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은 지난 7일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본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 대구은행
대구은행은 지난 7일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본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 대구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예비인가 절차를 생략하고 본인가 신청을 완료한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전국구 은행’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주목된다. 

◇ 예비인가 없이 본인가 직행… 시중은행 전환 초읽기

대구은행은 지난 7일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본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시 인가방식 및 절차’에 대한 발표를 한 지 일주일 만이다. 

금융위 발표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규’가 아닌, 기존 ‘인가 내용 변경’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 인적·물적설비 등을 갖추고 은행업을 영위 중인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하는 경우엔 예비인가 없이 곧바로 본인가를 신청할 수 있게 했다. 금융사고와 관련해 검사·조사가 진행 중인 지방은행의 경우 ‘주주’가 아닌 ‘은행 또는 임직원의 위법행위’와 관련된 문제라면 제재 확정 전이라도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부터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추진해왔으나 임직원의 불법계좌개설 적발 건으로 인해 ‘제재 리스크’를 품고 있었다. 이에 그동안 인가 신청 작업이 지연됐으나 당국이 인가 신청의 길을 열어줌에 따라 작업에 다시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인가에 필요한 최소자본금 요건(1,000억원)과 지배구조 요건(산업자본 보유 한도 4%·동일인 은행 보유 한도 10%)을 충족하고 있다. 내부통제 이슈가 우려 요인으로 남아있지만 당국이 은행권 과점체제 해소 차원에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해온 만큼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한, 인가를 내줄 가능성을 높다고 점쳐진다.

대구은행은 향후 금융당국의 심사를 거쳐 본인가를 받을 경우,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최초의 지방은행’이자,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의 새로운 시중은행’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시중은행 전환 시, 대구은행은 전국구 영업이 가능해진다. 사업 확장 발판을 확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조달 경쟁력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대구은행이 기존 시중은행과의 맞대결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보일 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전국적 영업망을 바탕으로 굳건한 시장 입지를 구축해왔다. 대구은행은 기존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자산 격차가 큰 데다 영업망도 대구‧경북지역에 집중돼 있어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기엔 한계가 우려가 적지 않다. 

아울러 전국구 영업 전략과 함께, 기존 지역 고객의 이탈을 막아야 하는 숙제도 품고 있다. 영업망 확장 과정에서 투입되는 비용 부담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 5대 시중은행과 맞대결… 경쟁력 강화 숙제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후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뉴 하이브리드 뱅크’란 디지털 접근성 및 비용 효율성과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춘 새로운 은행의 모습을 의미한다.

대구은행은 57년간 축적해 온 사업 노하우를 활용해 ‘중소기업과 중·저신용자’에 대한 은행업권의 경쟁을 촉진하고, 전국 금융소비자에게 보다 낮은 비용(금리)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실질적인 경쟁 효과를 체감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은 전국단위 시중은행으로 고객에게 새롭게 각인되기 위해 사명을 ‘iM뱅크’로 변경할 예정이다. 다만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iM뱅크와 함께 ‘대구은행’ 상표를 병기해 기존 역사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점포망의 경우 전국 모든 행정구역에 거점점포를 신설하되, 찾아가는 아웃바운드 영업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금융상품 제조-판매 분리 환경의 이점을 활용한 플랫폼사와의 개방적인 제휴, iM뱅크 등 디지털 앱 및 IT시스템의 전면 고도화 등을 통해 고객 친화적이면서 생산적인 채널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3,639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민생금융 관련 비용인식과 취약자산에 대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전국구 은행으로 거듭나며 성장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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