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실력 있지만 허세 가득한 사회부 기자 임상진(손석구 분)은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취재하지만 오보로 판명되며 정직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제보자가 찾아오고 자신을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 일명 ‘팀알렙’의 멤버라고 소개한다. 제보자는 돈만 주면 진실도 거짓으로, 거짓도 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일까.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비범하고도 독특한 각본과 연출로 주목을 받은 안국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손석구·김성철·김동휘·홍경이 출연했다.

영화는 온라인 여론 조작이라는 현실과 맞닿아 있는 소재를 바탕으로 신선한 스토리를 완성한다. 익숙하지만 그 누구도 눈으로 확인한 적 없는 ‘댓글부대’의 실체를 흥미로우면서도 그럴듯하게 그려내 공감과 재미를 안긴다.

특히 영화 속 사건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진실과 거짓의 모호한 경계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데, 긴장감을 이어가면서도 허를 찌르는 블랙코미디로 분위기를 환기하며 관객을 극으로 끌어당긴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빚어낸 배우들. (위 왼쪽) 손석구와 (아래 왼쪽사진 왼쪽부터)홍경·김성철·김동휘.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매력적인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빚어낸 배우들. (위 왼쪽) 손석구와 (아래 왼쪽사진 왼쪽부터)홍경·김성철·김동휘.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감각적인 연출과 스타일리시한 미장센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인터넷 화면 창과 SNS, 각종 ‘밈’ 등을 빠른 속도감과 리듬감으로 스크린에 펼쳐낸 편집, 신문사와 다방, ‘팀알렛’의 아지트 등 개성 넘치는 다양한 공간이 이 영화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완성하며 몰입을 돕는다. 음악도 흠잡을 데 없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그들이 펼치는 팽팽한 대결도 재미 포인트다. 정의감 넘치는 기자는 아니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인간적이고 현실과 가까운 임상진부터 빠른 두뇌 회전으로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실질적 리더 ‘찡뻤킹’, 댓글부대의 실체를 제보하는 인물이자 스토리를 짜는 익명의 작가 ‘찻탓캇’, 온라인 여론 조작의 위력을 체감하고 점점 더 빠져드는 키보드 워리어 ‘팹틱’까지 진한 개성을 갖춘 캐릭터들이 매력적인 ‘케미스트리’를 완성하며 재미를 더한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손석구를 필두로, 김성철(‘찡뻤킹’ 역)·김동휘(‘찻탓캇’ 역)·홍경(‘팹틱’ 역)이 탄탄한 연기력과 탁월한 소화력으로 각자의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빚어내며 신선하면서도 강렬한 연기 앙상블을 완성한다. 김준한과 이선희도 분량을 뛰어넘는 존재감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다만 허무한 결말은 아쉽다. 진실의 끝엔 무엇이 있을지 호기심을 동력 삼아 힘 있게 나아가던 이야기는 중반 이후부터 힘을 잃더니 결말에 다다라 완전히 맥이 풀리고 만다.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열린 결말로 끝나는 탓에 찝찝함이 남기도 한다. 굉장히 중요한 챕터가 빠진 듯하다.

연출을 맡은 안국진 감독은 “‘댓글부대’는 재밌는 음모론으로 가득한 인터넷 게시물 같은 영화”라며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인터넷 세상에서 계속 한 번씩 찾아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러닝타임 109분, 오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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