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솜이 ‘LTNS’로 시청자 앞에 섰다. / 티빙
배우 이솜이 ‘LTNS’로 시청자 앞에 섰다. / 티빙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이솜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로 시청자 앞에 섰다. 최근 캐릭터성이 짙은 인물을 주로 소화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던 그는 ‘LTNS’를 통해 현실에 발을 딛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소시민의 얼굴을 그려내며 한층 깊어진 연기 내공을 입증한다. 

이솜이 활약한 ‘LTNS’는 짠한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 우진(이솜 분)과 사무엘(안재홍 분)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다. 영화 ‘소공녀’ 전고운 감독과 ‘윤희에게’ 임대형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지난달 19일 첫 공개된 뒤 3일 만에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3위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극 중 이솜은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속은 따뜻한, 사나운 아내 우진으로 분해 특유의 당차고 솔직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매료했다. 특히 삭막한 현실에 지친 인물의 고충부터 관계를 주도하는 거침없는 대사, 폭발하는 감정 열연까지 막힘없이 소화하며 극을 이끌어 호평을 얻고 있다.  

이솜은 최근 <시사위크>와 만나 ‘소공녀’ 이후 전고운 감독, 안재홍과 다시 호흡을 맞춘 소감부터 ‘LTNS’를 택한 이유와 캐릭터 구축 과정, 촬영 비하인드 등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한층 성장한 연기력을 보여준 그는 “나도 몰랐던 얼굴을 발견했다”면서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작품을 택한 이유는. 

“코미디라는 점이 가장 끌렸다. 시나리오 첫 페이지부터 재밌었다. 대사가 찰지고 독특하면서도 현실에서 쓸 것만 같아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아무런 고민 없이 그냥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 임대형, 전고운 두 감독님을 워낙 신뢰하기 때문에 두 분이 직접 쓴 글이라 믿을 수 있었다.”

-최근 보여준 캐릭터 중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었다. 어떻게 접근했나.

“현시대의 이야기를 풍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연기를 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감독님들도 그걸 원했다. 특히 우진을 ‘현대인의 초상’이라고 생각했다. 옆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함, 편히 볼 수 있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원래 순두부 같았지만 삶에 치여 독해진 거야’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 대사가 캐릭터를 쌓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현실적인 캐릭터를 빚어낸 이솜. / 티빙
현실적인 캐릭터를 빚어낸 이솜. / 티빙

-현실적인 캐릭터 표현을 위해 가장 신경 쓴 지점은 무엇인가.

“집에 있을 때와 사회생활을 하는 비즈니스적 얼굴을 나눴다. 말투도 우진이 자극적인 단어도 많이 쓰고 공격적이고 솔직한 성격인데 호텔에서 일할 때는 비즈니스적인 말투를 쓰려고 구분했다. 그런 지점을 조금 더 과장되게 하면 코미디 장르물에도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 부부생활을 현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주변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 기혼자인 전고운 감독님에게도 물어보면서 채워나갔다.”

-임대형, 전고운 두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글 작업부터 촬영까지 감독님 두 분이 같이해서 굉장히 신선했다. 현장에서 연출을 어떻게 나눠할지 궁금했는데 현장에 항상 두 분이 계셨다. 그날그날 반장이 있었고 반장님만 디렉팅을 할 수 있었다. 다른 감독님은 놓칠 수 있는 것들을 계속 체크하면서 항상 같이 계셨다. 감독님이 두 분이었지만 목표는 하나였기 때문에 연결된 느낌이 굉장히 강했다. 또 전고운 감독님과는 두 번째 작업이었는데 워낙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작품을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감독님도 나라는 사람이 어떤 성향인지 잘 알아서 초반부터 수월하게, 시행착오 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

-‘소공녀’ 이후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다 다시 전고운 감독과 만났다. 변화를 느낀 지점이 있나. 

“‘소공녀’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인데 배우들은 감독보다 여러 캐릭터와 다양한 현장을 만나잖나. 나도 그사이 많은 캐릭터를 만나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때와 조금 다른,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다른 작품을 하고 다른 현장을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지 않나 싶다.”   

-수위가 센 대사와 장면도 많았다. 어려움은 없었나.

“사실 욕을 잘 못한다. 화도 잘 안 내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을 통해 욕을 잘하게 됐다. 화도 잘 내게 됐다. 찰진 욕을 하고 싶어서 연습을 많이 했다. 화가 섞인 욕을 하면 더 찰져지더라.(웃음) 감독님이 초반에는 욕을 어린애같이 한다고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욕을 너무 잘한다며 상처받았다고 말해줬다. 과감하게 내뱉었다. 하하. 자극적인 단어를 쓰고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들이 오히려 재밌게 다가왔다. 해보지 못한 것이라 수위가 센 단어를 내뱉는 게 재밌게 느껴졌다. 싸우는 신들도 그렇고 대사가 입에 착착 붙었다. 특히 후반부에 우진이라는 캐릭터가 더 제대로 보인다고 생각했다. 공격적이고 거침없이 변하면서 행동으로 움직이는데 그게 너무 재밌었다. 놀았다고 표현해야 할까. 마음껏 놀면서 뛰어다닌 것 같다.”

이솜이 수위가 센 대사와 장면을 소화한 소감을 전했다. / 티빙
이솜이 수위가 센 대사와 장면을 소화한 소감을 전했다. / 티빙

-이 작품이 실제 결혼관에 영향을 주기도 했나. 

“작품을 하기 전에도 결혼이라는 게 어렵게만 느껴지고 혼란스럽고 궁금했는데 드라마를 통해 부부의 풋풋하고 좋았던 시절부터 권태롭고 관계에 소활해진 현재, 또 엔딩도 그리다 보니 결혼에 대해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연애와는 다르구나. 조금 더 신중해져야겠다.(웃음)”

-배우 개인의 만족도도 궁금하다. 스스로 발견한 새로운 얼굴도 있었나. 

“만족한다. 많이 내려놓고 사리지 않고 했다. 자극적인 대사도 많고 스킨십도 많았는데 최대한 사리지 않고 해야 이 캐릭터가 더 살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연기하는 게 또 이 시리즈에 맞을 것 같았다. 배우로서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순간이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써도 되나 싶긴 했다.(웃음) 그래서 감독님들에게 물어봤는데 더 썼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개인적으로 5부와 6부 속 우진의 얼굴을 좋아하는데 정말 미쳤을 때, 눈이 돈 얼굴이 잘 담긴 것 같다. 의도한 것보다는 ‘나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기 때문에 나 역시 완성본을 보고 내가 몰랐던 얼굴을 발견하고 보는 맛이 있었다. 정말 사리지 않고 했구나.(웃음) 얼굴을 불태웠다. ‘LTNS’는 애정 하는 작품 중 하나가 될 거다. 그것도 상위권에. 치열하게 할 수 있었고 뛰어놀 수 있었던 작품이다.”

-아직 ‘LTNS’를 보지 않은 시청자들에게 시청 포인트를 전한다면. 

“굉장히 신선할 거다. 연출적인 부분이나 드라마적인 부분이나 신선한 지점이 많기 때문에 좋아해 주지 않을까 싶다. 특히 5~6부를 보면 확 느껴질 것 같은데 두 감독님의 연출력이 아주 돋보이는 작품이다. 배우들이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 두 분이 계속해서 끄집어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감독님들이 아니었다면 이토록 아주 영화로운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두 감독님의 연출력이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입소문을 더 타지 않을까 싶다. 오래오래 잘 버텨줘, 우진아. 하하”

-지난해 쉼 없는 행보를 이어왔다. 올해 계획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성격상 그렇게 오래 고민할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겨보고 싶다.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 몸도 마음도 끌어올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야 더 좋은 작품을 깨어있는 상태로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휴식보다는 나에 대해 공부하고 찾는 시간을 갖게 될 것 같다.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대본도 신중하게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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