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데뷔작 ‘파묘’(감독 장재현)로 또 한 번 존재감을 입증한 이도현. / 쇼박스
스크린 데뷔작 ‘파묘’(감독 장재현)로 또 한 번 존재감을 입증한 이도현. / 쇼박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군백기’(군 입대로 인한 공백기)란 없다. 배우 이도현이 스크린 데뷔작 ‘파묘’(감독 장재현)로 관객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또 하나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한 그는 “‘기본만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파묘’ 그리고 봉길과 함께 한 순간을 떠올렸다.  

지난해 8월 입대해 군 복무 중인 이도현은 영화 ‘파묘’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로,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섹션에 공식 초청돼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22일 국내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를 점령하며 압도적인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극 중 이도현은 야구를 하다 신병에 걸려 그만두게 된 봉길을 연기했다. 봉길은 경문을 외는 무당으로, 신병에서 자신을 구해준 무당 화림(김고은 분)과 함께 다니는 신예 무속인이다. 이도현은 첫 스크린 도전에서 안정적인 연기력과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내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화림 역의 김고은과 매력적인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완성하며 영화의 재미를 더욱 배가했다는 평이다. 

연출을 맡은 장재현 감독 역시 “봉길과 싱크로율 100%”라며 “현대적인 외모와 카리스마가 봉길과 잘 맞아떨어져 좋은 시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또 굉장히 어려운 장면을 순수하게 배우의 기술로 완성하는 엄청난 능력을 가졌다”고 봉길 그 자체였던 이도현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이도현이 신예 무당 봉길 역으로 관객을 매료하고 있다. / 쇼박스
이도현이 신예 무당 봉길 역으로 관객을 매료하고 있다. / 쇼박스

이도현은 6일 배급사 쇼박스가 공개한 일문일답을 통해 스크린 데뷔 소감부터 캐릭터 구축 과정, 촬영 비하인드 등 ‘파묘’와 함께 한 순간을 돌아보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해당 일문일답은 이도현이 입대 전 촬영한 메이킹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됐다. 

-스크린 데뷔 소감은. 

“기회가 되면 영화를 꼭 하고 싶었는데 신기하다. 항상 TV에 내가 어떻게 비춰질까 상상하면서 연기를 해왔기 때문에 거대한 스크린에 내 모습이 어떻게 비칠까 너무 궁금하다. ‘파묘’를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선배님들께서 ‘큰 스크린에서 상영될 작품이기 때문에 그걸 생각하면서 연기를 해야 한다’고 말씀주신 적이 있다. 어떻게 보면 나에게도 매우 큰 도전이었고 경험을 안 해봤기 때문에 조금은 무섭기도 했다. 그렇지만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 주셔서 그런 겁이 상쇄됐다.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하고 (작품이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하다.” 

-봉길은 어떤 인물인가.

“경문을 외는 신예 무속인이다. 봉길과 화림은 멀리서 봤을 때 굉장히 불량해 보이고 조금은 거부감이 느껴지는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가장 인간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돈만 좇아가는 인물이 아니라 책임감이 굉장히 강한 인물이라고 해석하고 연기했다. 그만큼 화림 선생님을 최측근에서 챙기며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맡아서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동안 보여준 캐릭터들과는 정반대의 캐릭터였다.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화림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빙의 되는 장면과 굿을 하는 장면을 위해, 도움 주신 선생님들과 김고은 선배님과 함께 열심히 준비했다. 처음으로 일본어 대사를 하고 불경을 외우는 등 난이도가 있는 연기를 하기도 했다. ‘파묘’ 속 모든 장면이 나에게는 어려운 도전이었다. 그렇지만 감독님, 선배님들의 조언과 진두지휘 하에 준비한 것들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

-외적으로도 새로운 변신을 보여줬다. 

“너무 좋았다. ‘나한테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 주었던 분장과 모습이었다. 처음부터 감독님께서 ‘봉길의 첫인상이 셌으면 좋겠다. 괜찮다면 머리도 가발을 써서 묶거나 풀고, 문신이 몸을 딱 감싸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먼저 주셨고 나 역시 ‘이런 걸 또 언제 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흔쾌히 승낙했다. 분장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외적인 요소들이 첫인상에서 주는 힘이 크다고 생각했고 그런 부분을 감독님께서도 말씀해 주셔서 ‘겁나 힙한’ 봉길이 완성된 것 같다.”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이도현(왼쪽)과 김고은. / 쇼박스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이도현(왼쪽)과 김고은. / 쇼박스

-장재현 감독과 처음 작업했는데 어땠나. 

“장재현 감독님은 수줍음이 많으시다. 그런데 할 말씀은 꼭 하신다. 감독님께서는 생각한 그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정확한 디렉팅을 해주신다. 배우로서도 흔들리지 않고 ‘아, 이 방향이구나’ 라는 걸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잘못 가고 있는 길을 바로잡아 주는 디렉팅이나 화술, 소통 방식이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았다. ‘작품은 같이 만들어 가는 작업’이라는 걸 다시 한 번 크게 느꼈다. 스크린 데뷔작이 ‘파묘’라는 게 굉장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스스로의 결과는 잘 모르겠지만 과정만큼은 너무 완벽했다.”

-최민식‧유해진‧김고은 등 선배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함께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

“‘기본만 하자.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 주실 테니, 잘 따라가자. 피해는 끼치지 말자’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그리고 정말 기쁘고 신났다. 꼭 한번 함께 연기 해보고 싶었던 선배님들이라, 호흡을 맞추는 것을 넘어 만나 이야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다.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었다.”

-극 후반부 빙의 연기를 펼쳤는데, 준비하는 과정이나 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감독님의 전작에서 힌트를 얻고자 했다. ‘검은 사제들’에서 박소담 선배님이 빙의 되는 장면을 연기하셨는데 그 장면을 많이 돌려보면서 연구했다. 실제 무속인 선생님들이 빙의가 되어 말투부터 확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한순간이라도 봉길의 말투가 나오면 안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또한 일본어가 어색하면 안 되기에 집에서 혼자 계속 일본어 대사를 달달 외우는 등 많은 준비를 했다.” 

-끝으로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파묘’는 감독님과 선배님들, 그리고 많은 스태프들이 추위와 더위를 겪으면서 촬영한 작품이다. 정말 재밌게 촬영했다. 보시면 후회 없는 작품이 될 테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입소문도 많이 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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