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재벌가를 포함해 상당수 재계 인사들이 강원도 평창의 '노른자위 땅'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투기'성 매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8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토재재산을 조사한 결과 롯데, GS 등 대기업 총수 일가족 등이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와 횡계리 일대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관령면 용산리와 횡계리는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리조트가 위치한 곳으로,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시작된 2000년 이후 땅투기 바람이 불어 정부와 강원도가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재벌닷컴 조사결과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일가족이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알펜시아리조트 인근의 용산리 소재 '알짜배기 땅'을 2005년과 2006년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사장이 2006년 임야 6,248㎡을, 신 사장의 장녀인 장선윤 블리스 사장과 장남 장재영 씨가 임야와 전답 8,560㎡을 매입해 이들 가족이 매입한 땅은 총 1만4,808㎡였다.
 
토지 개별 공시지가에 의하면 신 사장 일가족이 땅을 매입한 당시 ㎡당 2,500원~3,000원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만3,000원대로 올랐다. 5년여만에 10배 가량 급등한 것이다.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일가도 알펜시아리조트 인근에 땅을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동 GS칼텍스 전무는 2005년과 2009년에 알펜시아리조트 인근의 용산리 소재 임야와 전답을 대거 사들였다.
 
재벌닷컴은 "조사 결과, 허 전무는 중견기업인 한미석유 박신광 회장의 아들 박재형 씨와 공동으로 전답 4만8,200㎡, 임야 2만3,500㎡, 대지 340㎡ 등 7만2,000여㎡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허 전무와 박재형 씨가 매입한 땅은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이후 리조트 등 숙박시설 건설이 한창인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알펜시아리조트로 연결되는 국도변에 인접한 알짜배기 땅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벌가 외에도 상당수 상장사 대주주 일가족도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시작된 이후 횡계리와 용산리의 땅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희선 농우그룹 회장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농우바이오가 업무용 목적으로 매입한 횡계리 일대 토지 중 1만400㎡ 가량을 2002년을 전후해 본인 명의로 분할 혹은 매매 형식으로 매입했다.
 
농우바이오는 당시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업무용지 부적합 판정에 따라 유형자산을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으나 실제 거래상대방이회사의 특수관계인인 고 회장이어서 눈길을 모았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오테그닉스의 성규동 대표는 2005년부터 최근까지 본인 및 부인 명의로 용산리에 3,300여㎡ 가량의 토지를 매입했다.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지용 씨도 2002년에 횡계리 소재 전답 7,000여㎡를 본인 명의로 매입했다.
 
중견기업인 금강공업 전장열 회장은 부인 명의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용산리 일대 토지 2만5,600㎡ 가량을 사들인 뒤 수개월만에 20대 초반 나이의 두 아들에게 모두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관제조업체인 금강공업은 고려산업, 동서화학 등 국내외에 17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기업으로, 2010년 말 연결 기준으로 자산 5,100억원, 매출 5,15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밖에 김종서 세보엠이씨 회장, 신현택 전 삼화네트웍스 회장, 홍평우 신라명과 회장 등 중견 기업 오너들이 용산리와 횡계리 일대의토지 수천㎡를 매입해 본인 명의로 가지고 있거나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의 전,현직 대기업 CEO도 2000년 이후 횡계리와 용산리 일대의 땅 매입에 나선것으로 밝혀졌다.
 
배호원 전 삼성정밀화학 사장은 부인 명의로 횡계리와 용산리 소재 임야 3,000여㎡ 가량을 2006년에 매입했는데, 당시 배 전 사장은 삼성증권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여서 눈길을 끌었다.
 
또 삼성중공업 사장 출신인 권상문 건국AMC 회장이 2002년에 부인 명의로 횡계리 소재 토지 2,500㎡를 샀고, 삼성테크원 부사장 출신인 박종흠 전 DK유아이엘 사장도 2005년 용산리 토지 800여㎡를 매입했다.
 
삼성화재 임원 출신인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현 용산역세권개발 사장)은 2006년도 전후에 용산리 일대의 땅을 매입한 뒤 처분했으며,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전무는 본인과 부인 명의로 용산리 일대 토지 3,000여㎡를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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