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올해 500대 선 붕괴 기정사실… 6년 연속 내리막
그레칼레, 출시 첫해 200대… 르반떼·기블리·콰트로포르테 부진 지속
내년 신형 그란투리스모 출시 예정, 7년 만에 판매량 끌어올릴까

마세라티가 2018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올해는 7년 만에 신차인 중형 SUV 그레칼레까지 선보였음에도 기존에 판매 중이던 다른 모델들의 부진한 성적에 반등에 실패했다. / 마세라티
마세라티가 2018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올해는 7년 만에 신차인 중형 SUV 그레칼레까지 선보였음에도 기존에 판매 중이던 다른 모델들의 부진한 성적에 반등에 실패했다. / 마세라티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올해 7년 만에 신차를 선보였음에도 실적 반등에 실패하고 역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2020년 연간 판매대수가 1,000대 미만으로 떨어진 후 3년 만에 500대 선까지 붕괴될 조짐이 보인다. 반면 경쟁 브랜드로 꼽히는 포르쉐는 올해 1만대 판매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 명암이 엇갈렸다.

먼저 마세라티의 올해 1∼11월 누적 판매대수는 387대를 기록 중이다. 이는 전년 동기(522대) 대비 25.9% 감소한 판매실적이다. 12월 판매 실적을 감안하더라도 400대를 넘는 게 고작으로 보인다.

마세라티는 2017년 2,094대로 고점을 기록한 후 2018년부터 하락세를 걸으며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지난 5년간 마세라티의 연간 판매 실적은 △2018년 1,660대 △2019년 1,260대 △2020년 932대 △2021년 842대 △2022년 554대 등을 기록했다. 여기에 올해는 500대 미만 실적이 확실시 돼 6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마세라티의 판매 부진이 뼈아픈 이유는 경쟁사인 포르쉐를 비롯해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롤스로이스 등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는 줄줄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마세라티가 2016년 브랜드 첫 SUV 르반떼 출시 이후 7년 만에 신차를 출시하며 반등을 예고한 해라는 점에서도 아쉬움이 크다.

김광철 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 대표이사는 지난해 11월 마세라티 중형 SUV 그레칼레 출시행사에서 “그레칼레 국내 출시를 통해 럭셔리 SUV 수입차 시장에서 마세라티가 제2의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레칼레는 경쟁사 포르쉐의 마칸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그리며 마세라티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신차 그레칼레의 성적은 기대 이하를 기록했다. 올해 3월 본격적으로 판매가 개시된 중형 SUV 그레칼레는 지난달까지 200대 판매에 그쳤다. 동기간 경쟁 모델인 포르쉐 마칸이 976대를 판매한 것에 비하면 약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기존에 판매를 이어오던 준대형 SUV 르반떼와 세단 라인업인 기블리, 콰트로포르테까지 3종은 3년 이상 판매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르반떼는 드라마 도깨비 간접광고(PPL) 영향으로 2017년 804대 판매를 기록한 후 △2018년 687대 △2019년 569대 △2020년 438대 △2021년 470대 △2022년 322대 등으로 2021년 한 차례 소폭 반등했던 때를 제외하면 판매가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는 11월까지 117대 판매에 그쳤다.

마세라티 기블리를 비롯해 콰트로포르테는 5년 이상 판매가 감소세를 기록 중이며, 르반떼도 2021년 한 차례 판매가 소폭 반등했던 때를 제외하면 2018년부터 판매실적이 내리막을 기록 중이다. 사진은 마세라티 기블리. / 마세라티 글로벌 홈페이지 갈무리
마세라티 기블리를 비롯해 콰트로포르테는 5년 이상 판매가 감소세를 기록 중이며, 르반떼도 2021년 한 차례 판매가 소폭 반등했던 때를 제외하면 2018년부터 판매실적이 내리막을 기록 중이다. 사진은 마세라티 기블리. / 마세라티 글로벌 홈페이지 갈무리

준대형 세단 기블리도 △2018년 592대 △2019년 438대 △2020년 301대 △2021년 246대 △2022년 168대 등을 기록하고, 올해는 11월까지 36대로 주저앉았다. 대형 세단 콰트로포르테 역시 △2018년 348대 △2019년 220대 △2020년 193대 △2021년 126대 2022년 42대, 올해는 11월까지 18대로 매해 부진한 성적표를 새롭게 써내려 가는 중이다.

이 기간 동안 마세라티는 2018년과 2019년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 연이어 PPL을 진행했으며, 올해는 JTBC 드라마 대행사에 협찬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마세라티의 부진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는 같은 FCA(현 스텔란티스) 계열인 크라이슬러나 지프에 사용된 실내 인테리어 소재 및 부품을 프리미엄 슈퍼카 브랜드인 마세라티 모델에 그대로 사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평이 적지 않다.

여기에 국내 시장의 경우 마세라티의 네트워크가 한정적이다. 현재 전국에 마세라티 신차 전시장은 7개가 존재하며, 서비스센터는 8개에 불과하다. 인증중고차 전시장은 서울 성동구에 한 곳을 운영 중이다.

판매대수가 매년 감소세를 기록 중인 만큼 마세라티 공식 수입·판매사인 효성그룹 계열 FMK 측과 마세라티 딜러사 측에서 무작정 전시장이나 서비스센터를 확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설상가상으로 일각에서는 마세라티 딜러사업을 정리하는 행보까지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2020년 천일여객그룹 오너일가 3세인 박치현 천일오토모빌 대표이사가 마세라티 딜러사업을 포기하고 딜러권을 반납했다. 이 과정에 마세라티 서초전시장과 성수서비스센터가 문을 닫았다.

이어 위본모터스에서는 지난 2016년 문을 연 마세라티 송파전시장을 폐점했으며, 최근 마세라티 용산전시장을 신규 오픈해 운영 중인 SNK글로벌은 앞서 운영 중이던 마세라티 송파서비스센터의 영업을 중단하고 정리했다.

판매가 저조해 적자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기존 딜러사들이 하나씩 딜러권을 반납하고 이탈해 네트워크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모습이다. 마세라티의 국내 사업 중추 역할을 하는 FMK에서마저 용산구 이태원로에 위치한 한남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폐점하고 강남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로 통합 운영하고 나섰다.

이러한 가운데 마세라티는 내년 상반기 국내에 4인승 스포츠 쿠페 그란투리스모의 신형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고 차세대 르반떼 모델도 순차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 신차 그레칼레 출시에도 반등을 하지 못한 마세라티가 내년에 또 한 번 신차를 투입해 7년 만에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마세라티 1~11월 판매실적
2023. 12. 26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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