집이 바뀌어 있었다는 거예요. 계속 세공을 하시더라고요. 영화를 만들어 가는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한 경험이었어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

또 저는 질문이 되게 많아요. 이해가 되지 않으면 못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질문이 많으면 어느 정도 대충 답할 법도 한데 감독님은 마법사처럼 어떤 질문에도 답해주셨어요. 이런 이유 때문이고 이렇게 하면 좋고 어떤 그림인지. 그래서 저 역시 쉽게 집중하고 몰입해서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했죠. 감독님은 배우의 연기를 돋보이게 해주는 연출자예요.” 

중학교 2학년 때 TV 화면 속 한 배우의 눈을 보며 가슴속 무언가 뜨겁게 차올랐다는 하다인은 그때부터 배우를 꿈꾸고 지금까지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최선과 열정을 다해왔다. ‘뉴 노멀’은 그의 지나온 노력의 결실이자, 앞으로 나아가는데 든든한 발판이 될 소중하고 귀한 작품이다.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은 하다인은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좋은 배우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 것 같아요.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요. 저는 아직 연진밖에 보여준 게 없기 때문에 앞으로 보여줄 게 많다고 생각해요. 제 안에 연진과 같은 면모도 있고 많은 내면이 있거든요. 하나하나 보여줄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고 그런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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