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3대 거점에 미국 뉴저지, 나이지리아,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설정
국내 주택사업 부문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 통해 올해 1만9,000호 공급 예정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PF발 리스크가 올해 초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본격화된 이후 건설업계 내에선 일부 건설사가 다음 타자로 지목되는 등 암울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고금리‧고물가, 건자재가격 급등, 수요층의 구매심리 위축, 중동 및 러-우 전쟁 장기화 등 불안한 대내외 여건으로 인해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시사위크>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올 한 해 위기극복을 위해 채택한 전략과 중점 강화 분야는 무엇인지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대우건설이 올해  ‘글로벌 건설 디벨로퍼’로의 전환에 나서기로 했다. /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올해  ‘글로벌 건설 디벨로퍼’로의 전환에 나서기로 했다. / 대우건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 3위까지 오른 대우건설은 ‘글로벌 건설 디벨로퍼(부동산 개발 총괄‧운영‧관리)’로의 전환을 올해 경영전략으로 삼았다.

또한 대우건설은 내실경영을 추진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올해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23년 대우건설은 매출은 11조6,478억원, 영업이익 6,62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2.8% 감소하면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구체적으로 대우건설은 올해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확대함과 동시에 해외 거점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사업 넓혀 2024년 매출‧수주 목표치를 초과한다는 전략이다.

◇ ‘글로벌 건설 디벨로퍼’로의 전환 채비 본격화

올해 1월 초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단순 시공만으로는 이윤 확보 및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해외시장에서도 시행·시공을 병행하는 디벨로퍼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이미 지난해부터 ‘글로벌 건설 디벨로퍼’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정원주 회장은 작년 10여개 국가를 방문해 시장 점검과 현지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고 회사는 △미국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북미지역 △나이지리아 중심의 아프리카지역 △싱가포르‧인도네시아 중심 동남아시아 지역 등을 해외사업 3대 거점 축으로 삼았다.

또 작년 11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사업단장 직급을 기존 상무에서 전무급으로 격상한데 이어 전략기획본부 산하의 해외사업단을 CEO 직속 편제로 조정해 ‘글로벌 디벨로퍼’ 도약 및 현지화 정책에 박차를 가했다.

올해 1월말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회사의 아프리카 지역사업 거점 국가인 나이지리아 국영석유공사 멜레 콜로 키야리 그룹 총괄 CEO와 만나 다수의 가스 플랜트 사업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나이지리아에서 NLNG Train 7호기 사업을 포함해 와리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Warri Refinery Quick Fix PJ),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Kaduna Refinery Quick Fix PJ) 등 굵직한 건설사업을 수행 중이다.

또 북미 지역의 경우 지난해 4월말 정원주 회장이 캐나다를 직접 방문해 현지 대형 시행사인 미즈라히 디벨롭먼트의 샘 미즈라히 사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캐나다 토론토 광역개발 참여 방안 등을 협의했다. 이어 미국으로 이동한 정원주 회장은 텍사스주 캐럴턴시와 부동산 개발 관련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뉴저주와는 주거개발사업에 대한 LOI(투자의향서)를 맺었다. 대우건설은 이르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북미 지역 개발사업 관련 투자활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동남아 시장 확대를 위한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K-신도시 수출 1호로 불리는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을 수 년째 순조롭게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작년 12월말에는 베트남 푸꾸옥에 관광 랜드마크 ‘아이스정글’을 개관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1월 정원주 회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10대 부동산 디벨로퍼인 찌뿌트라(Ciputra)사의 부디아사 사스트라위나타 CEO와 인도네시아·싱가포르에서 역시 부동산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시나라마스(Sinaramas)사의 묵따르 위자야 CEO를 차례로 면담해 스마트시티,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인프라사업 참여의사를 전달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건설 디벨로퍼’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를 만들어 대한민국이 글로벌 건설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업다각화 및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 강화

이밖에 대우건설은 올해 국내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는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에 집중하고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진출을 통한 사업다각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대우건설은 ‘부산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탕정 푸르지오 리버파크’ 등 총 1만5,540호를 공급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군포 푸르지오 그랑블’ 등을 시작으로 2~4분기 도안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산성역 헤리스톤’, ‘부산 안락 1구역 재건축사업’ 등 모두 1만9,584호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000호 늘어난 공급량이다.

즉 서울·수도권을 포함해 각 지역 대도심지 등 수익성 위주 주택사업 선별 수주에 집중해 지난해 부진했던 영업실적 회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우건설은 풍력 발전 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도 확대키로 했다. 작년 10월 대우건설은 친환경·신재생에너지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SK에코플랜트와 ‘해상풍력 발전사업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양사는 해상풍력 발전사업 개발 및 EPC(설계·조달·시공)에 공동 참여하고 정기적으로 운영협의체를 개최해 구체적인 협업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토목사업본부 내 풍력사업TFT를 신설해 풍력발전 분야 역량을 강화 중인 대우건설은 올해 1월말에는 중국국영기업 CCCC Tianjin Dredging China와 해상풍력 주기기 설치 전용선박(WTIV) ‘강항핑 5호’의 국내독점사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강항핑 5호’를 12MW(메가와트) 이상급 해상풍력 터빈 설치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그간 국내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1만3,000톤급 WTIV는 12MW 이상 대용량 해상풍력 터빈 설치가 불가능했다.

대우건설은 국내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시작으로 영월 풍력발전단지 등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성공리에 수행한 경력이 있다.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선정한 대우건설은 현재 인천 굴업도 해상풍력발전을 비롯한 다수의 육·해상풍력발전사업에 참여 중이다.

한편 대우건설은 올해 신규수주 및 매출 목표치를 작년에 비해 다소 낮게 잡았다. 올해 신규수주 목표치는 작년 대비 약 1,700억원 적은 11조5,000억원을, 매출 목표치는 같은 시기 1조2,000억원 가량 적은 10조4,000억원으로 각각 설정했다. 이는 PF발 리스크 현실화,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급증, 고물가·고금리 기조,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러-우 및 이-팔 전쟁 등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보수적 차원에서 설정한 목표치다.

더불어 대우건설은 연내 △핵심역량 강화를 통한 수익성제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도전 지속 △업무 방식 변화 및 경영시스템 개선 △철전한 안전‧품질 관리 등 4가지 방안을 구축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내실경영을 통한 내부 시스템 개선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미래 먹거리 확보,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이를 토대로 불확실한 건설경영환경을 극복해 중장기 성장기반을 마련하겠다”면서 “또한 보다 철저한 안전‧품질 관리로 건설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 회복에 앞장서 국내를 넘어선 글로벌 건설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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