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이 SK매직의 
경동나비엔이 SK매직의 가스레인지·전기레인지·전기오븐 사업을 인수한다. /경동나비엔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보일러 업계의 대표주자인 중견 생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 경동나비엔이 새해부터 공기질 관리 서비스 확대 행보로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년 전 연매출 1조 시대를 열어젖힌 경동나비엔이 신사업을 바탕으로 또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부상하는 공기질 관리 사업, 가전사업 만나 시너지 창출 기대

경동나비엔은 지난 3일 ‘기타 경영사항’ 공시를 통해 SK매직과 영업양수도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사실을 알렸다. 경동나비엔이 SK네트웍스 자회사인 SK매직의 가스레인지·전기레인지·전기오븐 관련 사업 전반을 400억원에 인수하는 것이 골자다.

본 계약은 일련의 절차를 거쳐 2월 중에 체결될 예정이며, 중대한 해제사유 없이 본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경동나비엔이 SK매직 측에 매매대금의 12.5%인 5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단순한 MOU가 아닌 구속력 있는 MOU인 것이다.

보일러로 널리 알려진 경동나비엔이 주방가전 사업을 인수한 건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는 차원에서다. 경동나비엔 측은 영업권 인수 목적을 “공기질 관리 시스템의 중요한 축인 ‘쿡탑’ 라인업 확대 및 기존 환기청정분야의 경쟁력 강화”라고 밝혔다.

경동나비엔은 2006년 사명 변경과 함께 사업영역 확대를 선언하면서 환기시스템도 신사업으로 낙점했고, 이듬해인 2007년부터 관련 사업을 본격 시작한 바 있다. 당시 실내공기질 관리 규정 강화로 환기시스템 수요가 늘어나면서 보일러업체들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경동나비엔 역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다. 이는 보일러업체들이 이미 확보 중인 열교환 기술이 환기시스템에서도 핵심을 이루는데서 비롯됐다.

이후 경동나비엔은 해당 사업을 꾸준히 영위해왔지만,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괄목할 변화가 찾아온 것은 10여년이 훌쩍 지난 2010년대 후반 무렵이다. 오랜 시간 공들여 개발한 실내 공기질 종합 관리 솔루션을 선보이며 ‘TAC(Total Air Care)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공기질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해당 시장 또한 커진 가운데, 경동나비엔이 추구하는 기업의 방향성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경동나비엔은 제품 출시와 적극적인 홍보, 각종 수상의 성과 등으로 분주한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또 한 번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을 추가하고, 10월엔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의 렌탈케어 서비스를 론칭한 것이다. 경동나비엔은 물론, 보일러 업계에서도 처음으로 직접 렌탈 서비스 운영에 나선 것이었다.

SK매직으로부터 주방가전 사업을 인수한 것은 이처럼 꾸준히 강화해온 공기질 관리 사업에 한층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방가전은 조리 과정에서 공기오염이 유발되기 때문에 공기질 관리와 밀접하다. 따라서 주방가전과 공기질 관리를 하나로 묶을 경우 시너지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B2C사업 및 고객접점 확대 측면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임원은 “경동나비엔은 콘덴싱 등 친환경 기술을 바탕으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경동나비엔의 기술력과 SK매직의 노하우를 접목해 생활 가전 기업으로 나아가는 토대로 삼겠다”고 했다.

경동나비엔은 2021년 1조1,02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연매출 1조원 시대를 열어젖힌 바 있다. 이후 지난해에도 1조1,60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3분기까지 8,289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하며 준수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일러 시장 전반의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은데다, 주택 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요구된다. 경동나비엔의 주방가전 사업 인수 및 공기질 관리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근거자료 및 출처
경동나비엔 ‘기타 경영사항’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40103800606
2023. 01. 03.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