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기술력 토대 해외시장 진출 추진… 비경쟁·고부가가치 사업 해외 수주 강화
수소, CCUS 등 미래기술 경쟁력 우위 선점… 층간소음 제로 등 고객만족도 향상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PF발 리스크가 올해 초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본격화된 이후 건설업계 내에선 일부 건설사가 다음 타자로 지목되는 등 암울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고금리‧고물가, 건자재가격 급등, 수요층의 구매심리 위축, 중동 및 러-우 전쟁 장기화 등 불안한 대내외 여건으로 인해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시사위크>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올 한해 위기극복을 위해 채택한 전략과 중점 강화 분야는 무엇인지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현대건설이 올 한해를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건설 리더’ 도약의 해로 삼았다. /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올 한해를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건설 리더’ 도약의 해로 삼았다. / 현대건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현대건설의 올해 경영방침은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건설 리더’다. 신년 초 현대건설은 ‘기본에 충실한 혁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 ‘현대 DNA 발전적 계승’ 등을 수행하면서 글로벌 건설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공언했다.

먼저 근로자 중심의 자발적인 안전문화 확산 및 EPC(설계‧조달‧시공) 기본 역량 강화 등을 통해 ‘기본에 충실한 혁신’을 추구하고 수소‧CCUS(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 등 탄소중립 원천기술 확보 등에 나서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한다. 동시에 열정적‧창의적 인재를 확보하고 이들에게 글로벌 건설 리더로서 자긍심을 부여해 ‘현대 DNA를 발전적 계승’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뒷받침하고자 현대건설은 △핵심상품 중심의 해외사업 지속 확대 △에너지사업 밸류체인 확대 △지속가능·융복합 기술혁신으로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 등을 3대 중점사항으로 선정해 올 한 해 이를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

◇ 원전‧플랜트 등 핵심상품 중심 해외사업 지속 확대 

현대건설은 그간 쌓아올린 원전 기술 및 사업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신한울 3·4호기 건설사업 수주에 이어 UAE 바라카 원전,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 제거 설비사업 수주, 폴란드 원자력연구원과의 파트너십 체결 등 대형 원전 분야 노하우를 축적한 현대건설은 올해 EU 시장 내 대형 원전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더불어 대형원전 외에도 SMR(소형모듈원전), 원전해체, 사용 후 핵연료시설 등 원자력 전 생애주기에 걸친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홀텍사와 협력해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 SMR 최초 호기 설계에 착수하고 15개 이상 국가에 공동진출을 추진한다. 또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지사를 설립해 동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한다.

비경쟁·고부가가치 사업 해외 수주도 점차 확대한다. 이미 현대건설은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사가 추진하는 메가 프로젝트를 연달아 수주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샤힌 프로젝트 건설에 본격 착수함과 동시에 사우디 최대 규모 석유화학 생산시설인 아미랄 프로젝트, 초대형 가스플랜트 증설공사인 자푸라 2단계 프로젝트 등 수주했다. 이밖에 사우디 네옴터널 및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기존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이러한 독보적 시공 역량과 사우디 아람코와의 독점적 협력사 지위 등을 적극 활용해 올해에는 가격 경쟁 중심의 입찰이 아닌 비경쟁 수주 계약 수주에 집중하고 LNG 등 고부가가치 사업의 진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 SMR‧전력중개거래 등 에너지사업 밸류체인(공급망) 확대 

현대건설은 올해 신재생에너지 EPC에서 사업개발 및 운영·판매로 발전사업 업역 확장에도 나선다.

대표적으로 제주한림해상풍력 발전단지의 경우 사업발굴부터 금융‧설계‧시공‧운영 등 프로젝트 전반을 도맡아 에너지 전문기업으로서의 사업역량을 제고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체결한 미국 태양광 발전사업 및 국내 해상풍력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올해에는 에너지 사업 다각화함과 동시에 업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플랫폼 기반의 신재생에너지 전력중개거래 사업도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현대건설은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 및 소규모전력중개사업’을 정관에 반영하고 전문조직을 신설하는 등 전력중개거래 분야 에너지 신사업 추진 박차를 가했다. 현재 민간의 ‘직접PPA(전기사용자가 발전사업자에게 직접 전력 구매)’를 포함한 전력거래 자동화 플랫폼을 구현 중이며 올해에는 더 나아가 IT 기반의 에너지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전력거래협약뿐만 아니라 재활용에너지 전환 모델 구축, 에너지 절감기술 도입 등을 추구해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국내 기업의 RE100 달성 및 친환경 경영행보에 적극 발맞출 예정이다.

◇ 지속가능·융복합 기술혁신 통해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

이외에도 현대건설은 수소, CCUS 등 미래기술 경쟁력을 우위에서 선점하고 시장을 견인하는 전략을 올해 시행한다. 국내 최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기본설계 및 제주 12.5MW(메가와트) 그린수소 생산 실증 개념설계 등의 과정에서 확보한 수소 플랜트 설계역량을 향후 시공 및 운영 분야에 적용해 경쟁사 대비 우위 선점에 나선다.

또한 CCUS 전 밸류체인에 걸쳐 원천기술역량을 강화해 국내외 CCUS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대 이산화탄소 저장탱크로 거듭날 동해가스전 활용 CCS 실증사업 사전 기본설계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산화탄소 저장 외에도 보령 청정수소사업, 파푸아뉴기니 LNG 다운스트림 등 천연가스 플랜트 기본설계 및 EPC를 수행 중이며 관련 사업‧연구를 토대로 기술역량을 더욱 고도화할 방침이다.

올해 현대건설은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미래 건강주택, 세대 간 소음 제어 통합 솔루션 확대 등 고객 만족 향상을 위한 정책도 펼쳐나갈 계획이다.

능동적인 주거공간으로서 미래형 건강주택을 구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그간 축적한 주거공간 건설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유수기업과의 기술융합, 실증시설을 통한 연구개발로 본격적인 상품화를 시도한다.

더불어 층간소음 연구‧실증시설 ‘H 사일런트 랩’을 본격 가동하고 국내 건설사 최초로 현장 적용 가능한 층간소음 저감 1등급 기술을 확보하는 등 ‘층간소음 제로’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키로 했다. 현대건설은 그간 연구개발을 통해 바닥시스템, 평면‧구조, 저주파 제어기술, 소음감지 알고리즘 등을 통합한 ‘H 사일런트 솔루션 패키지’를 구축한 상황이다. 이들 각각의 기술을 고도화·상용화해 올해 최상의 주거가치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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