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항공사 국제선 탑승률 80∼90%, 대부분 인천 허브
에어로K, AOC 발급 조건 ‘지방공항 활성화’ 과제 완수
청주 이용객, 인천공항 1%… 수요 제한적, 인천 진출 불가피

에어로케이항공의 지난해 국제선 탑승률이 70%로, 타사 대비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어로케이의 이러한 실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용객이 집중된 인천국제공항으로 진출해 노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은 에어로케이 A320 기재. / 에어로케이
에어로케이항공의 지난해 국제선 탑승률이 70%로, 타사 대비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어로케이의 이러한 실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용객이 집중된 인천국제공항으로 진출해 노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은 에어로케이 A320 기재. / 에어로케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에어로케이항공(이하 에어로케이)의 국제선 탑승률이 7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타 항공사들에 비해 낮은 실적이다. 에어로케이의 국제선 탑승률이 낮은 이유는 수요가 제한된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장기적으로 성장을 위해서는 연내 인천국제공항 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로케이의 국제선 탑승률은 69.9%로 집계됐다. 70%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 탑승률을 살펴보면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81.0%, 80.2%를 기록했으며,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제주항공 86.8% △티웨이항공 88.5% △진에어 88.6% △에어부산 86.5% △이스타항공 91.2% △에어서울 90.2% △에어프레미아 86.3% 등 대부분 80% 이상을 기록하며 에어로케이 실적을 상회했다.

에어로케이의 국제선 탑승률이 타사 대비 저조한 이유는 청주국제공항에 묶여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에어로케이는 2020년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AOC)을 발급 받았다. 당시 국토부는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에어로케이에 청주공항만을 거점(허브)으로 삼고 최소 3년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때문에 에어로케이는 청주공항에서만 노선을 확장하고 운항해야 했다.

국토부가 내세운 제한된 조건에서 경영을 이어오며 기재를 늘리고 취항지를 확대한 에어로케이 덕분에 청주공항은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지난 2019년 청주공항의 공급석 및 이용객 실적은 △국내선 136만석·124만명 △국제선 70만석·49만명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실적은 △국내선 175만석·157만명 △국제선 68만석·52만명 등으로 전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에어로케이는 국토부가 제시한 ‘지방공항 활성화’ 과제를 잘 해결한 항공사로, 투자와 공급을 늘리면 수요도 따라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선례다.

에어로케이의 허브 공항인 청주국제공항은 지난해 이용객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이용객 수를 넘어섰다. / 청주국제공항
에어로케이의 허브 공항인 청주국제공항은 지난해 이용객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이용객 수를 넘어섰다. / 청주국제공항

다만 에어로케이가 계속해서 청주공항에서만 운항을 이어가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에어로케이의 청주∼제주 등 국내선은 탑승률이 92%를 넘어섰지만, 청주∼도쿄(나리타)·오사카·대만 타이베이(타오위안)·베트남 다낭·필리핀 클락 5개 국제선 노선 탑승률이 겨우 69.9%로 저조하기 때문이다.

에어로케이가 신규 노선을 늘리고 항공기 운항도 확대하며 청주공항 이용객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지방공항의 경우 수도권 대비 인근 도시의 거주 인구가 적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관문 공항인 인천공항의 지난해 이용객은 5,552만명에 달하지만, 지난해 청주공항 여객 수는 52만명 수준으로 약 1% 수준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에어로케이가 청주공항에서 국제선을 계속해서 확장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업계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항상 강조한다. ‘규모의 경제’란 항공사의 보유 항공기 대수 등 규모를 키우는 방법과 함께 이용객이 많은(규모가 큰) 공항으로 진출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어로케이 입장에서는 마침 오는 4월 중순부터 ‘청주공항 거점 유지 의무’가 종료돼 다른 지역 공항에서도 신규 노선 취항이 가능하다. 또한 에어로케이는 기존에 운항 중인 항공기와 동일한 에어버스 A320 기재 5대를 연내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에어로케이는 탑승률이 저조한 청주발 국제선에 신규 기재를 추가로 투입하기보다 인천을 비롯해 수요가 많은 다른 지역으로 진출해 신규 노선을 확대하는 것이 수익성 개선 등 여러 측면에서 적절한 판단일 것으로 분석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적은 지방 공항에서만 운항을 지속하면 적자로 경영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플라이강원이 보여줬다”며 “에어로케이는 더 늦기 전에 인천으로 진출해 국제선을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도에서는 청주공항을 허브로 운항 중인 에어로케이에 대한 운항지원금 등 자금 지원을 계속해서 줄이고 있다. 또 청주시가 지원하는 △사무실 임대료 △항공기 정비료 600만원 △청주공항 시설사용료 등도 오는 3월이면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상 에어로케이가 청주공항을 고집할 이유가 사라지는 만큼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3년 에어로케이항공 국제선 공급석 및 이용객 통계
2024. 1. 17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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