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대응력 저하된 중견 이하급 건설사, 내년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증가

신용등급평가 한신평은 내년 건설사들의 재무적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 뉴시스
신용등급평가 한신평은 내년 건설사들의 재무적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신용등급평가기관인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이 내년 건설사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한신평은 지방 미분양 문제, 부동산PF 리스크 등으로 인해 내년에도 분양경기 침체가 장기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한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지방 분양시장 침체 지속 △실물경기 침체 △고금리 기조에 따른 비주택 부동산 수요 위축 △수도권 분양시장 둔화 움직임 등으로 인해 내년에도 부동산 시장 전반에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주택·분양경기 침체로 수주·착공 및 인허가 물량 감소 등이 발생하면서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매출이 내년 하반기부터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자재가격 인상, 인건비 상승 등 공사원가 부담이 내년 건설사의 수익성 창출에 제약을 걸 것으로 봤다.

한신평은 내년 건설사들의 △PF우발채무 리스크(risk) △수익성 부진 및 영업자산 누적에 따른 차입금 확대 △분양경기 침체로 인한 PF보증 규모 증가세 유지 등도 우려했다.

특히 한신평은 내년 건설사들의 재무적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석준 한신평 실장은 “작년말 이후 PF우발채무 차환 대응 과정에서 건설사 재무부담 크게 확대됐고 수익성 부진 및 영업자산 부담으로 차입금도 꾸준히 늘었다”며 “PF우발채무 규모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올해 9월 말 당사 신용등급을 보유한 건설사들의 PF보증은 총 28조3,000억원(도급 19조6,000억원, 정비사업 8조7,00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양경기 부진으로 인한 본PF 전환, 착공‧분양 지연, 시공사의 추가적인 신용보강 등이 PF보증 증가요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경기 부진으로 건설사의 현금흐름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금리 부담과 조달환경 악화 등을 감안하면 내년 건설산업 전반의 재무적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PF 차환 리스크가 커지는 건설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압박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한신평이 부여한 신용등급을 보유 중인 건설사 14곳의 순차입금 규모는 총 10조5,000억원이다. 이는 지난 2021년 1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9조원 가량 급증한 수치다.

한신평으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건설사 16곳의 전체 PF보증 규모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 총 14조8,000억원이었던 건설사들의 PF보증액은 2019년 15조6,000억원, 2020년 16조1,000억원, 2021년 21조9,000억원, 2022년 26조1,00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9월말 기준)에는 28조3,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외에도 한신평은 내년 유동성 대응능력이 저하된 중견 이하급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 건설산업 부진이 장기화될 시 시평 상위권 건설사들에게까지 신용위험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과중한 PF우발채무 관련 리스크가 지속되거나 자체 유동성 대응력이 약화된 건설사를 중심으로 신용도 하방압력 증가할 것”이라며 “신용등급 BBB급 이하 건설사와 함께 일부 A급 건설사들의 사업‧재무적 대응력 수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향후 각 건설사별 PF우발채무 부담, 안전사고 관련 변동성, 미분양‧유동성 대응 수준을 중점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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