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이 '김건희 리스크'를 언급하며 총선을 앞두고 낮은 자세를 유지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행보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인 위원장이 4·10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를 찾아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이 '김건희 리스크'를 언급하며 총선을 앞두고 낮은 자세를 유지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행보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인 위원장이 4·10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를 찾아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국민의힘의 4‧10 총선 판세가 열세로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투입된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의 발언이 논란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만을 앞세운 ‘원톱 체제’의 한계를 보완해 ‘투톱’ 스피커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됐으나, 최근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지도부의 행보와 맞지 않는 발언들을 이어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인 위원장은 29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마피아도 부인은 안 건드린다”며 “(민주당이)다 지나간 일 가지고 또 얘기하고 얘기한다”고 했다.

이런 인 위원장의 발언은 총선 직전 ‘용산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언급을 자제해왔던 국민의힘 지도부의 입장과 어긋난 부분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군포 지원 유세에서 “국민의힘은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 정말 노력하는 정당”이라며 “최근에 있었던 여러 사태에서 여러분들께서 불편해하시면 어떻게든 맞춰드리고 변화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 알고 계시냐”고 말했다.

이어 “저는 평생 누구 눈치 안 보고 살았다. 그런데 저는 100일 동안 정말 한 사람의 눈치를 너무 보고 있다”며 “바로 여러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총선을 앞두고 낮은 자세를 유지한 것이다. 

장동혁 사무총장 역시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여당으로서 국민께 부족한 점도 많았다”며 “대통령실에 국민의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인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여권 내부에선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명품백 수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으로 부정적 여론이 높은 김 여사를 옹호하는 것이 자칫 민심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국민의힘 수도권 후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그분(김건희 여사)을 옹호하든 비판하든 결국은 안 해도 될 발언을 하셔서 (수도권 후보들에서) 부정적 여론이 많다”며 “인 위원장은 수도권 민심을 직접적으로 만나는 지역구 후보가 아니라 비례대표 후보가 아니냐”고 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실 관계자도 “(정치) 초보한테 너무 큰 역할을 맡기신 게 아닌가”라며 “한 위원장 같은 경우는 사실 법무부 장관 시절 기자들을 만나 브리핑을 하는 등의 훈련을 받았다. 한 위원장과 달리 인 위원장은 반감을 살 수 있는 ‘날 것’들을 얘기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지난 27일 ‘용산발 리스크’의 뇌관인 이종섭 전 호주대사의 출국 논란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에서는 큰 이슈지만 사실 외국에서는 이슈도 안 된다”고 두둔했다. 이 전 대사의 조기 귀국 필요성을 강조한 한 위원장이나, 그의 사퇴를 언급한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입장이다. 

한편 인 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전날(28일)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발언해 막말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저도 실수 잘한다. 우리가 사석에서는 욕도 나오고 그런다”고 말했다. 또 “한 위원장께서 지금 많이 지치셨다. 전라도 말로 ‘짠해 죽겠다’”라고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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