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국가 R&D 예산 26조5,000억원 확정
정부, “기존안 대비 6,000억원 순증”… 전년 비교하면 14.7% 삭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1일 ‘2024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소관 예산을 포함해 정부 전체 R&D 예산은 26조5,000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기존 정부안 대비 6,217억원 늘었다. 하지만 올해와 대비해선 4조6,000억원이 삭감됐다./ 사진=뉴시스, 그래픽=박설민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1일 ‘2024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소관 예산을 포함해 정부 전체 R&D 예산은 26조5,000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기존 정부안 대비 6,217억원 늘었다. 하지만 올해와 대비해선 4조6,000억원이 삭감됐다./ 사진=뉴시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정부가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안을 확정했다. 기존안보다 약 6,000억원 늘어난 26조5,000억원 규모다. 그러나 과학계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기존 정부안보다 늘어났을 뿐 전년 대비 대폭 삭감된 것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 정부 “기존안’ 대비 6,000억원 늘어”… 과학계, “조삼모사일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1일 ‘2024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소관 예산을 포함해 정부 전체 R&D 예산은 26조5,000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기존 정부안 대비 6,217억원 늘었다.

과기정통부 내년도 예산도 기존안 대비 약 1.5% 늘어난 18조5,625억원 규모로 확정했다. 기존 정부안에 따르면 2024년도 과기정통부 예산은 18조2,899억원으로 2,726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를 통해 내년도 △핵심 전략기술 확보 △국제 협력‧해외 진출 지원 △과학기술‧디지털 인재 양성 △디지털 확산 △출연연 및 지역혁신 역량 제고 등 5대 분야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기존안 대비 증진 배경에 대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2024년도 예산은 기술패권 경쟁의 시대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초일류 경쟁력과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글로벌 R&D를 확대하고 신진연구자 지원을 강화하는 등 세계최고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조성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정부안 제출 이후 연구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학생들을 비롯한 연구자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며 “확정된 예산에 따라 앞으로도 학생과 연구자들이 연구 현장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확인하고 제도적인 보완 노력도 계속해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과학계 반응은 냉담하기만하다. 이미 연구 분야 예산은 크게 칼질해놓고 극히 일부만 복구시키는 ‘조삼모사(朝三暮四)’의 눈속임일 뿐이라는 것. 한 출연연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기간계약직 직원조차 고용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예산을 삭감해놓고 어떻게 연구 현장의 고용 불안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2012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 R&D 예산안./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2012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 R&D 예산안./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기존안 대비’가 아닌 ‘전년 대비’로 이번 예산안을 살펴보면 과학계의 반응이 이해할 만하다.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년도 정부 R&D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국가 R&D 예산 규모는 31조1,000억원이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 예산안은 무려 14.7%나 감소한 수치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4조6,000억원이 줄었다. 과기정통부 예산안도 마찬가지다. 전년 대비 3,061억원 감소해 1.6% 줄었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국가 R&D 예산안이 이처럼 대폭 삭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기정통부 발표를 종합해보면 최근 근 11년간 국가 R&D 예산안은 해마다 조금씩 증가해왔다. 하지만 내년도 R&D 예산은 2021년보다도 9,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국가 R&D 예산안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2년 약 16조원 △2013년 약 16조9,000억원 △2014년 약 17조8,000억원 △2015년 약 18조9,000억원 △2016년 약 19조1,000억원 △2017년 약 19조5,000억원 △2018년 약 19조7,000억원 △2019년 약 20조5,000억원 △2020년 약 24조2,000억원 △2021년 약 27조4,000억원 △2022년 약 29조8,000억원이다.

또 다른 출연연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출연연 예산이 15~20% 삭감된 상황으로 몇몇 과제는 아예 90% 이상 예산을 줄여 도저히 진행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며 “그간 과제 추진 및 성과 설명을 할 때 제대로 이해도 못하는 관계자들을 보면 답답했는데 그런 사람들이 과학 예산 논의를 하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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