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초 신세계건설‧신세계영랑호리조트 간 합병 완료
신세계아이앤씨, 600억원 회사채 매입 등 그룹차원 지원

아파트브랜드 ‘빌리브‘를 보유한 신세계건설이 최근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결의했다./ 신세계건설
아파트브랜드 ‘빌리브‘를 보유한 신세계건설이 최근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결의했다./ 신세계건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이후 부동산PF 리스크 확산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건설이 항간에 나돌고 있는 PF발(發) 위기설을 해소하고자 본격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11월 중순 신세계건설은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의 흡수합병을 결정한 바 있다. 이어 최근에는 회사채 발행‧매입을 결의했다.

신세계건설은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의 흡수합병 및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총 2,600억여원 규모의 자금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신세계건설과 신세계그룹은 추가 자금 필요시 올해 안에 보유자산 매각 등 필요한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건설이 PF발 리스크 우려를 종식시키고 올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실적 부진 및 PF발 리스크 우려로 ‘유동성 위기설’ 확산  

신세계건설은 지난 2022년 별도기준 매출 1조4,324억원, 영업손실 120억원, 당기순손실 14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됐다. 

이듬해인 2023년에도 회사는 부진의 늪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 신세계건설의 2023년 1~3분기별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매출 3,522억원·영업손실 109억원·순손실 100억원 △2분기 매출 4,870억원·영업손실 309억원·순손실 245억원 △3분기 매출 3,208억원·영업손실 485억원·순손실 421억원으로 지난해 3개 분기 동안 회사의 실적은 적자행진을 밟아갔다. 덩달아 부채비율도 작년 1분기 268%, 2분기 408%, 3분기 470%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16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신세계건설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당시 한신평은 △2023년 9월말 기준 진행사업장의 분양률이 53% 수준인 점 △공사원가 상승 및 미분양사업장 손실 지속 △PF우발채무 확대 등을 등급 변경 이유로 들었다.

이와 함께 같은 해 12월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신세계그룹의 핵심계열사 이마트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이 (이마트의) 수익성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서도 신세계건설을 둘러싼 우려는 계속됐다. 지난 19일 IBK투자증권은 이마트의 2023년 4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IBK투자증권은 이같이 전망한 이유 중 하나로 신세계건설의 PF 부실화 우려에 따른 충당금 설정 가능성을 꼽았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신세계건설 PF 충당금 설정은 본업의 확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신세계건설, ‘유동성 위기설‘ 해소되나… 그룹 차원에서 유동성 지원

실적 부진, PF발 리스크 등으로 인해 회사가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자 신세계건설은 유동성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 11월 중순 신세계건설은 이사회를 열고 그룹 계열사 신세계영랑호리조트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했다. 신세계건설과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각각 본인의 보통주식을 1대2.4004789 비율로 합병할 계획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25일이며 신주 상장예정일은 내달 6일로 예정돼 있다.

2022년말 별도기준 자산‧부채 1조356억원, 7,519억원을 기록한 신세계건설의 자산‧부채는 합병 이후 각각 505억원, 231억원 증가해 단순합산 기준 총자산은 1조861억원, 총부채는 7,75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470% 수준이었던 부채비율도 350~37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건설은 내달 6일 합병이 완료되면 약 650억원 규모의 자금이 확충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 9월말 기준 신세계건설 최대주주는 지분 42.7%를 보유한 이마트다. 신세계건설이 이마트 완전자회사인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 합병을 완료하면 이마트의 보유지분은 70.46%까지 확대된다. 작년 6월말 기준 이마트 최대주주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으로 지분 18.56%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신세계건설 살리기에 나섰다. 지난 19일 신세계건설과 신세계아이앤씨는 이사회를 열고 회사채 발행·매입 안건 등을 결의하고 이날 해당 내용을 공시했다.

신세계건설이 2,000억원의 사모사채를 발행하면 금융기관이 1,400억원,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가 6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구조다.

신세계건설은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의 합병으로 마련한 자금 650억원에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충한 2,000억원까지 총 2,65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만기도래 예정인 약 2,000억원 규모의 보증채무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신세계건설 측 설명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주요 사업장의 만기 연장 역시 현재 협의 중으로 채무 상환 규모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보유자산 매각 등 여러 경로를 활용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뒤 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도 “그룹 차원에서 신세계건설의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신세계건설의 유동성 흐름을 상시 모니터링해 필요시 그룹차원의 자금 지원 등 다각적 지원안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건설의 경우 그룹이라는 뒷배경이 있어 PF리스크가 실제 현실화되더라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며 “다만 신세계건설이 실적을 예년 수준까지 회복하려면 상당 기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과거 주요 사업지인 대구 지역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함에 따라 각종 금융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부동산 경기 침체가 다시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므로 구조조정 등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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