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지방 미분양 증가, 부동산 PF 부실화 등 불확실성 내년에도 여전”

부동산 PF 부실 등으로 인해 내년 건설사들의 실적이 저하될 것이라는 신용평가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뉴시스
부동산 PF 부실 등으로 인해 내년 건설사들의 실적이 저하될 것이라는 신용평가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내년 건설사들의 실적이 저하되고 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높아진 공사원가 부담에 따라 △낮아진 수익성 △수도권-지방간 분양시장 양극화 △PF우발채무 현실화 등의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여전히 존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개발사업의 리스크(Risk) 확대로 인해 내년 건설업황도 저하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신평은 구체적으로 △공사원가 부담에 따른 수익성 저하 △분양시장 양극화로 인한 지방사업장의 부진한 현금흐름 △분양경기 침체에 따른 PF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성 증가 △이같은 요인으로 인한 건설사의 신용위험도 상승 등이 내년 건설사 실적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나신평에 따르면 시멘트 가격은 현재 유연탄 수급 안정화에도 전기요금 부담으로 추가 인상가능성이 존재한다. 한때 톤당 100만원을 상회하던 철근 가격은 현재 소폭 하락했음에도 과거 평균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금융비용 증가, 부실시공 방지를 위한 시공 품질 향상 등으로 공사원가 상승 부담도 존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에도 분양시장 양극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도권은 우수한 입지를 기반으로 양호한 분양실적을 거뒀으나 대구‧울산 등 일부 지방은 초기분양률이 5%를 하회하는 등 지역별 큰 차이를 나타내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권준성 나신평 기업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내년 지방에서 예년 수준을 초과하는 입주물량이 예정돼있는 상황에서 높은 분양가 및 부족한 배후수요로 인해 지방 분양경기는 저하된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지방 사업장 중심으로 미분양 위험이 확대돼 내년 역시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나신평은 분양경기 침체에 따른 사업성 저하로 PF우발채무의 차환 및 현실화 위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PF 관련 대책을 발표했으나 올해 9월말 기준 주요 건설사들의 외주사업 관련 PF보증 규모는 20조원을 상회하는 등 PF우발채무 부담은 아직도 높은 수준 유지하고 있다.

권준성 선임연구원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분양 경기 침체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사업장별 수익성이 저하돼 PF우발채무 차환 및 현실화 위험은 재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브릿지론은 사업 일정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로 사업성이 지속 저하될 수 있는데 이는 본PF 전환으로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건설사들의 사업‧재무위험을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0~2021년 부동산 호황기에 주택사업규모를 공격적으로 확대한 일부 건설사의 경우 PF우발채무 규모가 급증하고 이 과정에서 지방사업장의 비중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지방 미분양 증가 등 여러 악재를 고려하면 재무적완충력 대비 PF우발채무 규모가 과도하거나 지방 사업장 비중이 높은 건설사는 향후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부동산PF 부실 현실화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신호 또한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금융위원회에 의하면 올해 9월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PF 대출잔액 및 연체율은 총 134조3,000억원, 2.42%다. 이는 6월말 대출잔액 133조1,000억원, 연체율 2.17%와 비교해 대출잔액은 1조2,000억원, 연체율은 0.24%p(퍼센트포인트) 각각 오른 규모다.

업권별로는 저축은행 등 상호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올 3분기 기준 4.18%로 전 분기 1.12% 대비 3.05%p 올랐다. 반면 증권사 연체율은 13.85%로 업권 중 가장 높았지만 2분기 17.28%에 비해 3.43%p 낮아졌다.

이보다 앞선 지난 6일에는 나신평과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S&P 글로벌이 공동세미나를 열고 고금리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PF브릿지론 자금이 30~50%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밖에 나신평을 비롯한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기관 3곳은 최근 한 달간 총 12개사의 채권 신용등급 및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들 가운데 5개사(중소형 증권사 및 건설사)는 하향 조정 사유에 ‘부동산PF 리스크 확대’가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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