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노선, 상반기 847만명 이용… 방일 외국인 30% 한국인
엔저현상 日 여행 경비 부담↓, 위스키 붐도 일부 영향
호텔스닷컴·비자 등 해외여행 조사, 日 선호 높아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출도착 기준 국제선 이용객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일본으로 나타났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도 일본 노선을 늘려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 픽사베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출도착 기준 국제선 이용객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일본으로 나타났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도 일본 노선을 늘려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올해 상반기 한일노선을 이용한 여객수가 국제선 전체 이용객의 30%를 차지했다. 3명 중 1명은 해외여행지로 일본을 선택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 항공·여행업계가 일본 노선에 집중하는 이유로 보인다. 여행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일본이 한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와 일본을 오간 여객수가 총 846만7,898명(유임+환승여객, 출도착)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기간 전체 국제선 이용객 2,950만6,492명의 28.7%에 달한다. 환승여객을 제외한 유임여객은 전체 2,644만7,037명, 한일노선 여객 821만9,134명으로 31.1%에 달한다. 이는 상반기 김포∼제주 노선 이용객 790만8,690명보다 많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외국인 관광객 집계 자료에서도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 인기는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총 1,071만2,000명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한국인이 312만8,5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외국인 방문객 10명 중 3명(29.2%)이 한국인인 셈이다. 이어 △대만(177만600명) △미국(97만2,200명) △홍콩(90만9,700명) 순이었다.

일본으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난 배경에는 ‘엔저 현상’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엔화는 100엔 기준 900원 초반을 기록 중이고, 지난 5일에는 8년 만에 800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역대급 엔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엔저 현상은 여행 경비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명품·의류·잡화 등 쇼핑을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내 시장에 불고 있는 위스키 붐도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에는 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를 채택하고 있어서 위스키 가격이 해외 시장 대비 상당히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본의 경우 위스키를 비롯한 모든 주류에 대해 용량에 비례해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를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세금 차이 때문에 일본에서 판매되는 위스키는 대부분이 우리나라 판매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여기에 엔저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위스키 가격 차이가 더 커졌다. 여행객 1인당 구매 가능한 면세 주류도 최대 2병으로 늘어나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여행 겸 위스키를 구매하러 일본으로 향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온라인여행 플랫폼 등에서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여행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일본 도쿄의 도쿄 타워. / 호텔스닷컴
온라인여행 플랫폼 등에서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여행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일본 도쿄의 도쿄 타워. / 호텔스닷컴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 관심이 높은 것은 온라인여행(OTA) 플랫폼 등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호텔스닷컴 코리아에서 2023년 6∼8월 여행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올여름 한국인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해외여행지 10곳 가운데 1∼3위 최상위권은 오사카·도쿄·후쿠오카 순으로 전부 일본 지역으로 나타났다.

비자(Visa)가 국내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에 대한 인식과 태도 변화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에 ‘일본(26.7%)’이 선정됐다. 특히 일본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확인됐으며, 올해는 지난해(20.5%)보다도 응답률이 증가했다.

부킹닷컴을 이용한 한국인들이 올여름 휴가철(7월 1일∼8월 31일) 최다 검색 해외 여행지 톱10에도 일본 지역이 4곳 선정됐다. 검색량에 다른 인기 여행지 순위는 1위가 일본 도쿄로 집계됐고, 이어서 △파리 △오사카 △다낭 △싱가포르 △방콕 △후쿠오카 △런던 △로마 △삿포로 등이다. 일본 여행 인기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 도쿄·오사카·후쿠오카·삿포로 등 일본 여행지에 대한 검색량은 전년 대비 2,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토대로 부킹닷컴은 “올여름과 하반기에도 일본여행에 대한 한국인의 선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서도 일본 노선 확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 26일부터 일본 소도시 마쓰야마, 시즈오카 노선 운항을 재개했으며, 지난달 22일과 이번달 13일에는 각각 인천∼오이타, 인천∼히로시마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제주항공은 이외에도 7월 현재 인천과 부산을 기점으로 도쿄(나리타), 오사카, 삿포로, 후쿠오카, 마쓰야마, 나고야, 오키나와, 시즈오카, 오이타, 히로시마 등 총 14개의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6월 8일부터 청주∼오사카 노선에 주 7회 운항을 시작했으며, 오는 9월 8일에는 인천∼사가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일본 사가현은 규슈 지역 북서쪽에 위치한 소도시로, 인천∼사가 노선은 티웨이항공이 단독 취항한 노선이다.

진에어는 9월 15일부터 인천∼나고야 노선을 매일 2회 운항 일정으로 신규 취항해 인천·부산을 기점으로 총 7개 도시를 잇는 일본 노선을 운항하게 됐다. 에어부산은 지난 6월 23일 인천∼삿포로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여기에 이스타항공과 에어로케이 등도 새롭게 일본 노선 신규 취항을 알리면서 하반기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일본 무비자·자유여행이 가능해진 직후에 비해 최근 일본 항공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며 “엔저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하반기에도 일본 여행을 떠나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반기에는 9월말, 10월초 황금연휴가 있는 만큼 일본을 비롯해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행자들도 일본 여행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킹닷컴이 올여름 휴가철(7월 1일∼8월 31일) 투숙 기준 전 세계 여행자들의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검색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여행지 최상위권 1∼3위에 전부 일본 지역 도쿄·교토·오사카가 이름을 올렸다. 이어 △한국 서울 △알바니아 사란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태국 방콕 △싱가포르 △오스트리아 빈 △체코 프라하 등 순으로 나타났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 지역/국가별 자료
2023. 07. 20 국토부 및 한국항공협회
일본정부관광국 방일 통계
https://www.jnto.go.jp/statistics/data/visitors-statistics/
2023. 07. 20 일본정부관광국(J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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